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효도할 기회" vs "제2의 명절"…올 어버이날 '빨간날'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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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영 의원, 어버이날 공휴일 지정 법안 발의
"부모 존중은 변질돼선 안 되는 가치"
해묵은 논란은 계속…이번엔 통과될까
"부모 존중은 변질돼선 안 되는 가치"
해묵은 논란은 계속…이번엔 통과될까
어버이날 공휴일 지정 여부를 두고 해묵은 논란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국회에서 '효 의식 고취'를 위해 어버이날을 공휴일로 지정하는 법안이 발의돼 통과 가능성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다만 '제2의 명절을 만들지 말라'는 취지의 반발도 꾸준히 나오고 있어 사회적 합의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전망된다.
허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난 6일 어버이날을 공휴일로 지정하는 '공휴일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법률안을 대표 발의했다. 허 의원은 "노인 인구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지만, 부모와 어르신에 대한 효의 의미는 점차 퇴색됨에 따라 경로효친의 미덕을 일깨우고 자녀들의 효 의식을 고취하는 등 사회적 관심을 환기시키기 위해 어버이날을 공휴일로 정하도록 했다"고 설명했다.
만 65세 이상 노인인구도 2000년 339만4000명에서 2022년까지 2.7배(901만8000명) 대폭 늘었다. 특히 독거노인 인구는 2000년 54만3000명에서 187만5000명으로 3.5배로 불어났다. 자살률 통계에서도 고령층의 증가 폭이 두드러졌다. 인구 10만명당 자살로 인한 사망자 수를 뜻하는 자살률은 2021년 기준 26.0명으로 전년 대비 0.3명 늘었다. 특히 70대(41.8명)부터는 인구 10만명당 자살자가 40명을 넘었고, 80세 이상에서는 61.3명으로 급격히 치솟았다.
이처럼 노인 고립 문제가 날로 심각해지는 상황에서 "부모와 자식 간 고마움을 나눌 수 있는 최소한의 토대를 마련하는 것"이 문제 해결의 시작이 될 수 있다는 게 법안을 발의한 허 의원의 설명이다. 그는 "퇴색하는 효에 대한 관념이 공휴일 지정만으로 당장의 변화를 가져오긴 어렵겠지만, 부모에 관한 관심과 존중은 변질하거나 훼손돼선 안 되는 중요한 가치"라고 강조했다.
찬성과 반대 청원에는 각각 "부모의 은혜에 감사의 마음을 전하고, 효도할 수 있는 기회를 달라", "사실상 제2의 명절로, 경제·가사 부담이 커진다"는 의견으로 첨예하게 엇갈렸다. 당시 청와대는 "어린이집과 초등학교가 쉬게 돼 아이들을 돌보는 데 지장이 생길 우려가 크기 때문에 임시공휴일로 지정하지 않기로 했다"고 일축했다.
국회에서도 논의가 이뤄진 적이 있다. 2016년(제20대 국회) 경대수 새누리당(국민의힘 전신)·이찬열 민주당 의원, 2012년(제18대 국회) 양승조 민주당 의원 등도 어버이날 공휴일 지정을 위한 법안을 발의했으나, 모두 임기 만료로 폐기됐다.
최환용 한국법제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공휴일 법제화를 위한 입법 공청회'에서 "헌법에서 보장하는 기본권인 국민의 휴식권을 법률로 규정하는 필요성은 인정된다"면서도 '근로기준법'상 휴일제도와의 상충 가능성 등 제도적 타당성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을 밝혔다.
홍민성 한경닷컴 기자 mshong@hankyung.com
허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난 6일 어버이날을 공휴일로 지정하는 '공휴일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법률안을 대표 발의했다. 허 의원은 "노인 인구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지만, 부모와 어르신에 대한 효의 의미는 점차 퇴색됨에 따라 경로효친의 미덕을 일깨우고 자녀들의 효 의식을 고취하는 등 사회적 관심을 환기시키기 위해 어버이날을 공휴일로 정하도록 했다"고 설명했다.
고립되는 노인들
올해 2월 통계청이 발표한 '2022 국민 삶의 질 보고서'에 따르면 신체·정신적 위기 상황에서 도움받을 곳이 없는 사람의 비율을 나타내는 '사회적 고립도'는 2021년 34.1%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발발 이전인 2019년(27.7%) 대비 6.4%포인트 늘었다. 특히 사회적 고립에 취약한 만 65세 이상 노인 인구 중 혼자 거주하는 독거노인 비율은 2022년 20.8%로, 2000년 16.0%에서 2005년 17.3%, 2010년 18.5% 등 지속적인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만 65세 이상 노인인구도 2000년 339만4000명에서 2022년까지 2.7배(901만8000명) 대폭 늘었다. 특히 독거노인 인구는 2000년 54만3000명에서 187만5000명으로 3.5배로 불어났다. 자살률 통계에서도 고령층의 증가 폭이 두드러졌다. 인구 10만명당 자살로 인한 사망자 수를 뜻하는 자살률은 2021년 기준 26.0명으로 전년 대비 0.3명 늘었다. 특히 70대(41.8명)부터는 인구 10만명당 자살자가 40명을 넘었고, 80세 이상에서는 61.3명으로 급격히 치솟았다.
이처럼 노인 고립 문제가 날로 심각해지는 상황에서 "부모와 자식 간 고마움을 나눌 수 있는 최소한의 토대를 마련하는 것"이 문제 해결의 시작이 될 수 있다는 게 법안을 발의한 허 의원의 설명이다. 그는 "퇴색하는 효에 대한 관념이 공휴일 지정만으로 당장의 변화를 가져오긴 어렵겠지만, 부모에 관한 관심과 존중은 변질하거나 훼손돼선 안 되는 중요한 가치"라고 강조했다.
"효도할 기회 달라" vs "제2의 명절"
어버이날 공휴일 지정 문제는 "어버이날을 법정공휴일로 지정해 가족과 세대가 함께 모여 이야기꽃을 피워내는 5월 8일을 만들겠다"는 문 전 대통령의 공약으로 본격 화두가 되면서 매년 논란을 반복하고 있다. 청와대 국민청원 홈페이지에는 140개에 달하는 어버이날 공휴일 지정 관련 청원이 올라올 정도였다.찬성과 반대 청원에는 각각 "부모의 은혜에 감사의 마음을 전하고, 효도할 수 있는 기회를 달라", "사실상 제2의 명절로, 경제·가사 부담이 커진다"는 의견으로 첨예하게 엇갈렸다. 당시 청와대는 "어린이집과 초등학교가 쉬게 돼 아이들을 돌보는 데 지장이 생길 우려가 크기 때문에 임시공휴일로 지정하지 않기로 했다"고 일축했다.
국회에서도 논의가 이뤄진 적이 있다. 2016년(제20대 국회) 경대수 새누리당(국민의힘 전신)·이찬열 민주당 의원, 2012년(제18대 국회) 양승조 민주당 의원 등도 어버이날 공휴일 지정을 위한 법안을 발의했으나, 모두 임기 만료로 폐기됐다.
최환용 한국법제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공휴일 법제화를 위한 입법 공청회'에서 "헌법에서 보장하는 기본권인 국민의 휴식권을 법률로 규정하는 필요성은 인정된다"면서도 '근로기준법'상 휴일제도와의 상충 가능성 등 제도적 타당성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을 밝혔다.
홍민성 한경닷컴 기자 msh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