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유가가 이틀 연속 하락했다. 제롬 파월 미국 중앙은행(Fed) 의장 다시 한번 긴축 속도가 높아질 가능성을 강조하면서다.

8일(현지시간)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4월물 미국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전날 대비 0.92달러(1.19%) 하락한 배럴당 76.66달러에 마감했다. 지난달 27일 이후 최저치로 WTI 가격은 이틀 연속 하락했다.

브렌트유 역시 2거래일 연속 하락했다. 런던 ICE선물거래소에서 5월물 브렌트유는 0.74달러(0.9%) 떨어진 배럴당 82.66달러로 집계됐다.
사진=오일프라이스닷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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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ed의 매파(통화 긴축 선호)적 발언이 유가를 끌어내렸다. 파월 의장은 전날에 이어 이날도 의회에 출석해 "최종금리가 이전에 예상한 것보다 더 높아질 것"이라고 했다. 또 전체 지표상 더 빠른 긴축이 필요하다면 금리 인상 속도를 높일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 더 높고 빠른 금리 인상에 대한 가능성을 열어뒀다는 의미다.

다만 3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의 금리 인상 폭에 대해서는 정해진 바가 없다며 앞으로 나올 경제 지표에 달렸다는 점을 강조했다. 파월 의장은 "전체 지표가 더 빠른 긴축을 보장하면 금리 인상 속도를 높일 준비가 돼 있다"고 설명했다.

이날 발표된 견조한 민간 고용지표도 긴축 전망에 힘을 실었다. ADP 연구소가 발표한 미국의 2월 민간 고용은 24만2000명 증가해 월가 예상치(20만5000명)를 웃돌았다. 2월 임금은 전년 동월 대비 7.2% 올랐다. 7.3%를 기록한 1월보다는 낮아졌지만 높은 수치라는 평가다.

1월 구인은 1080만 건으로 집계됐다. 역대 최대치인 지난해 3월(1200만 건)에서 줄어들었지만 코로나19 팬데믹(대유행) 직전에 비하면 뜨겁다. 경제매체 마켓워치는 "ADP 데이터에서 임금 상승 둔화에 대한 호의적인 증거가 있었음에도 고용보고서는 여전히 뜨거운 노동 시장을 보여준다"고 했다. 고용 둔화 신호가 나타나면 금리 인상 폭이 줄어들 수 있지만 그런 모습을 아직 관찰하기 어렵다는 의미다.

타일러 리치 세븐스 공동 편집자는 "향후 잠재적으로 심각한 불황이 발생하면 소비자 수요가 큰 타격을 입을 것이다"며 "석유와 정유 제품에 나쁜 경제 환경이 될 것"이라고 했다.

한편 미국의 원유 재고는 11주 만에 감소했다. 다만 유가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미국 에너지정보청(EIA)에 따르면 지난 3일로 끝난 한 주간 원유 재고는 전주 대비 169만4000배럴 감소해 4억7851만3000배럴로 집계됐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집계한 전문가들의 예상치인 70만배럴 증가였다.

박주연 기자 grumpy_ca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