텍사스의 주도 오스틴에서 동쪽으로 55마일 떨어진 바스트롭카운티의 목초지. 이곳에는 직원들을 위한 '텍사스 유토피아' 조성이라는 일론 머스크의 꿈이 현실화되는 중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9일(현지시간) 머스크는 전기차업체 테슬라, 터널업체 보링컴퍼니, 우주탐사업체 스페이스엑스와 함께 바스트롭카운티에 수천에이커의 목초지와 농지를 구입해 마을을 조성하는 계획을 실행중이라고 보도했다.

머스크는 이들 회사의 임직원들이 인근 시세보다 싼 가격에 새 집에 살 수 있도록 하기 위한 계획은 논의했다. 콜로라도강 인근인 이 지역에는 현재 보링컴퍼니와 스페이스엑스의 시설들이 먼저 조성중이다. 수영장, 체육관, 야외 스포츠시설 등이 세워지고 있으며 모듈형 주택들도 눈에 띈다고 WSJ은 전했다.

바스트롭카운티에 제출된 공식 문서 등에 따르면 머스크의 회사나 관련 단체는 오스틴 인근에서 최소 3500에이커(약 1416만㎡)를 매입했다. 이는 뉴욕 센트럴파크의 약 4배 넓이다. 일부 지역 전문가들에 따르면 이 면적이 6000에이커 이상이라는 의견도 있다.

머스크의 측근으로 알려진 스티브 데이비스 보링컴퍼니 이사회 의장은 이 프로젝트의 중심 인물이다. 그는 갭트배스라는 법인의 사장으로 이름을 올렸으며 이 회사는 이 지역에 110채의 주택을 짓는 '프로젝트 어메이징'이라고 부르는 계획을 배스트롭카운티에 제출했다. 직원들에게 뜬 공고에 따르면 회사 직원들은 침실 2개나 3개의 주택을 월 800달러에 임차할 수 있다. 배스트롭카운티의 평균 임차료는 약 2200달러다. 주변 시세의 40%도 안 되는 돈만 내면 되는 셈이다. 다만 퇴사하면 30일 이내에 집을 비워야 한다.

머스크는 직원들을 위한 저렴한 주택을 강하게 지지해왔다. 2018년 네바다주 주지사와 공개 토론에서 테슬라 기가팩토리가 있는 리노의 외곽에 직원 주택을 짓는 방안을 얘기했다. 2021년엔 스페이스엑스가 운영하는 보카치카 빌리지에 '텍사스의 스타베이스 도시'를 조성하는 트윗을 날리기도 했다.

하지만 텍사스 지역 주민들은 이같은 프로젝트가 너무 비밀리에 진행되고 있다고 불만을 표출하고 있다고 WSJ은 전했다. 특히 보링컴퍼니가 14만갤런의 산업 폐수를 콜로라도강으로 배출하도록 해달라고 신청했다는 것이 알려지면서 환경오염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

실리콘밸리=서기열 특파원 philo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