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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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기업의 경영 회의

A 기업은 CEO 주관으로 매주 월요일 경영 회의를 운영합니다. 모든 본부장들이 모여 각자 주단위 실적과 계획을 순차 대로 보고합니다. 한 본부장이 거의 5개 이상의 실적과 계획을 이야기하고 10명의 본부장 발표가 끝나면 매주 진행한 과제도 많지만 해야 할 과제도 많습니다.
직접 추진하는 본부장은 알 수 있겠지만, 듣는 본부장들은 타 본부 과제에 관심도 없습니다.
CEO역시 모든 과제를 안다는 것은 불가능합니다. 중간중간 또는 본부장 발표가 끝난 다음에 CEO가 질문, 지시를 합니다. 물론 중간 잘못한 일이 있으면 질책이 이어지기도 합니다.
한번 질책이 시작되면 20여분 이상 지속합니다. 모든 본부장이 있는 상황에서 원인이 무엇이 며, 왜 그 상황까지 갔는가 질책합니다. 답변을 듣기 위한 질책이 아닌 화가 난 것에 대한 분풀이입니다. 해당 본부장 뿐만 아니라 모든 본부장이 질책이 끝날 때까지 기다립니다.
잠시 질책이 끝나면 다음 본부장이 조심스럽게 발표해도 되냐고 묻습니다.
만약 MZ세대가 이렇게 운영되는 경영 회의에 참석했다면, 어떤 생각을 할까요?

B기업 역시 매주 월요일 CEO주관의 경영회의를 진행합니다. A기업의 경영회의는 주 단위 실적과 계획 보고가 없습니다. 매주 의사결정을 해야 할 안건 두 세 개에 집중합니다.
CEO가 착석하면 첫번째 안건 책임자가 내용과 토의 사항을 발표를 합니다. 발표가 끝나면, 참석한 본부장과 관련 전문가들이 각자 자신의 생각을 이야기하며 토론합니다. 충분한 토의를 거친 후, 최종 CEO가 결정을 하는 방법입니다.

이런 형식의 경영 회의는 3가지 전제조건이 있습니다.
첫째, 주 단위 안건 선정입니다. 주관부서가 중요한 안건 중심으로 사전에 선별해야 합니다.
물론 급히 선정되는 안건도 있지만, 대부분 재무적 성과와 긴급성을 요하는 안건이 선정됩니다. 본부장은 타 본부와 전문가들의 의견을 듣고, CEO의 결정이 나면 협업을 위해서라도 경영 회의에 안건을 요청합니다. 만약, 그 어느 본부도 안건 발표를 원하지 않으면 이런 방식으로 운영하기 어렵습니다.
둘째, 전사적 관점의 토의입니다. 안건에 관한 발표가 끝난 다음, 참석자가 부서의 이기를 버리고 전사적 관점에서 논의해야 합니다. '내 일에 간섭하면 가만 안 있겠다, 나도 간섭하지 않겠다.'는 문화가 팽배해 있으면 발표는 의미가 없습니다.
셋째, 구성원의 성숙도와 CEO의 리더십입니다. 회사 내 어떤 회의나 만남에서 자유롭게 이야기할 수 있고, 자신이 한 이야기로 불이익을 받지 않는다는 심리적 안정감은 기본입니다. 참석자의 사업과 회사에 대한 이해 수준이 높아야 합니다. 그리고 CEO의 리더십입니다.
경청과 기다릴 줄 알아야 합니다. 발표자의 발표가 끝나자마자 CEO가 "이렇게 하자" 또는 “1안이 가장 효과적이다. 1안으로 하자”고 하면 참석자가 무슨 말을 할 수 있겠습니까?

B기업의 CEO는 발표가 끝난 다음, 본부장에게 매주 같은 질문을 합니다.
"이번 주 해야 할 단 하나의 일이 무엇인가요?"
경영회의에서 CEO는 "나는 금주 이 일에 집중하려고 합니다."고 말합니다.
그 일에 대해서는 CEO 뿐 아니라 모든 본부장이 알고 추진합니다.

이번 주에 해야 할 단 하나의 일

매일 오늘 해야 할 일 6가지를 선정하고, 우선순위를 정합니다. 6가지 일 중에 가장 중요한 일을 여유와 집중하는 시간에 배정합니다. 사실 매일 6가지 일을 살펴보면 그냥 하면 바로 마무리될 일도 있고, 하루 종일 매달려도 끝내기 어려운 일도 있습니다.
끝난 일에 줄을 긋고 끝내지 못한 일은 다음 날 해야 할 일 목록에 올립니다.
우리는 매일 해야할 다양한 일을 펼치고 이 일 저 일 하고 있지는 않은지요?

생각을 바꿔 보았습니다. 매일 6가지 일과 우선순위를 정해 끝내는 것과 금주 해야 할 단 하나의 일이 무엇인 가를 정해 집중하는 방법입니다. 매주 한 가지 일에 집중한다고 생각하니 너무나 크고 중요한 일만 생각하게 됩니다. 무엇보다 끝내지 못했을 때 하지 못한 일들로 인해 아쉬움이 클 것이란 생각도 들었습니다.

시장에 가면 김치찌개, 된장찌개, 육개장 등 10가지 이상의 메뉴를 적어 놓고 영업하는 식당이 있습니다. 식당은 1명이 운영합니다. 사장이 주문 받고, 식사를 준비하고, 계산하고, 정리정돈과 청소까지 합니다. 여러 명이 들어오면 주문을 받고 준비하는 시간이 너무 많이 소요됩니다. 어떤 식당은 단 하나의 메뉴만 있습니다.
김치찌개 또는 된장찌개 단 하나만 영업합니다. 손님들은 식사 메뉴에 대한 선택의 여지가 없습니다. 식사를 한다고 하면 인원만 세면 됩니다.
분명 하나의 메뉴만 가지고 영업하는 것이 더 효율적입니다. 왜 식당 주인은 한가지가 아닌 여러 메뉴를 선택할까요? 당신이 손님이라면 여러 메뉴가 있는 식당과 단 한가지 메뉴가 있는 식당 중 어느 식당을 선택하시겠습니까?

많은 일을 동시에 하는 사람이 인정받는 경우도 있습니다.
생산 라인에서는 하나의 공정이 아닌 여러 공정의 일을 하라고 합니다.
멀티플레이어가 되라고 합니다. 일을 할 수 있는 것과 일을 잘하는 것은 다릅니다.
해야 할 단 하나의 일을 정해 몰입하여 성과를 올리는 것이 일 잘하는 사람들의 특징 아닐까요?

<한경닷컴 The Lifeist> 홍석환 대표(홍석환의 HR전략 컨설팅, no1gsc@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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