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중견 제약사 '스마트 물류센터'로 뭉쳤다
중소·중견 제약업계가 1000억원을 투자해 제품 보관과 포장, 배송 등을 한 번에 처리하는 공동 물류센터를 업계 최초로 구축했다. 중소기업협동조합을 중심으로 힘을 합쳐 제품 보관 창고 부족 문제를 해결하고 물류 비용도 30% 절감하게 된 것이다.

중소·중견 제약업체 26곳이 출자해 설립한 물류 전문회사 ‘피코이노베이션’(사진)은 9일 경기 평택시 드림산업단지에서 제약사 공동 물류센터 준공식을 열었다. 축구장 6개 크기인 지하 1층, 지상 5층의 연면적 4만1322㎡ 공간에 제약사 26곳의 제품을 보관한다. 상온·냉장창고 속 약품은 주요 약국과 병원, 도매상 등의 주문 사항에 맞춰 필요한 물량만큼 선별·분류되고 자동으로 박스 포장돼 배송된다.

1층 창고엔 사람 키 6~7배 높이의 선반 위에 다양한 약품이 박스에 포장돼 있었다. 3층에선 레일 위를 움직이는 셔틀과 크레인 모양의 픽업 자동화 설비인 미리로드가 제품을 정해진 수량만큼 옮겼다. 조용준 한국제약협동조합 이사장(동구바이오제약 대표)은 “자동화 설비 덕에 열 명이 할 일을 세 명이 하고 있다”고 말했다.

공동 물류센터 구축사업은 2020년 코로나19 확산으로 의약품 공급에 차질이 빚어진 것이 계기가 됐다. 조 이사장은 “업체별로 창고를 만들고 물류 자동화센터를 구축하는 것보다 공동으로 조성해 비용을 절감하고 효율을 높이자는 데 공감대가 형성됐다”고 설명했다.

피코이노베이션 출자엔 동구바이오제약, 동화약품, 안국약품, 국제약품, 조아제약, 일성신약, 경동제약, 대우제약, 아주약품 등 26곳 제약사를 비롯해 한진그룹, 대양그룹 등이 참여했다. 중소제약업계는 공동 온라인몰 등 유통채널 구축도 추진 중이다. 조 이사장은 “1만 평이 넘는 산단 내 잔여 부지에 제2의 제약 공동 물류센터 및 의료기기 전용 물류센터를 추가로 구축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평택=안대규 기자 powerzani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