유주 "한땀 한땀 작업"·"음악은 죽마고우"…순도 100% 'O' [종합]
그룹 여자친구 출신 유주가 음악적 역량을 가득 담아낸 순도 100%의 앨범을 들고 돌아왔다.

유주는 7일 오후 서울 강남구 슈피겐홀에서 새 미니앨범 'O' 발매 기념 기자간담회를 개최했다. 이날 진행은 BJ 풍자가 맡았다.

유주의 컴백은 지난해 1월 솔로 데뷔 이후 무려 14개월 만이다. 유주는 "원래 앨범을 만들 때 곡을 먼저 정해두고 시작하는데, 이번엔 정말 많은 곡을 미리 녹음하고 앨범 스토리에 맞는 곡을 골라서 완성하는 완전 다른 과정을 거쳤다. 그래서 속도는 빠르지 않았지만, 수작업으로 한땀 한땀 만들었다"고 말했다.

'O'는 그동안 겪었던 상황과 감정들을 '여행'이란 테마 속에서 풀어낸 앨범으로 유주는 데뷔 이후 시간을 여행길에 빗대었다. 그 속에서 생겨난 설렘, 미움과 사랑, 혼란과 안정 등 수많은 흐름은 결국 돌고 돌아 마치 커다란 동그라미와 같다는 발상에서 출발했다.

유주는 "앨범명이 독특하다. 보통 단어나 문장으로 만드는데 심플하게 'O'다. 단어의 의미보다는 모양에 초점을 뒀다. 이번 앨범 테마가 여행이다. 우리의 삶을 여정에 빗대어 표현했다. 돌고 도는 수많은 감정의 흐름이 동그라미와 닮아있다고 생각해 'O'로 지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번 앨범은 종이 한 장에 적어놨던 메모에서 출발했다"면서 "차나 비행기를 타고 가는 여행도 있지만 우리 모두 각자의 여행길에 올라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태어난 순간 삶이라는 여행길이 시작된 거지 않느냐. 각자의 위치에서 치열하게 살고 있다는 생각에 여행을 떠올리게 됐다"고 전했다.

특히 데뷔 앨범 때와는 확 달라진 무드가 눈에 띈다. 앞서 과감한 음악과 퍼포먼스, 스타일링 등으로 강렬한 인상을 남겼던 것과 달리 이번에는 감성적이고 편안한 보컬을 강조했다. 유주는 "첫 번째 앨범은 변신·패기·등장의 느낌이었다. 새로운 첫 출발이기도 해서 그만큼 끓어오르는 것도 많았다. 'O'는 과거의 나와 지금의 나를 짚어주고, 미래의 나까지 응원하는 앨범인 것 같다. 이 앨범이 곧 나"라고 말했다.
유주 "한땀 한땀 작업"·"음악은 죽마고우"…순도 100% 'O' [종합]
유주는 앨범 전체 기획과 함께 타이틀곡 '위드아웃 유(Without U)'를 비롯해 '나인 이어스(9 Years)', '꿈(Dreaming)', '복숭아꽃', '풀 서클(Full Circle)'까지 전곡을 직접 작사했다.

그는 작업 과정을 떠올리며 "여자친구로 앨범을 만들 때랑 지금 제작하는 건 정말 많은 부분에서 다르다. 솔로 앨범은 내 손이 닿지 않은 게 없다. 직원들과 머리를 맞대고 시작해서 있는 그대로의 나를 녹이는 과정이 있다. 쉽지 않은 일이기도 하고, 하다 보면 '이게 맞나' 의심도 많이 들지만 결국은 또 나를 믿게 되더라"고 털어놨다.

타이틀곡 '위드아웃 유(Without U)'는 감미로운 스트링 선율이 인상적인 모던팝이다. 점차 고조되는 유주의 보컬과 강력한 드럼 사운드가 후반부 묘미를 살렸다. 유주는 "제목에서 느껴지듯 없어서는 안 될 존재에 대한 노래다. 듣는 사람마다 그 존재가 각기 달라서 한 가지로 정할 순 없지만, 내겐 음악이었던 것 같다. 음악을 1순위로 두고 가사를 썼다"고 소개했다.

'없어서는 안 될 존재'로 음악을 꼽은 유주에게 음악을 대하는 마음가짐에 대한 질문이 나왔다. 그러자 "정말 반짝이는 설렘과 호기심으로 음악을 시작했다. 취미였던 음악이 일이 되면서 책임감이라는 게 생기고, (음악이) 미워지는 순간도 생기고, 다투는 시간도 생기더라. 지금은 말로 표현할 수 없는 두터운 우정을 나누는 친구 같은 느낌이다. 음악은 내게 죽마고우 같은 존재"라는 답변을 내놓은 유주였다.

여자친구 멤버들의 응원도 큰 힘이 됐다고. 유주는 "멤버들은 한결같이 응원해준다. 최근에 하이라이트 메들리 영상이 공개됐을 때도 연락해서 '내 픽은 이거다'라고 하더라"고 전했다.

"이번 앨범을 통해 제 여행길을 소개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동시에 각자의 자리에서 치열하게 항해하고 있는 모든 이들의 여행을 응원하고 싶은 마음이에요."

유주의 새 앨범 'O'는 이날 오후 6시에 발매된다.

김수영 한경닷컴 기자 swimming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