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롬 파월 미 중앙은행(Fed) 의장이 7일(현지시간) 기준금리 인상 속도를 높이고 최종 금리 수준이 더 올라갈 수 있다고 밝혔다. 이 발언으로 인해 금리 선물시장에서 3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기준금리를 50bp(1bp=0.01%포인트) 올릴 확률은 70%를 넘어섰다. 뉴욕증시의 3대 지수는 모두 1% 이상 빠졌다.

파월 의장은 이날 미 상원 은행위 청문회에 출석해 "각종 경제지표가 예상보다 강하다"며 "최근에 인플레이션이 완화하고 있지만 물가상승률을 목표치인 2%로 낮추기 위한 과정은 멀고 험난한 길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1월의 고용과 소비, 제조업 생산, 인플레이션 지표를 보면 불과 한 달 전에 봤던 완화 추세가 일부분 역전됐다"며 "인플레 압력은 2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때 예상했던 것보다 높게 유지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오는 21~22일 있는 3월 FOMC에서 최종금리 수준을 더 높일 가능성이 높다는 얘기다. Fed는 지난해 12월 FOMC에서 최종금리 수준을 연 5.1%로 제시했다.

파월 의장은 한 번에 금리를 50bp 인상하는 '빅스텝' 가능성도 강하게 암시했다. 그는 "지표가 긴축 속도를 높이는 것을 정당화시키면 금리 인상폭을 더 높일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이어 "물가 안정을 회복하기 위해서는 당분간 제한적인 통화정책 기조 유지가 요구된다"고 말했다.
"최종 금리 더 오를 듯"…파월 '빅스텝' 예고에 美증시 급락
파월 의장 발언 이후 금리 선물 시장에서 빅스텝을 밟을 확률은 급등했다. 페드워치에 따르면 연방기금 금리 선물시장에서 3월 FOMC 때 50bp를 올릴 확률은 전날 31.4%에서 70.5%(현지시간 7일 오후 4시30분 기준)로 상승했다. 반면 25bp 인상할 확률은 전날 68.6%에서 29.5%로 내려갔다.

올해말 최종금리 수준도 전날엔 연 5.25~5.5%를 예상했지만 파월 의장 발언으로 연 5.5~5.75%를 전망하는 확률이 가장 높았다. 올해 6월부터 12월까지 금리를 5.5~5.75%를 유지했다가 내년 1월에 금리 인하를 시작할 것으로 시장 참가자들은 내다봤다.

뉴욕증시는 급락했다. 다우지수는 전장보다 1.72% 떨어진 32,856.46에 거래를 마쳤다. S&P 500 지수는 1.53%, 나스닥 지수는 1.25% 각각 하락 마감했다.

워싱턴=정인설 특파원 surisur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