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웹3.0의 필수품, 세계 1위 노린다"…가상자산 지갑 산업 이끄는 해치랩스 [긱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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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호화폐, NFT(대체불가능토큰) 등 가상자산을 보관하는 '디지털 지갑' 산업이 커지고 있다. 국내 다양한 업체들이 앞다퉈 블록체인 서비스를 출시하면서다. 최근 국내에서는 정부가 '증권형 토큰 발행(STO)'을 정식 허용하면서 디지털 지갑 수요는 더욱 증가할 전망이다. 국내에서는 블록체인 스타트업이 가상자산 지갑 서비스 산업을 주도하고 있다. 해치랩스가 대표적이다. 한경 긱스(Geeks)가 해치랩스의 문건기·김종호 각자대표를 만났다.
해치랩스는 설립 이후 4년 만인 지난해에 시리즈A 라운드에서 약 120억원 규모의 투자금을 유치했다. 앤파트너스, 스프링캠프, 베이스인베스트먼트, 위메이드 등이 투자했다. 해치랩스는 암호화폐 발행 없이 영업이익을 낸 보기 드문 국내 블록체인 스타트업이다. 이더리움재단에서 장려금을 받은 첫 국내 기업이기도 하다. 2020년에는 KB국민은행, 해시드와 국내 첫 가상자산 수탁기업 한국디지털에셋(KODA)을 설립하기도 했다.
해치랩스를 이끄는 문건기·김종호 각자대표는 서울대 블록체인 학회 '디사이퍼' 출신이다. 두 대표는 함께 디사이퍼의 초대 부회장도 역임했다. 문 대표는 영상 채팅 앱 '아자르'의 운영사 하이퍼커넥트에서 신사업 개발을 맡기도 했다. 김 대표는 스타트업 VCNC, 비트파인더 등에서 개발자로 일했다.
다음은 두 대표와의 일문일답.
Q: 해치랩스는 어떤 회사인가요.
A: 2018년 6월 창업해서 4년 8개월 정도 된 회사입니다. '페이스 월렛'이라는 개인 대상 가상자산 지갑을 개발해 운영하고 있죠. 법인을 대상으로 하는 가상자산 지갑 서비스인 '헤네시스'도 운영하고 있습니다. 창업 초기부터 주요 사업이었던 가상자산에 대한 보안 감사 사업도 있습니다. '칼로스'라는 서비스입니다.
Q: '페이스 월렛'에 대한 자세한 설명 부탁드립니다.
A: 지금은 메타마스크처럼 별도로 쓰는 서비스는 아닙니다. B2B2C 방식으로 지갑을 연동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블록체인 게임에서 이용자는 페이스 월렛을 만들어 지갑 서비스를 사용할 수 있죠. 작년 하반기에 나온 서비스입니다. 카카오게임즈의 계열사인 블록체인 전문업체 메타보라가 운영하는 게임 플랫폼 '보라 포털'에 페이스 월렛을 도입했습니다. 메타 보라가 유통하는 게임을 이용할 때 소셜 로그인 방식으로 쉽게 페이스 월렛 지갑을 만들 수 있죠.
Q: 블록체인 산업에서 지갑 서비스는 왜 중요한가요.
A: 현재 웹3.0 서비스 이용자가 세계적으로 3억 명 정도 된다고 합니다. 암호화폐 투자를 위해서 가상자산 거래소를 이용해본 사람을 포함해서요. 그리고 전 세계에서 인터넷을 사용하는 인구가 51억 명 정도 되다고 합니다. 그렇다면 인터넷을 써봤지만 웹3.0 서비스를 사용해보지 않은 인원은 48억 명 정도 됩니다. 앞으로 이들도 웹3.0 서비스를 이용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이들은 암호화폐나 웹3.0, NFT 등을 아직 경험하지 못한 이용자들이죠. 이들 대부분은 가상자산 지갑보다는 관련 서비스를 먼저 접할 겁니다. 블록체인 게임을 하다가 재미가 있으면 아이템이나 게임 NFT를 거래해야 하는데 지갑이 필요하죠. 이때 처음 가상자산 지갑을 이용할 겁니다. Q: 블록체인 서비스 내 지갑 서비스 설치와 소셜 로그인 방식은 왜 필요한가요.
