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PRO] "양극재 거품 피해라"…1등 2차전지 액티브ETF 매니저의 경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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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픈 인터뷰
'2차전지주 지금이라도 사야할까'. 최근 많은 투자자들을 고민에 빠뜨리고 있는 건 2차전지주의 질주다. 지금이라도 올라타도 좋을지 곧 꺼질 거품일지 가늠하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이에 대한 해답을 얻고자 한경 마켓PRO는 지난 9일 오후 강은표 KB자산운용 액티브운용본부 멀티운용팀장(사진)과 인터뷰를 나눴다. 2차전지 액티브 ETF는 관련 지수를 추종하면서도 보다 안정적으로 성과를 이어가고자 노력한다는 점에서 투자자들의 고민을 공유할 수 있다. 강 팀장은 마켓PRO와의 인터뷰에서 2차전지 업체 거품론과 최근 2차전지주의 급락, 향후 가장 큰 리스크 요인에 대해 허심탄회하게 의견을 나눴다. 강 팀장이 운용하는 KBSTAR 2차전지액티브 ETF는 업계 최초 액티브형 2차전지 ETF이자, 2차전지를 테마로 한 액티브 ETF 중 연초 이후 성과(38.4%)가 제일 좋다. ▷2차전지주의 주가는 왜 최근 폭발적으로 오르고 있습니까?
"미국의 IRA(인플레이션감축법) 세부내용이 3월 말께 발표될 예정입니다. 발표안을 기대하면서 매수세가 선제적으로 이어진 것으로 보입니다. 또 이달 14일엔 유럽 CRMA(핵심원자재법) 초안도 발표가 되거든요. 뿐만 아니라 최근 포스코케미칼, 엘앤에프 등에서 장기공급계약이 많이 나온 것도 영향을 미쳤습니다. 보통 화학 등 시클리컬 기업은 이익변동성이 높고 가시성이 낮으니까 주가수익비율(PER)이 낮게 책정되는데, 2차전지 업체의 경우 장기공급계약이 이뤄지면서 미래 이익 가시성이 올라온 덕에 적정 PER이 높아진 겁니다."
▷그럼에도 연말연초의 2차전지 주가 흐름은 좋지 않았는데요?
"연말연초에 2차전지 주가가 내렸던건 수급적 이유가 크다고 봅니다. 특히 반도체 때문인데요. 한국은 반도체 비중이 워낙 크기 때문에 반도체가 오르면 다른 종목들이 어려운 구조입니다. 또 전기차 판매는 보조금에 의존하고 있는 측면이 큰데, 보통 연말에 보도블럭 깔듯 전기차도 연말에 몰아서 파는 경향이 있거든요. 판매가 한차례 이뤄지고 나니 주가도 쉬어간 것으로 보입니다."
▷연말연초엔 금리 인상으로 인한 자동차 수요 감소, 그로 인한 2차전지 산업 성장 둔화의 우려도 제기됐었습니다. 이에 대한 생각은 어떠십니까?
"자동차 시장 전체에 대한 우려보다는 현대·기아차에 대한 우려가 더 컸던 것으로 판단합니다. 우리나라에선 양사가 코로나19 기간동안 차량용 반도체도 잘 조달하는 등 우위에 있었습니다. 그런데 반도체난도 해소되고 포드나 GM 등 경쟁사가 많아지면서 우려가 커졌던 거죠. 자동차 시장 자체는 엄청난 성장이 나오진 않겠지만 코로나19 전 대비 판매가 낮은 수준이기 때문에 반도체 문제 풀리면 자동차 대수가 증가할 수 밖에 없다고 보고 있습니다."
▷일각에선 원자재값 하락으로 인해 2차전지의 실적 타격을 염려하는 목소리도 있습니다.
