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승 의지 다졌던 호주전 7-8 역전패…10일 일본전 반드시 잡아야
[WBC] 또 반복된 한국야구 1라운드 악몽…마운드 붕괴 집중력도 실종
어떤 일이 있어도 호주만을 반드시 잡겠다고 의지를 다졌던 한국 야구대표팀의 계산이 완전히 어긋났다.

생각지도 못한 패배로 한국 야구 역사에 또 한 번의 '참사'가 새겨질 처지에 놓였다.

이강철 감독이 이끄는 한국 야구대표팀은 9일 일본 도쿄 도쿄돔에서 열린 2023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B조 조별리그 호주전에서 7-8로 역전패했다.

호주와 일본(10일), 체코(12일), 중국(13일)과 차례로 만나는 이강철호는 조 편성이 발표된 직후 3승 1패로 8강에 진출한다는 밑그림을 그렸다.

설령 까다로운 상대인 일본에 패한다고 해도, 객관적으로 한 수 아래 전력으로 평가받는 호주를 1승 제물로 삼겠다는 속셈이었다.

호주는 국제 대회에서 꾸준히 좋은 성적을 냈던 팀이지만, 한국은 국제대회 호주전 8연승을 이어가 방심하지 않는다면 충분히 승리할 수 있다는 자신감도 있었다.

경기 하루 전인 8일 기자회견에서 대표팀 주장 김현수가 "호주를 잡는 것만 생각하고 있다"고 말할 정도로 다른 곳은 바라보지도 않았다.
[WBC] 또 반복된 한국야구 1라운드 악몽…마운드 붕괴 집중력도 실종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결과는 다르게 나왔다.

대표팀 타자들은 5회 1사까지 13명의 타자가 연속 범타로 물러날 만큼 호주 마운드에 고전했다.

또한 투수들은 줄줄이 장타를 허용하고 호주의 타선을 견뎌내지 못했다.

일찌감치 호주전 선발로 낙점받은 고영표는 몸에 맞는 공 2개와 피홈런 1개로 4⅓이닝 2실점을 남기고 마운드를 내려갔다.

두 차례 일본프로야구팀과 평가전에서 인상적인 활약을 한 김원중은 4-2로 앞선 7회 1사 1, 2루에서 구원 등판해 역전 3점 홈런을 내줬고, 8회 마운드에 오른 대표팀 베테랑 양현종도 쐐기 스리런을 두들겨 맞았다.

7회 대타로 나와서 2루타를 치고 세리머니 하다가 태그 아웃당한 강백호의 실수는 절대 나와서는 안 될 장면이다.

이로써 한국 야구대표팀은 최근 3번의 WBC 모두 첫 경기에서 패하는 징크스를 이어갔다.
[WBC] 또 반복된 한국야구 1라운드 악몽…마운드 붕괴 집중력도 실종
2013 WBC에서는 네덜란드에 0-5로 졌고, 2017 WBC에서는 이스라엘에 1-2로 패했다.

초대 대회인 2006 WBC 4강, 2009 WBC 준우승에 빛나는 팀인 한국은 이후 두 번의 대회는 1차전 패배를 극복하지 못하고 연거푸 1라운드에서 짐을 쌌다.

또 1라운드에서 패한 한국은 5팀 가운데 2팀만 2라운드(8강)에 진출하는 이번 대회 조별리그 통과에 먹구름이 드리웠다.

한국은 10일 일본전에서 반드시 승리해야 1라운드를 통과하고, 이번 대회 목표로 삼은 4강 진출을 바라볼 수 있다.

오타니 쇼헤이(로스앤젤레스 에인절스)를 비롯한 메이저리그 선수와 자국 리그 스타 선수가 총출동한 일본은 이번 대회 가장 강력한 우승 후보다.

한국전 선발 투수는 메이저리그에서만 95승을 거둔 베테랑 다루빗슈 유(샌디에이고 파드리스)가 유력하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