A: 게임 개발사가 어렵게 게임 이용자를 게임에 유인했는데 가상자산 지갑을 따로 내려받아야 한다면 더 이상 게임을 이용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메타마스크처럼 지갑을 만들 때 12개 단어를 받아 적어 보관하는 것도 번거롭죠.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페이스 월렛을 개발했습니다. 페이스 월렛은 소비자가 지갑을 따로 만드는 걸 크게 신경 쓰지 않고 웹3.0 서비스를 이용하는 걸 돕죠. 기존의 웹2.0 서비스를 가입하듯이 소셜 계정으로 지갑을 만드는 겁니다.
Q: 기업용 지갑 서비스인 헤네시스의 자세한 설명도 부탁드립니다.
A: 헤네시스는 국내, 기관, 가상자산, 금융, 이렇게 네 가지 키워드를 중심으로 설명할 수 있습니다. 웹3.0 산업이 커지면 결국 국내 기관과 법인이 암호화폐와 웹3.0 자산을 취득할 겁니다. 관련 자산을 발행하는 곳도 생기겠죠. 이들을 위해 자산 관리를 돕는 원스톱 플랫폼이 헤네시스입니다. 2020년 5월에 출시했죠. 현재까지 고객사 수는 100개가 좀 안되는 규모입니다. 외부에 공개할 수 있는 고객사는 아모레퍼시픽이 있습니다. NFT를 발행하고 관련 사업을 하는 곳이죠. 샌드박스네트워크도 고객사입니다. NFT 사업을 하는 기업은 법인이 보유한 NFT를 헤네시스에 보관합니다. 사업상 암호화폐를 가진 업체도 인터넷 뱅킹하듯이 법인 계좌에서 관련 자산을 관리할 수 있죠. 회사 재무팀이 가상자산 잔액을 확인하고 출금 결제도 회사 내부에 올리고 승인도 받아야 하는데 헤네시스를 이용합니다. 가상자산을 전부 관리할 수 있는 지갑이라고 이해하시면 됩니다. 지금까지 수조원 정도를 헤네시스가 관리했습니다.
Q: 보안·감사 사업 소개도 부탁드립니다.
A: 창업팀은 서울대 블록체인학회 디사이퍼에서 만났습니다. 김 대표가 그곳에서 블록체인 서비스의 보안 감사와 취약점을 연구하는 팀을 이끌었죠. 여기에서 사업 기회를 포착했습니다. 당시 블록체인 사업을 한다고 하면 ICO를 해서 토큰으로 돈을 모으는 것이 대부분이었습니다. 저희는 이런 사업이 지속 가능하기 어렵다고 판단했고요. 무엇보다 우리가 원하는 사업 형태가 아니었습니다. 고객사의 요구에 따라 이들의 문제를 풀어주는 것이 무엇이 있을까 고민했습니다. ICO 업체를 주요 고객사로 정했습니다. 토큰을 발행하면 그 과정에서 보안 검사를 받아 하니깐요. 당시 ICO 할 때 보안 검사가 의무는 아니었지만 해당 업체는 토큰 시스템이 안전하다는 것을 외부에 알리고 싶어 했죠. 그리고 NFT나 웹3.0 게임의 코드가 상당히 복잡합니다. 해당 업체는 본인이 만든 것이 정말 안전한지 검증받고 싶어하죠. 이런 서비스는 해킹 당하면 바로 사업이 망합니다. 예전에는 외부 알리기용으로 감사를 받았다면 요즘에는 자사 서비스가 안전한지 확인하는 목적이 더 큽니다.
Q: 웹2.0 서비스에서 바이러스 검사 등 보안 검사와 다릅니까.
A: 다릅니다. 사용하는 기술들이 달라요. 블록체인의 핵심은 스마트 컨트랙트입니다. 여기에서 사용하는 기술은 전통 정보기술(IT) 산업에 쓰는 기술하고 차이가 큽니다. 국내에서는 클레이튼 초기에 메인넷 출시할 때 감사 업무를 봤습니다. 작년에는 해외 웹3.0 해킹 대회에서 8위에 오르기도 했습니다. Q: 보안 감사 사업은 암호화폐 시세에 영향을 받나요.
