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대교 갓길에 설치된 드럼통./사진=연합뉴스
인천대교 갓길에 설치된 드럼통./사진=연합뉴스
인천대교 갓길에 차량을 멈춰 세우고 바다로 투신한 20대 운전자가 해경에 구조됐으나 결국 숨졌다.

7일 인천해양경찰서 등에 따르면 전날 오후 3시17분께 인천시 중구 인천대교에서 차량을 갓길에 세운 남성이 해상으로 추락했다는 신고가 해경에 접수됐다.

인천대교 상황실 직원의 신고를 받은 해경은 구조대를 투입해 40분 만에 인근 해상에서 20대 A씨를 구조했다. 당시 의식이 없던 A씨는 호흡하지 않고 맥박도 뛰지 않는 상태였고 119구급대에 의해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았으나 끝내 숨졌다.

갓길에 주차된 차량에는 A씨의 지갑과 휴대전화가 남아있던 것으로 파악됐다.

해경 관계자는 "폐쇄회로TV(CCTV) 등을 토대로 A씨의 추락 경위 등을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인천대교에서 투신 사고가 지속해서 발생하고 있다. 인천대교는 영종도와 송도국제도시를 잇는 21.4㎞ 길이의 국내 최장 교량이다. 2009년 개통 이후 지난해 11월까지 모두 65건의 추락 사고가 발생해 54명이 숨졌다.

이에 지난해 11월 인천대교 운영사는 사장교 주변 등 3㎞ 구간 갓길에 5m 간격으로 드럼통 1500개를 설치한 바 있다. 이는 주차 자체를 막아 갓길에 차량을 세운 뒤 발생하는 투신 사고를 막으려는 취지였다.

그러나 드럼통이 없는 갓길에는 여전히 차량을 세울 수 있으며 드럼통 사이로 대교 난간 쪽에 접근하는 것도 가능해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이현주 한경닷컴 기자 wondering_hj@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