"원가 100원에 판가 120원 하던 게 원가 80원에 판가 100원 되는 걸 걱정하는 꼴이라고 보고 있습니다. 크게 부정적인 영향은 없을 거라는 뜻이죠. 원자재값 하락은 중장기적으로 전기차 침투율 증가에 기여하니까 오히려 좋은 것 같습니다. 다만 100원에 사와서 120원 짜리 제품을 만들어 놓은 게 재고가 되면 그에 대한 손실은 있을 수 있겠죠. 하지만 일회성적인 타격이 될 것이라 봅니다."
▷2차전지 시장의 중장기적인 성장을 굳게 믿으시는 이유가 있으십니까?
"전기차 침투율이 중국은 30%, 유럽은 20%라고 합니다. 그런데 미국은 5~6%밖에 안된다고 하죠. 미국의 경우 드넓은 토지에 비해 충전 인프라가 부족한 게 문제가 됐었던 탓입니다. 다만 테슬라의 모델 S가 출시된 지 10년 이상 지나면서 인프라 문제도 상당부분 해소됐죠. 그러니 가장 큰 미국 시장에서도 전기차는 본격적으로 침투하기 시작될 것이라고 보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전기차업체 주식을 사면 되는 거 아닙니까? 2차전지 주식이 더 유망한 이유는요?
"미국은 픽업트럭 차량 비중이 높습니다. 그 말은 즉 배터리를 일반 차보다 많이 탑재하게 된다는 뜻이죠. 일반 차량에 비해 1.7~2배 정도를 탑재한다고 합니다. 미국시장이 커지면 배터리 산업은 전기차 판매량 증가보다 훨씬 더 빠르게 성장할 것으로 봅니다."
▷최근 2차전지주 주가가 가파르게 오르면서 거품논란도 만만찮습니다. 어떻게 평가하십니까?
"2차전지의 장기 성장성엔 문제가 없다고 여전히 생각합니다. 다만 에코프로비엠이나 엘앤에프 등 양극재 업체같은 경우엔 장기공급계약이 발표된 이후 밸류에이션이 과도하게 올랐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양극재 비중을 줄이고, 동박이나 전해액 업체의 비중을 늘리고 있습니다. 그렇게 하면 2차전지 산업 성장을 안정적으로 누릴 수 있기 때문이죠."
▷양극재 업체에 거품이 끼었다고 판단하시는 근거는 무엇입니까?
"국내 양극재 업체는 크게 4개(포스코케미칼, 에코프로비엠, 엘앤에프, 코스모신소재)가 있습니다. 해외에는 벨기에의 유미코어(UMICORE)가 대표적이죠. 그런데 이 5개 기업의 시가총액을 합해보면 2025년 글로벌 양극재 시장 추정규모(중국 제외)보다 큽니다. 그만큼 기대감을 빠르게 선반영을 했다는 뜻이죠."
▷9~10일 2차전지주가 크게 하락하고 있는데요. 추세적 하락일까요?
"9일 2차전지주 전반이 빠졌던 건 ETF 등 인덱스자금의 리밸런싱이 이뤄졌기 때문입니다. 많이 오른 걸 팔고 덜 오른 거러 사면서 균형을 맞추기 때문이죠. 다만 그중에서도 양극재 업체가 크게 빠지는 건 그만큼 빨리 오른 것에 대한 반대작용이라고 생각합니다. 양극재 업체들은 한 번 급락하고 갈 가능성이 높죠. 투자자 입장에선 급락을 한 번 맞으면 회복하는데 오래 걸리므로 몰빵투자는 제일 위험하다고 생각합니다. 급등한 건 차익실현도 하는게 낫다고 보고, ETF 등을 통해 세부 업종 간 균형을 잡아가면서 안정적으로 투자하길 권합니다."
▷2차전지 업종에 대해 가장 큰 리스크 요인은 무엇이라고 보십니까?
"중국업체의 미국 진출입니다. 시장에선 미국 포드(ford)가 중국 CATL과 합작해 미국에 공장을 짓는다는 얘기도 나옵니다.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봅니다만 중국 업체가 미국 시장에도 들어올 수 있게 된다면 한국 기업의 경쟁력이 중국 업체 대비 크게 좋은 게 아니라 문제가 될 수 있습니다."