A: 지금이 두 번째 '윈터'(암화화폐 가격 하락기)라고 합니다. 2020년과 2020년에 디파이와 NFT로 가상자산 수요가 커졌다가 다시 윈터가 왔죠. 두 번째 윈터를 겪으면서 느낀 점은 블록체인업계의 펀더멘털이 많이 성장했다는 것입니다. 최근에는 웹3.0 산업에 진출하려는 회사의 준비 정도가 이전과 다릅니다. 게임회사의 경우에는 큰 업체들이 최근에도 계속 저희와 사업을 키우려고 합니다.
Q: 작년 실적이 궁금합니다.
A: 2021년 매출 50억원 정도 했습니다. 작년에는 더 늘었습니다. 매년 증가하는 추세입니다. 작년에 투자 받기 전에도 계속 흑자였습니다. 토큰 발행도 하지 않고 외부 투자 없이 계속 사업을 확장했습니다. 지갑과 보안 관련 매출 비중이 각각 60%와 40% 정도 됩니다.
Q: 작년에 투자받은 120억원은 어디에 쓸 예정입니까.
A: 지갑 서비스를 확장하는 데 쓰려고 합니다. 글로벌에서 메타마스크보다 더 많이 쓰는 서비스로 키울 생각입니다. 3분기에 별도 앱으로도 출시할 계획입니다. 메타마스크는 처음 나온 지갑 서비스라는 강점이 있습니다. 앞으로 새로운 패러다임의 지갑이 필요합니다. 게임이 블록체인 지갑 산업을 이끌 것으 생각합니다. 그냥 게임에서 계정 만들듯이 만들 수 있는 지갑에 대한 수요가 커질 겁니다.
Q: 한때 P2E 게임 얘기가 많이 나왔습니다. 최근에는 관심이 많이 떨어진 것 같습니다.
A: 새로운 투자자의 유입으로 블록체인 게임 생태계가 비약적으로 성장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게임이 처음에는 이용자 중심으로 생태계가 만들어질 겁니다. 최근 게임 산업을 키운 것은 SNS와 e스포츠였죠. 게임 관련 크리에이터와 이를 즐기는 소비자가 생기면서 게임 생태계가 커졌습니다. 웹3.0 게임에서는 새로운 유형의 투자자가 늘어날 겁니다. 게임 아이템이나 게임 토큰으로 돈을 벌 수 있습니다. 웹3.0 게임에서는 게임 참여자가 돈을 버는 방식이 다각화될 겁니다. 올해는 웹3.0 방식을 적용하고 게임 완성도가 높은 일명 'AAA 게임'이 많이 나올 겁니다. 이런 게임의 이용자가 게임당 최소 100만 명이 넘습니다. 전 세계 게임 이용자는 30억 명에 달하죠.
Q: 게임사가 직접 지갑 서비스를 만들지 않을까요.
A: 물론 게임사 중에 지갑까지 직접 만들겠다는 곳이 있습니다. 하지만 외부에 맡기는 곳이 더 많습니다. 게임 개발과 지갑 인프라를 만드는 것은 상당히 다릅니다. 예를 들어 게임사가 게임을 만들면서 웹브라우저를 같이 개발하겠다는 것과 비슷합니다. 대부분은 게임 개발에 집중하고 지갑 서비스는 해치랩스 제품을 이용합니다. 자체 지갑을 만든 업체 중에 다시 우리를 찾는 경우도 있었죠. 지갑 복구 등 관련 업무까지 처리하기 어려웠기 때문입니다.
Q: 지갑 서비스에서 집중하는 것이 따로 있나요.
A: 제일 중요한 것은 보안과 편의성이죠. 보안은 절대 타협할 수 없는 부분입니다. 그 와중에 편의성을 높이는 것이 혁신이죠. 저희는 보안 사업으로 회사 운영을 시작했습니다. 보안에 대한 높은 이해도를 바탕으로 이용자가 얼마나 편하게 이용하냐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Q: 지갑 서비스로 돈은 어떻게 벌 수 있나요.
