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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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내 집 마련을 해도 될까요?"

최근 가장 많이 듣는 질문입니다. 주택가격을 예측하는 것은 인간의 한계를 벗어나는 일입니다. 따라서 본인의 판단과 기준으로 하시는 것이 정답입니다. 소위 부동산 전문가라는 사람들은 내 집 마련의 의사결정에 참고자료나 도움을 주는 정도의 역할에 그칩니다. 내 집 마련을 결정하는 3가지 질문을 소개합니다. 판단은 오롯이 주택수요자 여러분의 몫입니다.

첫 번째 판단기준은 “아파트 가격이 지금보다 더 하락할 것인가?”입니다. 2022년 실거래가 기준으로 수도권의 아파트가격은 20% 이상 하락했습니다. 물론 중요한 것은 미래겠죠. 앞으로도 아파트가격이 더 떨어질 것이라고 생각한다면 조금 더 관망하는 것이 좋겠습니다. 아니라는 판단이라면 급매 등 조건이 맞는 주택을 지금 매입하는 것이 좋을 듯합니다. 바닥을 알아채는 것이 인간의 영역이 아니라고 한다면 무릎 정도에서 매입하는 것도 나쁘지 않은 선택일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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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번째 판단기준은 “당분간 더 싸게 아파트를 지을 수 있는가?”입니다. 이를 학계에서는 재조달원가라고 표현합니다. 재조달원가의 구성비율은 토지와 건축비입니다. 이 구성원가가 내년에 더 떨어진다면 지금 아파트를 구입하면 안되겠죠. 청약 등 내 집 마련을 할 수 있는 여건이 내년에 더 좋아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안타깝게도 토지와 건축비 모두 내년에는 더 오를 가능성이 큽니다. 러시아의 침공으로 촉발된 글로벌 공급망의 문제가 여전하고 심지어 중국의 경제가 다시 예전으로 돌아간다면 원자재 가격은 더 오를 수도 있습니다.

두 번째 판단기준은 첫 번째 판단기준인 가격과도 연결되는 변수입니다. 더 싸게 아파트를 지을 수 없다면 지금의 아파트 가격은 더 이상 하락하기 힘들겠죠. 신규로 입주하는 수도권 외곽의 30평대 아파트 가격이 3억원대에 수렴하는 중입니다. 건설회사에 근무하는 분들의 말을 들어보면 땅값과 건축비를 고려한다면 원가 이하의 수준이라고 합니다.

세 번째 판단기준은 “금리가 지금보다 많이 떨어질까?”입니다. 내 집 마련을 망설이는 분들의 가장 큰 고민은 금리입니다. 기준금리의 인상이 멈추고 하락한다면 조만간 주택담보대출 금리도 하락할 것이란 기대입니다. 우리나라 금리의 움직임은 선진국의 예측을 참고해야 합니다. 작년 12월 발표된 영국중앙은행(Bank of England)의 금융정책보고서(Monetary Policy Report)에 의하면 올해 선진국 금리는 더 오를 가능성이 크며 2026년이 되어서야 현재 수준에 수렴하게 될 것이라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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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예측을 고려한다면 우리나라의 대출금리가 당분간(3년 내외) 의미 있는 수준으로 하락하는 것은 쉽지 않을 듯합니다. 따라서 금리가 하락할 것이라는 기대로 내 집 마련을 늦춘다면 가격이 더 하락할 것이라는 기대로 전자제품을 사지 않는 레이트어댑터(late adapter)에 머무를 수 있습니다. 얼리어댑터의 반대인 레이트어댑터의 경우 영원히 전자제품을 사지 못하고 기존의 전자제품이 작동하지 않을 때 구입하게 된다고 합니다.

지금 내 집 마련에 고민이라면 3가지 변수를 가지고 객관적으로 판단하시기 바랍니다.

<한경닷컴 The Moneyist> 심형석 우대빵연구소 소장·美IAU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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