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선 공인구 적응 애먹던 투수들, 적응 완료"
[WBC] 비즈니스석 앉았다가 '할아버지' 놀림받은 최고참 이지영
2023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 나서는 한국 야구대표팀 최고참 선수는 '백업 포수' 이지영(37·키움 히어로즈)이다.

주전 포수 양의지(두산 베어스)의 뒤를 받치는 임무를 맡은 이지영은 지난달 미국 애리조나주 투손 캠프에서부터 한 번도 취재진과 인터뷰하지 않다가 호주전을 앞두고서야 마이크를 잡았다.

이지영은 호주전을 앞둔 9일 일본 도쿄 도쿄돔에서 진행한 공식 기자회견에서 "국가대표팀에 처음 오는 거라 잘 준비했다.

설레는 마음으로 대회를 준비했다"고 말했다.

백업 포수의 첫 번째 임무는 불펜에서 투수들의 공을 잘 받아주는 것이다.

원래부터 불펜 투구 때 투수의 기를 살려주는 달인으로 이름난 이지영은 대표팀 투수들의 공을 가장 많이 받은 선수다.
[WBC] 비즈니스석 앉았다가 '할아버지' 놀림받은 최고참 이지영
이지영은 "(투수들이) 미국에서는 날씨도 안 좋아서 WBC 공인구에 적응하느라 고생했는데, 한국 잠시 와서 고척돔부터 점점 공인구 적응하더니 도쿄에 와서는 자기 공을 던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주전 포수 양의지가 모든 경기에 포수로 마스크를 쓸 수 없다.

체력 배분을 위해 이지영도 경기 후반이나 체코, 중국전은 출전해야 한다.

당장 지난해만 해도 소속팀 키움에서 준플레이오프부터 한국시리즈까지 주전 마스크를 써 큰 경기 경험이 많은 이지영은 "단기전과 장기전은 다르게 볼 배합을 해야 한다.

다양한 투수 공을 많이 받아 봤고, 다양하게 쓸 생각"이라고 했다.

백업 포수는 경기 출전 기회가 많지 않아 타격감을 유지하는 게 어렵다.

이지영은 "원래 홈런 타자가 아니라 상황에 맞춰서 배팅하는 스타일이다.

(키움에서도) 뒤에서 많이 뛰어봤고 어떻게 준비해야 하는지도 잘 알아서 몸도 잘 만들어진 상태"라고 자신했다.
[WBC] 비즈니스석 앉았다가 '할아버지' 놀림받은 최고참 이지영
이지영은 4일 일본으로 건너갈 때 혼자 비즈니스석에 앉았다.

KBO가 대표팀 최고참 대접을 해준 것이다.

당시 불편한 표정으로 비즈니스석에 앉은 이지영은 후배들의 놀림을 한 몸에 받았다.

이지영은 "후배들이 '할아버지는 앉아서 가야 한다', '아예 코치 쪽으로 가라'면서 놀렸다"며 웃었다.

스스럼없이 최고참 선배를 놀린 이 일화를 통해 대표팀의 밝은 분위기를 느낄 수 있다.

이지영은 "저도 불편한 마음 갖는 걸 좋아하지 않아서 선수들에게 다가가 어린 선수들과 장난도 치면서 지낸다"고 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