A: 세계에서 이용자가 많은 가상 자산 지갑인 메타마스크의 수익 모델은 단순합니다. 딱 하나 있죠. 그것만으로도 연 1000억원 이상 벌고 있습니다. 바로 스왑(암호화폐 간 교환)이죠. 이용자가 늘어나고 관련 자산이 증가하면 그것을 관리하는 것을 도와주는 과정에서 수익을 낼 수 있습니다. 국내 핀테크 서비스 토스처럼요.
Q: 해치랩스의 목표가 궁금합니다.
A: 페이스 웰렛의 경우에는 세계에서 가장 많이 쓰는 가상자산 지갑으로 키울 겁니다. 헤네시스는 가상자산을 다루는 국내 모든 법인이 이용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칼로스가 주요 글로벌 웹3.0 서비스의 보안 감사를 책임지자는 비전도 있죠.
Q: 웹3.0 산업을 어떻게 전망하나요.
A: 지금 3억 명 정도가 가상자산을 경험해봤습니다. 인터넷과 비교하면 1990년대 후반에 인터넷 이용자 수가 3억 명 정도 됐습니다. 지금은 50억 명이 넘죠. 전 세계 인구의 70% 이상이 이용합니다. 웹3.0 산업도 그렇게 성장할 것이라고 믿습니다. 인터넷 산업보다 성장 속도가 더 빠를 수도 있습니다. 인터넷이 성장하는 과정에서 인터넷망, 컴퓨터 등 하드웨어 보급이 필요했습니다. 반면 웹3.0 서비스는 소프트웨어만 필요합니다. 1994년에 창업한 아마존이 2015년 정도에 세계에서 시가총액이 가장 큰 기업 중 하나로 성장했습니다. 15년 뒤에는 세계에서 시가총액이 가장 높은 기업 10개 중 5개는 웹3.0 기업이 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 중에 해치랩스가 들어가는 것이 어렵겠지만 충분히 도전할 수 있다고 봅니다.
Q: 인공지능(AI) 서비스에 블록체인 기술이 활용될 수 있을까요.
A: 앞으로 두 기술이 결합할 것이라고 봅니다. 디지털상의 어떤 가치를 이용자가 소유할 수 있게 도와주는 것이 웹3.0입니다. AI는 기본적으로 데이터를 모아서 그걸 가공합니다. 최근 AI가 특정 데이터를 학습해 내놓은 결과물에 대한 저작권 관련이 논란이 커지고 있죠. 어떤 데이터가 어느 정도 비중으로 결과물에 기여했는지 알기 어렵습니다. 이런 문제를 블록체인 기술이 해결할 수 있습니다. 해당 데이터의 소유자를 찾을 수 있기 때문이죠. AI로 3만 개의 데이터가 쓰였다면 웹3.0의 스마트 컨트랙트 기술이 저작권 정산을 바로 할 수 있습니다.
김주완 기자 kjwan@hankyung.com
해치랩스를 이끄는 문건기·김종호 각자대표는 서울대 블록체인 학회 '디사이퍼' 출신이다. 두 대표는 함께 디사이퍼의 초대 부회장도 역임했다. 문 대표는 영상 채팅 앱 '아자르'의 운영사 하이퍼커넥트에서 신사업 개발을 맡기도 했다. 김 대표는 스타트업 VCNC, 비트파인더 등에서 개발자로 일했다.
다음은 두 대표와의 일문일답.
Q: 해치랩스는 어떤 회사인가요.
A: 2018년 6월 창업해서 4년 8개월 정도 된 회사입니다. '페이스 월렛'이라는 개인 대상 가상자산 지갑을 개발해 운영하고 있죠. 법인을 대상으로 하는 가상자산 지갑 서비스인 '헤네시스'도 운영하고 있습니다. 창업 초기부터 주요 사업이었던 가상자산에 대한 보안 감사 사업도 있습니다. '칼로스'라는 서비스입니다.
Q: '페이스 월렛'에 대한 자세한 설명 부탁드립니다.
