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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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내와 불륜남 사이에서 태어난 아이가 친부가 아니라는 이유로 돌보지 않았던 40대 남성이 아동 유기 혐의를 벗은 이후의 근황을 전했다.

7일 온라인 커뮤니티 보배드림에는 '상간남의 아이까지 중간 후기 글'이라는 제목의 게시물이 올라왔다.

작성자 A씨는 앞서 '상간남의 아이도 제 가족입니까?'라는 글을 올린 인물이다.

그는 별거하며 이혼 소송 중이었던 아내가 지난해 11월 16일 청주 모 산부인과에서 낳은 아이가 불륜남의 아이라고 주장하며 출생신고를 거부했다. 아내는 출산 이후 숨진 상태였다.

이에 산부인과 측은 A씨를 아동 유기 혐의로 신고했고, 경찰은 조사 내용과 수사심의위원회 법률 자문, 사회복지 전문가 의견 등을 종합해 A씨를 불입건 처리하고 사건을 종결했다.

경찰은 '혼인 중 임신한 자녀를 남편의 아이로 추정한다'는 민법 조항에 따라 이 아이의 법적인 아버지를 A씨로 봤지만, 아이가 친자가 아니라는 점을 A씨가 이미 알고 있었고 아내의 부정한 행위로 심적 고통을 받았다는 점에서 법적 책임을 묻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아동 유기 혐의를 벗은 A씨는 "각종 스트레스에 우울하고 억울한 상황이었다"면서 "많은 분의 격려와 위로를 받았고, 정말 힘이 됐고 기운이 났다"고 전했다.

이어 "우울증 증상이 있어서 회사는 3월 말일부로 그만두기로 했다. 일로 실수를 안 하던 부분도 계속 실수하는 것 같고, 멍을 때리게 되더라. 조금 쉬어야 할 것 같다"고 근황을 밝혔다.

현재 A씨는 친자 관계를 부인하는 친생부인의 소를 제기한 상태다. 이게 받아들여지면 해당 지자체인 청주시가 직권으로 아이 이름을 짓고 출생신고를 할 수 있다.

A씨는 "유니세프에서 소개해준 변호사님이 친생부인의 소를 지난 3일 청주지방법원에 제기했다. 재판 결과가 어떻게 나올지는 아직 아무도 모르기 때문에 사실 불안하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제는 책임을 져야 하는 사람이 져야 할 시간인데 아무도 그 점에 대해선 알아주지 않고 이렇게 종결된다면 결국 피해자만 고통받는 게 아니냐"고 하소연했다.

김수영 한경닷컴 기자 swimming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