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송파구 롯데월드타워에서 바라본 잠실 일대 아파트 모습. 사진=한경DB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타워에서 바라본 잠실 일대 아파트 모습. 사진=한경DB
서울 송파구가 수도권에서 유일하게 집값 반등에 성공했다. 전국 집값이 하락하고 지방은 낙폭이 커지고 있지만, 선호도 높은 지역은 급매물이 소진되며 가격이 상승한 것이다.

9일 한국부동산원이 발표한 주간 아파트 가격 동향에 따르면 3월 첫 주(6일) 기준 전국 집값은 전주와 동일하게 0.34% 내렸다. 서울은 0.21% 내리며 전주(-0.24%)보다 낙폭이 줄었고, 수도권도 0.38% 내려 전주(-0.39%)보다 소폭 완화됐다.

서울에서는 집값이 반등한 지역도 나타났다. 송파구는 집값이 0.03% 오르면서 수도권에서 처음으로 반등에 성공했다. 송파구 집값이 상승으로 돌아선 것은 지난해 4월 첫 주(4일) 이후 11개월 만이다. 잠실동 '잠실주공 5단지' 전용 82㎡는 지난달 28일 25억7600만원(6층)에 손바뀜됐다. 지난 1월 21억7500만원(1층)에서 한 달 만에 4억원이 올랐다.

신천동 '파크리오' 전용 84㎡도 지난 1일 18억원(12층)에 팔렸다. 지난해 12월 16억5500만원(12층)보다 1억4500만원 오른 가격이다. 잠실동 '트리지움' 전용 84㎡도 지난 4일 19억7000만원(23층)에 팔려 지난 1월 18억2500만원(4층)보다 1억4500만원 상승했다. 같은 날 가락동 '가락쌍용1차' 전용 59㎡도 9억3500만원(2층)에 거래되며 지난해 12월 9억원(24층)보다 소폭 올랐다.

서울 25개 자치구 가운데 송파구를 제외한 나머지 지역에서는 하락세가 지속됐다. 금천구가 0.46% 내리며 가장 낙폭이 컸고 강서구(-0.42%), 도봉구(-0.39%), 관악구(-0.33%), 강북·광진구(-0.31%) 등도 매물적체가 심화하며 대단지와 주요 단지 위주로 하락했다.
서울의 한 부동산 중개업소 앞. 사진=연합뉴스
서울의 한 부동산 중개업소 앞. 사진=연합뉴스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 전역 집값이 내리는 가운데 송파구 집값이 오른 것을 두고 한국부동산원은 "선호도 높은 주요 단지에서는 급매물이 소진되자 완만한 가격 상승세가 나타나고 있다"면서도 "대부분 지역에서는 매수‧매도 희망가격 격차가 좁혀지지 않고 급매물 위주로 거래가 이뤄져 하락세가 지속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도 급매물 소진에 따른 일시적 반등으로 평가했다. 김효선 NH농협은행 부동산수석전문위원은 "급매물 외에는 거래가 활성화되지 않아 단기 반등에 멈출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다만 시장이 회복세에 접어들면 송파구가 다른 지역보다 빠른 속도로 회복할 것으로 내다봤다.

인천은 전주와 같이 0.36% 내렸고 경기는 0.49% 하락하며 전주(-0.47%)보다 낙폭이 커졌다. 인천에서는 검단신도시 입주 물량 영향에 서구가 0.58% 하락했고 미추홀구(-0.48%)와 중구(-0.45%)도 각각 구축과 입주 물량 영향에 내렸다. 경기에서는 용인 수지구(-0.87%)와 시흥시·수원 장안구(-0.72%), 수원 팔달구(-0.71%) 화성시(-0.7%) 등이 대단지 위주로 하락했다.

전국 주간 아파트 전세가격은 0.46% 내려 전주(-0.54%) 대비 낙폭이 축소됐다. 서울은 0.58% 하락하며 전주(-0.7%) 대비 하락 폭을 줄였다. 25개 자치구 가운데 가장 낙폭이 큰 지역은 개포동 등 입주 물량이 몰린 강남구로 0.91% 하락했다. 강서구도 가양·마곡 위주로 0.91% 내렸다.

인천은 입주 물량으로 인한 매물 적체 심화로 0.52% 내려 전주(-0.51%) 대비 낙폭이 커졌다. 경기는 0.6% 하락해 전주(-0.75%) 대비 하락 폭이 줄었다. 고양 일산서구(-1.26%), 용인 수지구(-1.04%), 안산 단원구(-0.85%), 안산 상록구(-0.85%) 등의 하락이 도드라졌다.

한국부동산원 관계자는 "지역별로 입주 물량 등의 영향을 받아 매물 적체 장기화 우려가 커지며 하락 거래가 진행되고 있다"면서도 "추가 하락 계약이 점차 감소하면서 전세 문의도 소폭 증가해 하락 폭이 축소됐다"고 설명했다.

오세성 한경닷컴 기자 ses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