A: 지금은 메타마스크처럼 별도로 쓰는 서비스는 아닙니다. B2B2C 방식으로 지갑을 연동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블록체인 게임에서 이용자는 페이스 월렛을 만들어 지갑 서비스를 사용할 수 있죠. 작년 하반기에 나온 서비스입니다. 카카오게임즈의 계열사인 블록체인 전문업체 메타보라가 운영하는 게임 플랫폼 '보라 포털'에 페이스 월렛을 도입했습니다. 메타 보라가 유통하는 게임을 이용할 때 소셜 로그인 방식으로 쉽게 페이스 월렛 지갑을 만들 수 있죠.
Q: 블록체인 산업에서 지갑 서비스는 왜 중요한가요.
A: 현재 웹3.0 서비스 이용자가 세계적으로 3억 명 정도 된다고 합니다. 암호화폐 투자를 위해서 가상자산 거래소를 이용해본 사람을 포함해서요. 그리고 전 세계에서 인터넷을 사용하는 인구가 51억 명 정도 되다고 합니다. 그렇다면 인터넷을 써봤지만 웹3.0 서비스를 사용해보지 않은 인원은 48억 명 정도 됩니다. 앞으로 이들도 웹3.0 서비스를 이용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이들은 암호화폐나 웹3.0, NFT 등을 아직 경험하지 못한 이용자들이죠. 이들 대부분은 가상자산 지갑보다는 관련 서비스를 먼저 접할 겁니다. 블록체인 게임을 하다가 재미가 있으면 아이템이나 게임 NFT를 거래해야 하는데 지갑이 필요하죠. 이때 처음 가상자산 지갑을 이용할 겁니다. Q: 블록체인 서비스 내 지갑 서비스 설치와 소셜 로그인 방식은 왜 필요한가요.
A: 게임 개발사가 어렵게 게임 이용자를 게임에 유인했는데 가상자산 지갑을 따로 내려받아야 한다면 더 이상 게임을 이용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메타마스크처럼 지갑을 만들 때 12개 단어를 받아 적어 보관하는 것도 번거롭죠.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페이스 월렛을 개발했습니다. 페이스 월렛은 소비자가 지갑을 따로 만드는 걸 크게 신경 쓰지 않고 웹3.0 서비스를 이용하는 걸 돕죠. 기존의 웹2.0 서비스를 가입하듯이 소셜 계정으로 지갑을 만드는 겁니다.
Q: 기업용 지갑 서비스인 헤네시스의 자세한 설명도 부탁드립니다.
A: 헤네시스는 국내, 기관, 가상자산, 금융, 이렇게 네 가지 키워드를 중심으로 설명할 수 있습니다. 웹3.0 산업이 커지면 결국 국내 기관과 법인이 암호화폐와 웹3.0 자산을 취득할 겁니다. 관련 자산을 발행하는 곳도 생기겠죠. 이들을 위해 자산 관리를 돕는 원스톱 플랫폼이 헤네시스입니다. 2020년 5월에 출시했죠. 현재까지 고객사 수는 100개가 좀 안되는 규모입니다. 외부에 공개할 수 있는 고객사는 아모레퍼시픽이 있습니다. NFT를 발행하고 관련 사업을 하는 곳이죠. 샌드박스네트워크도 고객사입니다. NFT 사업을 하는 기업은 법인이 보유한 NFT를 헤네시스에 보관합니다. 사업상 암호화폐를 가진 업체도 인터넷 뱅킹하듯이 법인 계좌에서 관련 자산을 관리할 수 있죠. 회사 재무팀이 가상자산 잔액을 확인하고 출금 결제도 회사 내부에 올리고 승인도 받아야 하는데 헤네시스를 이용합니다. 가상자산을 전부 관리할 수 있는 지갑이라고 이해하시면 됩니다. 지금까지 수조원 정도를 헤네시스가 관리했습니다.
Q: 보안·감사 사업 소개도 부탁드립니다.