이슬기 기자 surugi@hankyung.com
오픈 인터뷰
'2차전지주 지금이라도 사야할까'. 최근 많은 투자자들을 고민에 빠뜨리고 있는 건 2차전지주의 질주다. 지금이라도 올라타도 좋을지 곧 꺼질 거품일지 가늠하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이에 대한 해답을 얻고자 한경 마켓PRO는 지난 9일 오후 강은표 KB자산운용 액티브운용본부 멀티운용팀장(사진)과 인터뷰를 나눴다. 2차전지 액티브 ETF는 관련 지수를 추종하면서도 보다 안정적으로 성과를 이어가고자 노력한다는 점에서 투자자들의 고민을 공유할 수 있다. 강 팀장은 마켓PRO와의 인터뷰에서 2차전지 업체 거품론과 최근 2차전지주의 급락, 향후 가장 큰 리스크 요인에 대해 허심탄회하게 의견을 나눴다. 강 팀장이 운용하는 KBSTAR 2차전지액티브 ETF는 업계 최초 액티브형 2차전지 ETF이자, 2차전지를 테마로 한 액티브 ETF 중 연초 이후 성과(38.4%)가 제일 좋다. ▷2차전지주의 주가는 왜 최근 폭발적으로 오르고 있습니까?
"미국의 IRA(인플레이션감축법) 세부내용이 3월 말께 발표될 예정입니다. 발표안을 기대하면서 매수세가 선제적으로 이어진 것으로 보입니다. 또 이달 14일엔 유럽 CRMA(핵심원자재법) 초안도 발표가 되거든요. 뿐만 아니라 최근 포스코케미칼, 엘앤에프 등에서 장기공급계약이 많이 나온 것도 영향을 미쳤습니다. 보통 화학 등 시클리컬 기업은 이익변동성이 높고 가시성이 낮으니까 주가수익비율(PER)이 낮게 책정되는데, 2차전지 업체의 경우 장기공급계약이 이뤄지면서 미래 이익 가시성이 올라온 덕에 적정 PER이 높아진 겁니다."
▷그럼에도 연말연초의 2차전지 주가 흐름은 좋지 않았는데요?
"연말연초에 2차전지 주가가 내렸던건 수급적 이유가 크다고 봅니다. 특히 반도체 때문인데요. 한국은 반도체 비중이 워낙 크기 때문에 반도체가 오르면 다른 종목들이 어려운 구조입니다. 또 전기차 판매는 보조금에 의존하고 있는 측면이 큰데, 보통 연말에 보도블럭 깔듯 전기차도 연말에 몰아서 파는 경향이 있거든요. 판매가 한차례 이뤄지고 나니 주가도 쉬어간 것으로 보입니다."
▷연말연초엔 금리 인상으로 인한 자동차 수요 감소, 그로 인한 2차전지 산업 성장 둔화의 우려도 제기됐었습니다. 이에 대한 생각은 어떠십니까?
"자동차 시장 전체에 대한 우려보다는 현대·기아차에 대한 우려가 더 컸던 것으로 판단합니다. 우리나라에선 양사가 코로나19 기간동안 차량용 반도체도 잘 조달하는 등 우위에 있었습니다. 그런데 반도체난도 해소되고 포드나 GM 등 경쟁사가 많아지면서 우려가 커졌던 거죠. 자동차 시장 자체는 엄청난 성장이 나오진 않겠지만 코로나19 전 대비 판매가 낮은 수준이기 때문에 반도체 문제 풀리면 자동차 대수가 증가할 수 밖에 없다고 보고 있습니다."
▷일각에선 원자재값 하락으로 인해 2차전지의 실적 타격을 염려하는 목소리도 있습니다.
"원가 100원에 판가 120원 하던 게 원가 80원에 판가 100원 되는 걸 걱정하는 꼴이라고 보고 있습니다. 크게 부정적인 영향은 없을 거라는 뜻이죠. 원자재값 하락은 중장기적으로 전기차 침투율 증가에 기여하니까 오히려 좋은 것 같습니다. 다만 100원에 사와서 120원 짜리 제품을 만들어 놓은 게 재고가 되면 그에 대한 손실은 있을 수 있겠죠. 하지만 일회성적인 타격이 될 것이라 봅니다."
