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초의 탄소 크레디트 거래소가 이르면 올해 하반기 문을 연다. 크레디트는 탄소저감 제품·기술이나 산림 조성 등 친환경 활동을 검증해 가치화한 것이다. 민간 차원의 탄소저감 크레디트 거래가 활성화하면 국내 기업의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 활동이 더욱 속도를 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7일 산업계에 따르면 대한상공회의소는 이달 탄소배출권 인증 사업을 시작하고 ‘자발적 탄소시장(VCM)’을 개설한다. 예를 들어 삼성전자가 저전력 반도체를 개발하면 탄소저감 성과를 인증받아 크레디트를 얻을 수 있다. 이 크레디트를 사업 특성상 탄소저감이 어려운 휘발유 업체 등에 파는 것도 가능하다. 대한상의는 크레디트 거래 활성화를 위해 이르면 올 하반기 가칭 ‘VCM 거래소’를 열 계획이다. 한국판 VCM 인증 및 거래소 설립은 최태원 대한상의 회장의 아이디어에서 출발한 것으로 전해졌다.

거래소가 생기면 한국에서도 ‘민간 주도 탄소저감 시장’이 커질 전망이다. 그동안 국내 기업이 자발적인 탄소저감 성과를 인증하려면 미국 베라, 스위스 골드스탠더드 등 해외 인증기관을 거쳐야 했다. 박호정 고려대 식품자원경제학과 교수는 “VCM은 정부가 운영하는 탄소배출권 거래 시장의 보완적인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지은/황정수 기자 je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