A: 창업팀은 서울대 블록체인학회 디사이퍼에서 만났습니다. 김 대표가 그곳에서 블록체인 서비스의 보안 감사와 취약점을 연구하는 팀을 이끌었죠. 여기에서 사업 기회를 포착했습니다. 당시 블록체인 사업을 한다고 하면 ICO를 해서 토큰으로 돈을 모으는 것이 대부분이었습니다. 저희는 이런 사업이 지속 가능하기 어렵다고 판단했고요. 무엇보다 우리가 원하는 사업 형태가 아니었습니다. 고객사의 요구에 따라 이들의 문제를 풀어주는 것이 무엇이 있을까 고민했습니다. ICO 업체를 주요 고객사로 정했습니다. 토큰을 발행하면 그 과정에서 보안 검사를 받아 하니깐요. 당시 ICO 할 때 보안 검사가 의무는 아니었지만 해당 업체는 토큰 시스템이 안전하다는 것을 외부에 알리고 싶어 했죠. 그리고 NFT나 웹3.0 게임의 코드가 상당히 복잡합니다. 해당 업체는 본인이 만든 것이 정말 안전한지 검증받고 싶어하죠. 이런 서비스는 해킹 당하면 바로 사업이 망합니다. 예전에는 외부 알리기용으로 감사를 받았다면 요즘에는 자사 서비스가 안전한지 확인하는 목적이 더 큽니다.
Q: 웹2.0 서비스에서 바이러스 검사 등 보안 검사와 다릅니까.
A: 다릅니다. 사용하는 기술들이 달라요. 블록체인의 핵심은 스마트 컨트랙트입니다. 여기에서 사용하는 기술은 전통 정보기술(IT) 산업에 쓰는 기술하고 차이가 큽니다. 국내에서는 클레이튼 초기에 메인넷 출시할 때 감사 업무를 봤습니다. 작년에는 해외 웹3.0 해킹 대회에서 8위에 오르기도 했습니다. Q: 보안 감사 사업은 암호화폐 시세에 영향을 받나요.
A: 지금이 두 번째 '윈터'(암화화폐 가격 하락기)라고 합니다. 2020년과 2020년에 디파이와 NFT로 가상자산 수요가 커졌다가 다시 윈터가 왔죠. 두 번째 윈터를 겪으면서 느낀 점은 블록체인업계의 펀더멘털이 많이 성장했다는 것입니다. 최근에는 웹3.0 산업에 진출하려는 회사의 준비 정도가 이전과 다릅니다. 게임회사의 경우에는 큰 업체들이 최근에도 계속 저희와 사업을 키우려고 합니다.
Q: 작년 실적이 궁금합니다.
A: 2021년 매출 50억원 정도 했습니다. 작년에는 더 늘었습니다. 매년 증가하는 추세입니다. 작년에 투자 받기 전에도 계속 흑자였습니다. 토큰 발행도 하지 않고 외부 투자 없이 계속 사업을 확장했습니다. 지갑과 보안 관련 매출 비중이 각각 60%와 40% 정도 됩니다.
Q: 작년에 투자받은 120억원은 어디에 쓸 예정입니까.
A: 지갑 서비스를 확장하는 데 쓰려고 합니다. 글로벌에서 메타마스크보다 더 많이 쓰는 서비스로 키울 생각입니다. 3분기에 별도 앱으로도 출시할 계획입니다. 메타마스크는 처음 나온 지갑 서비스라는 강점이 있습니다. 앞으로 새로운 패러다임의 지갑이 필요합니다. 게임이 블록체인 지갑 산업을 이끌 것으 생각합니다. 그냥 게임에서 계정 만들듯이 만들 수 있는 지갑에 대한 수요가 커질 겁니다.
Q: 한때 P2E 게임 얘기가 많이 나왔습니다. 최근에는 관심이 많이 떨어진 것 같습니다.
A: 새로운 투자자의 유입으로 블록체인 게임 생태계가 비약적으로 성장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게임이 처음에는 이용자 중심으로 생태계가 만들어질 겁니다. 최근 게임 산업을 키운 것은 SNS와 e스포츠였죠. 게임 관련 크리에이터와 이를 즐기는 소비자가 생기면서 게임 생태계가 커졌습니다. 웹3.0 게임에서는 새로운 유형의 투자자가 늘어날 겁니다. 게임 아이템이나 게임 토큰으로 돈을 벌 수 있습니다. 웹3.0 게임에서는 게임 참여자가 돈을 버는 방식이 다각화될 겁니다. 올해는 웹3.0 방식을 적용하고 게임 완성도가 높은 일명 'AAA 게임'이 많이 나올 겁니다. 이런 게임의 이용자가 게임당 최소 100만 명이 넘습니다. 전 세계 게임 이용자는 30억 명에 달하죠.