▷2차전지 시장의 중장기적인 성장을 굳게 믿으시는 이유가 있으십니까?
"전기차 침투율이 중국은 30%, 유럽은 20%라고 합니다. 그런데 미국은 5~6%밖에 안된다고 하죠. 미국의 경우 드넓은 토지에 비해 충전 인프라가 부족한 게 문제가 됐었던 탓입니다. 다만 테슬라의 모델 S가 출시된 지 10년 이상 지나면서 인프라 문제도 상당부분 해소됐죠. 그러니 가장 큰 미국 시장에서도 전기차는 본격적으로 침투하기 시작될 것이라고 보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전기차업체 주식을 사면 되는 거 아닙니까? 2차전지 주식이 더 유망한 이유는요?
"미국은 픽업트럭 차량 비중이 높습니다. 그 말은 즉 배터리를 일반 차보다 많이 탑재하게 된다는 뜻이죠. 일반 차량에 비해 1.7~2배 정도를 탑재한다고 합니다. 미국시장이 커지면 배터리 산업은 전기차 판매량 증가보다 훨씬 더 빠르게 성장할 것으로 봅니다."
▷최근 2차전지주 주가가 가파르게 오르면서 거품논란도 만만찮습니다. 어떻게 평가하십니까?
"2차전지의 장기 성장성엔 문제가 없다고 여전히 생각합니다. 다만 에코프로비엠이나 엘앤에프 등 양극재 업체같은 경우엔 장기공급계약이 발표된 이후 밸류에이션이 과도하게 올랐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양극재 비중을 줄이고, 동박이나 전해액 업체의 비중을 늘리고 있습니다. 그렇게 하면 2차전지 산업 성장을 안정적으로 누릴 수 있기 때문이죠."
▷양극재 업체에 거품이 끼었다고 판단하시는 근거는 무엇입니까?
"국내 양극재 업체는 크게 4개(포스코케미칼, 에코프로비엠, 엘앤에프, 코스모신소재)가 있습니다. 해외에는 벨기에의 유미코어(UMICORE)가 대표적이죠. 그런데 이 5개 기업의 시가총액을 합해보면 2025년 글로벌 양극재 시장 추정규모(중국 제외)보다 큽니다. 그만큼 기대감을 빠르게 선반영을 했다는 뜻이죠."
▷9~10일 2차전지주가 크게 하락하고 있는데요. 추세적 하락일까요?
"9일 2차전지주 전반이 빠졌던 건 ETF 등 인덱스자금의 리밸런싱이 이뤄졌기 때문입니다. 많이 오른 걸 팔고 덜 오른 거러 사면서 균형을 맞추기 때문이죠. 다만 그중에서도 양극재 업체가 크게 빠지는 건 그만큼 빨리 오른 것에 대한 반대작용이라고 생각합니다. 양극재 업체들은 한 번 급락하고 갈 가능성이 높죠. 투자자 입장에선 급락을 한 번 맞으면 회복하는데 오래 걸리므로 몰빵투자는 제일 위험하다고 생각합니다. 급등한 건 차익실현도 하는게 낫다고 보고, ETF 등을 통해 세부 업종 간 균형을 잡아가면서 안정적으로 투자하길 권합니다."
▷2차전지 업종에 대해 가장 큰 리스크 요인은 무엇이라고 보십니까?
"중국업체의 미국 진출입니다. 시장에선 미국 포드(ford)가 중국 CATL과 합작해 미국에 공장을 짓는다는 얘기도 나옵니다.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봅니다만 중국 업체가 미국 시장에도 들어올 수 있게 된다면 한국 기업의 경쟁력이 중국 업체 대비 크게 좋은 게 아니라 문제가 될 수 있습니다."
이슬기 기자 surug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