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경림 KT 그룹 트랜스포메이션부문장. 사진=KT 제공
윤경림 KT 그룹 트랜스포메이션부문장. 사진=KT 제공
KT 이사회는 7일 차기 대표이사 압축 후보 4인을 최종 심사해 윤경림 KT 그룹 트랜스포메이션부문장(사장·사진)을 최종 후보로 확정했다.

앞서 대통령실과 여권에서 KT 대표 후보들이 KT 출신 인사들임을 거론하며 "그들만의 리그"라고 비판하는 등 압박했지만 정면돌파를 택한 셈이다. 윤 사장은 이달 말 개최될 정기 주주 총회에서 주주들 승인을 받으면 차기 대표로 정식 선임된다. 다만 최대 주주인 국민연금이 반대표를 행사할 가능성도 있어 주총 결과를 지켜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

KT 이사회는 이날 오후 2시부터 윤 사장과 박윤영 전 KT 기업부문장(사장), 임헌문 전 KT 매스총괄(사장), 신수정 KT 엔터프라이즈 부문장(부사장) 4명의 향후 포부를 듣고 심층 면접을 진행했다. 이후 이사회는 전원 합의로 윤 사장을 최종 대표 후보로 낙점했다.

KT 이사회는 정관상 대표이사 자격요건과 주요 이해관계자로부터 수렴한 최적의 대표이사상에 대한 의견을 고려해 △DX 역량에 기반한 지속 가능한 성장 기반 마련 △변화와 혁신 추구 △기업가치 제고 △ESG 경영 강화 등에 중점을 두고 면접 심사를 진행했다고 강조했다.

강충구 KT 이사회 의장은 "윤 후보는 디지털 전환(DX·Digital Transformation) 전문성을 바탕으로 급변하는 시장 환경에서 회사가 글로벌 디지털플랫폼 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는 미래 비전을 명확히 제시했다"며 "궁극적으로 주주가치를 확대할 수 있는 최고의 적임자라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대통령실과 여권의 비판을 의식한 듯 강 의장은 "최근 정부와 국회 등에서 우려하는 소유분산기업의 지배구조 이슈와 관련해 ESG 경영 트렌드 변화에 맞춘 지배구조 개선에 박차를 가할 것"이라면서 "외부 컨설팅을 통해 최고경영자(CEO) 선임 프로세스, 사내 후보자군 육성 등에 대한 현황을 점검하고 국내외 우수사례 분석 및 이해관계자 의견 수렴을 통해 객관성을 갖춘 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사진=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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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 이사회는 공개경쟁 방식으로 대표이사 과정을 재추진하겠다고 밝힌 이후 모든 인선 과정에서 사내이사는 참여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이후 공개모집을 통해 총 33명의 사내·외 후보자군을 구성했다. 이어 KT 지배구조위원회는 사내외 후보에 대한 객관적인 검증을 위해 경제·경영·리더십·미래산업·법률 분야의 외부 전문가 5인으로 인선자문단을 구성했다. 인선자문단은 후보자들의 지원 서류를 면밀히 검토한 후 정관상 대표이사 후보 요건을 기준으로 사내·외 후보 압축 작업을 진행했다.

지배구조위원회는 사외 후보자의 경우 인선자문단의 1차 및 2차 압축 결과를 그대로 반영해 면접대상자를 선정했다. 사내 후보자의 경우 인선자문단이 1차 압축한 후보 대상으로 외부 전문가 리더십 진단 의견과 그간의 경영성과 등을 고려해 면접 대상자를 선정했다. 인선자문단이 심도 있는 논의 끝에 통보한 사외 후보 2인과 함께 사내 후보 2인으로 구성된 4인이 금일 면접 심사 대상자로 좁혀졌으며, 이날 이사 전원 합의로 차기 대표이사 후보가 확정됐다.

강 의장은 또 "KT가 혁신적인 DX 기술을 통해 국민 편익을 증진시키고 회사의 주인인 주주, 고객, 협력사, 임직원 등에게 사랑받고 사회적으로 존경받는 기업으로 거듭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최종 후보자로 확정된 윤 사장은 이달 말 주총 승인을 거쳐 KT 대표이사로 공식 취임할 예정이다. 주총 표 대결 향방에 관심이 쏠린다. 업계에선 정부와 여당에서 "이권 카르텔" 같은 수위 높은 비판이 나와 국민연금이 반대표를 던질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조아라 한경닷컴 기자 rrang12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