Q: 게임사가 직접 지갑 서비스를 만들지 않을까요.
A: 물론 게임사 중에 지갑까지 직접 만들겠다는 곳이 있습니다. 하지만 외부에 맡기는 곳이 더 많습니다. 게임 개발과 지갑 인프라를 만드는 것은 상당히 다릅니다. 예를 들어 게임사가 게임을 만들면서 웹브라우저를 같이 개발하겠다는 것과 비슷합니다. 대부분은 게임 개발에 집중하고 지갑 서비스는 해치랩스 제품을 이용합니다. 자체 지갑을 만든 업체 중에 다시 우리를 찾는 경우도 있었죠. 지갑 복구 등 관련 업무까지 처리하기 어려웠기 때문입니다.
Q: 지갑 서비스에서 집중하는 것이 따로 있나요.
A: 제일 중요한 것은 보안과 편의성이죠. 보안은 절대 타협할 수 없는 부분입니다. 그 와중에 편의성을 높이는 것이 혁신이죠. 저희는 보안 사업으로 회사 운영을 시작했습니다. 보안에 대한 높은 이해도를 바탕으로 이용자가 얼마나 편하게 이용하냐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Q: 지갑 서비스로 돈은 어떻게 벌 수 있나요.
A: 세계에서 이용자가 많은 가상 자산 지갑인 메타마스크의 수익 모델은 단순합니다. 딱 하나 있죠. 그것만으로도 연 1000억원 이상 벌고 있습니다. 바로 스왑(암호화폐 간 교환)이죠. 이용자가 늘어나고 관련 자산이 증가하면 그것을 관리하는 것을 도와주는 과정에서 수익을 낼 수 있습니다. 국내 핀테크 서비스 토스처럼요.
Q: 해치랩스의 목표가 궁금합니다.
A: 페이스 웰렛의 경우에는 세계에서 가장 많이 쓰는 가상자산 지갑으로 키울 겁니다. 헤네시스는 가상자산을 다루는 국내 모든 법인이 이용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칼로스가 주요 글로벌 웹3.0 서비스의 보안 감사를 책임지자는 비전도 있죠.
Q: 웹3.0 산업을 어떻게 전망하나요.
A: 지금 3억 명 정도가 가상자산을 경험해봤습니다. 인터넷과 비교하면 1990년대 후반에 인터넷 이용자 수가 3억 명 정도 됐습니다. 지금은 50억 명이 넘죠. 전 세계 인구의 70% 이상이 이용합니다. 웹3.0 산업도 그렇게 성장할 것이라고 믿습니다. 인터넷 산업보다 성장 속도가 더 빠를 수도 있습니다. 인터넷이 성장하는 과정에서 인터넷망, 컴퓨터 등 하드웨어 보급이 필요했습니다. 반면 웹3.0 서비스는 소프트웨어만 필요합니다. 1994년에 창업한 아마존이 2015년 정도에 세계에서 시가총액이 가장 큰 기업 중 하나로 성장했습니다. 15년 뒤에는 세계에서 시가총액이 가장 높은 기업 10개 중 5개는 웹3.0 기업이 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 중에 해치랩스가 들어가는 것이 어렵겠지만 충분히 도전할 수 있다고 봅니다.
Q: 인공지능(AI) 서비스에 블록체인 기술이 활용될 수 있을까요.
A: 앞으로 두 기술이 결합할 것이라고 봅니다. 디지털상의 어떤 가치를 이용자가 소유할 수 있게 도와주는 것이 웹3.0입니다. AI는 기본적으로 데이터를 모아서 그걸 가공합니다. 최근 AI가 특정 데이터를 학습해 내놓은 결과물에 대한 저작권 관련이 논란이 커지고 있죠. 어떤 데이터가 어느 정도 비중으로 결과물에 기여했는지 알기 어렵습니다. 이런 문제를 블록체인 기술이 해결할 수 있습니다. 해당 데이터의 소유자를 찾을 수 있기 때문이죠. AI로 3만 개의 데이터가 쓰였다면 웹3.0의 스마트 컨트랙트 기술이 저작권 정산을 바로 할 수 있습니다.
김주완 기자 kjw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