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바이든 前 비서실장 영입…美 네트워크 강화
한화그룹이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비서실장을 지낸 대니 오브라이언 폭스코퍼레이션 수석부사장(사진)을 북미지역 대외업무를 총괄하는 고위 임원으로 영입했다. 급변하는 조 바이든 행정부의 정책 기조에 대응하기 위한 차원으로 분석된다.

8일 업계와 워싱턴 정가에 따르면 오브라이언 수석부사장은 한화솔루션의 신재생에너지 사업 부문인 한화큐셀의 수석부사장 겸 북미 법인 대관 담당 총괄로 합류한다.

오브라이언 부사장은 2003년부터 2006년까지 당시 상원의원이던 바이든 대통령의 비서실장으로 재직하다 2008년 부통령으로 출마한 바이든 대통령의 대선캠프에서 핵심 고문으로 일했다. 이후 로버트 메넨데스 민주당 상원 외교위원장의 비서실장과 제너럴일렉트릭(GE) 임원 등을 거쳐 2018년부터 폭스코퍼레이션의 수석부사장으로 일해왔다.

한화가 오브라이언 부사장을 영입한 것은 바이든 정부의 정책 기조 변화가 북미 사업에 큰 영향을 주고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미국은 올해부터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을 통해 세액공제 형태로 태양광 사업에 보조금을 주고 있다. 태양광 시설 건설에 총 100억달러(약 13조원) 규모의 투자세액공제를 해준다. 태양광과 풍력 등 재생에너지 관련 생산 세액공제 규모는 300억달러에 달한다.

이에 맞춰 한화큐셀도 조지아주에 있는 태양광 공장 증설에 25억달러를 투자해 북미 최대 규모의 태양광 생산 단지인 ‘솔라 허브’를 구축하기로 했다. 한화큐셀은 미국 주택용과 상업용 태양광 모듈 시장에서 모두 1위를 달리고 있다.

국내 대기업들은 바이든 행정부 출범 이후 대관 업무를 강화하기 위해 전직 관료를 잇따라 영입하고 있다. 한화그룹의 지주회사 역할을 하는 ㈜한화는 오는 29일 주주총회에서 에드윈 퓰너 미국 헤리티지재단 아시아연구센터 회장을 사외이사로 선임하는 안건을 상정할 예정이다. 한화에너지는 송용식 전 산업통상자원부 혁신행정담당관을 대외업무 총괄(전무)로 영입한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2월 마크 리퍼트 전 주한 미국대사를 북미법인 부사장으로 영입했다. 비슷한 시기 LG그룹도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에서 백악관 부비서실장을 지낸 조 헤이긴을 워싱턴사무소 공동소장으로 임명했다. 포스코는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때 북핵 협상대표로 일한 스티븐 비건 전 국무부 부장관이 속한 로펌과 고문 계약을 체결했다. 비건 전 부장관과 함께 근무한 알렉스 웡 전 국무부 부차관보는 지난해 7월 쿠팡에 합류했다.

워싱턴=정인설 특파원 surisur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