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호주 일본 등에서 의료기관을 운영하는 차헬스케어가 국내 주식시장 상장 작업을 본격화한다. 목표로 삼은 시점은 2025년이다. 차헬스케어가 증시에 입성하면 국내 투자자가 해외 병원에 투자할 수 있는 한국 최초의 모델이 탄생하게 된다.
'美·호주서 병원 운영' 차헬스케어, 상장 나선다

2025년 상장 목표 공개

7일 업계에 따르면 차바이오그룹은 8일 기업설명회(IR)에서 차헬스케어 상장 타임라인을 공개한다. 오상훈 차바이오텍 대표는 2025년 상장을 목표로 계열사인 차헬스케어의 기업공개(IPO)를 추진하겠다고 발표할 예정이다.

차헬스케어 최대주주는 지분율 59.3%인 차바이오텍이다. 미래에셋그룹이 운용하는 오딘제7차사모펀드(PEF)가 38.6%로 2대 주주다. 2021년 주관사를 선정하는 등 상장 논의를 구체화했지만 코로나19 팬데믹 여파로 작업을 중단했다.

논의를 재개한 것은 팬데믹이 안정화된 데다 기업 가치를 평가받기에 충분한 환경이 조성됐기 때문이다. 차헬스케어는 해외 병원 운영 모델로 수익을 내는 국내 유일한 기업이다. 차병원을 60여 년간 운영한 노하우로 미국 호주 싱가포르 일본 등 7개국 86개 기관에 의료네트워크를 구축했다. 지난해 매출은 7000억원(잠정)으로 전년 대비 25% 증가했다. 올해 8650억원 수준으로 늘어날 것이란 평가다. 2025년엔 매출을 1조1350억원까지 끌어올리는 게 목표다.

미국·싱가포르 등서 병원 운영

미국 등에 184개 병원을 운영하는 HCA헬스케어는 지난해 연매출 78조원, 기업가치 91조원이다. 싱가포르 래플스메디컬그룹은 연매출 9100억원, 기업가치 2조5000억원이다.

차헬스케어는 국내 의료수출 1호 병원인 할리우드차병원을 운영하고 있다. 미국 LA 최대 민간 종합병원이다. 4570억원을 투입해 연면적 1만6068㎡ 규모 신규 병동을 짓고 있다. 호주의 시티퍼실리티는 국내 난임치료 기술수출의 교두보다. 지난해 호주 서부 최대 난임클리닉(FSWA)을 인수하면서 21개 클리닉을 운영하고 있다. 뉴질랜드에도 진출할 계획이다. 업체 관계자는 “1983년 세계에서 처음으로 체외수정 난임치료에 성공한 호주에 임신 성공률을 10% 이상 높인 한국 기술을 역수출하고 있다”고 했다.

디지털헬스케어 플랫폼도 구축

동남아시아 최대 병원그룹인 싱가포르메디컬그룹도 차헬스케어가 운영한다. 싱가포르, 인도네시아 등에 48개 클리닉을 열어 지난해 1100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말레이시아 태국 필리핀 등에도 병원을 조성할 계획이다.

2014년부터 운영한 일본 토털셀클리닉에선 암 환자를 대상으로 면역세포 치료, 당뇨 환자를 대상으로 줄기세포 치료 등을 하고 있다. 이들 병원은 국산 신약 임상 플랫폼으로도 활용할 방침이다. 차바이오텍 등 관계사나 국내 제약·바이오기업의 글로벌 임상 속도를 높일 수 있을 것이란 평가다.

차헬스케어는 해외 병원 사업을 확대하기 위해 이지스아시아투자운용과 8100억원 규모 펀드자금 모집에 나선다. 가상병원, 빅데이터 인공지능(AI) 기반 디지털 헬스케어 플랫폼도 구축한다. 업체 관계자는 “질병 예방 등 웰에이징에 초점을 맞춘 차움 시스템은 LA·하와이, 카타르 등에 건립을 추진 중”이라고 했다.

이지현 기자 bluesk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