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철 뜨거운 볕 아래서 나무를 정교하게 깎던 목수의 감각은 겨울의 은빛 설원을 날카롭게 파고드는 엣징으로 이어졌다. 꿈을 포기하지 않기 위해 다져진 불굴의 의지가 최고의 무대에서 새로운 ‘스키 황제’의 탄생을 알렸다.2026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동계올림픽 ‘1호 금메달’의 주인공 프란요 폰 알멘(25·스위스)이 마침내 대회 첫 3관왕의 고지에 올랐다. 그는 지난 11일 이탈리아 보르미오의 스텔비오 스키 센터에서 열린 알파인 스키 남자 슈퍼대회전 결승에서 1분25초32의 기록으로 금메달을 획득했다. 지난 7일 남자 활강과 9일 팀 복합 우승에 이은 세 번째 금빛 질주다.폰 알멘은 세 번째 금메달을 목에 건 직후 “시상대 가장 높은 곳에 세 번이나 섰지만, 여전히 내 이름 옆에 붙은 ‘3관왕’이라는 글자가 낯설기만 하다”며 “지금 이 순간이 너무나 완벽해서, 제발 이 꿈에서 영영 깨어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밝혔다.목수 출신 폰 알멘의 행보는 매 순간이 기적의 연속이었다. 그는 정통 스키 트레이닝 스쿨 대신 목수 견습 과정을 밟았다. 17세 때 부친상을 당한 뒤 생계를 책임져야 했던 그는 선수 생활을 유지하기 위해 여름마다 건설 현장에서 목수로 일하며 돈을 벌었다. 부족한 훈련비와 장비 구매비는 크라우드펀딩을 통해 시민들의 소액 후원을 받아 충당했다.역경 속에서도 굴하지 않은 폰 알멘은 2022년 주니어 세계선수권대회 은메달 3개를 목에 걸며 차세대 유망주로 우뚝 섰다. 2023년부터 국제스키스노보드연맹(FIS) 월드컵 무대에서 본격적인 기량을 뽐낸 그는 최근 두 시즌간 월드컵에서 5승을 몰아치며 세계 최정상에 올라섰다.이번 대회 첫 3관
서울올림픽기념국민체육진흥공단이 문화체육관광부와 함께 전현직 국가대표 선수와 지도자의 경력개발 및 사회 진출 기회 제공을 위한 ‘2026년 국내 대학원 교육 지원금’ 대상자를 모집한다고 12일 밝혔다.국내 대학원 교육 지원금은 전현직 국가대표 선수 또는 지도자에게 국내 대학원의 석·박사 학위 취득 비용을 지원하는 사업이다. 국가대표 선수 또는 지도자로 활동한 경력을 보유한 사람은 누구나 지원할 수 있다. 선정되면 1인 1학기당 최대 300만원 이내의 입학금 및 등록금을 정규 수업연한 4학기 동안 지원받을 수 있다. 단 기존 대상자도 재신청을 하는 경우에만 지원을 계속 받을 수 있다. 체육공단은 상하반기로 구분해 연 2회 대상자를 선정할 예정이며 올 상반기에는 기존 대상자를 포함해 70여 명을 지원할 계획이다. 희망자는 종목별 경기단체를 통해 지원할 수 있으며 신청 기간은 종목 단체별로 다르니 반드시 확인이 필요하다. 체육공단 최종 마감 기한은 3월 17일이다. 자세한 내용은 체육공단 누리집 또는 체육인복지지원포털에서 확인하면 된다. 서재원 기자 jwseo@hankyung.com
2026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동계 올림픽에서 한국 쇼트트랙 대표팀의 메달 경쟁에 '빙질'이 변수로 떠올랐다.과거 김동성에 페널티 판정이 내려지며 금메달을 차지해 논란이 됐던 아폴로 안톤 오노는 김길리를 넘어뜨린 미국 여자 대표팀 커린 스토더드를 향해 "빙질은 누구에게나 똑같은 조건이다"라고 쓴소리했다.오노는 11일 '야후 스포츠 데일리' 인터뷰에서 "스토더드는 너무 이른 시점에 밀어붙였다. 불필요하게 빠른 타이밍에 추월을 시도했다"고 평했다. 레이스 운영 선택 자체에 문제가 있었다는 분석이다.기술적 진단도 내놨다. 오노는 "오른팔 스윙 동작이 과하게 나오면서 상체 균형이 무너졌고, 그 과정에서 회전이 발생했다"고 설명했다. 스토더드의 폭발적인 주행 스타일이 오히려 독이 됐다는 해석이다.오노는 "얼음 상태와 같은 것들을 무시해야 한다"면서 "모두가 같은 얼음 위에서 스케이트를 타고 있다"고 강조했다.앞서 쇼트트랙 첫날 경기에서 스토더드는 혼성 2000m 준결승에서 넘어지며 뒤따르던 김길리를 덮쳐 한국 대표팀의 메달 도전에 악재가 됐다.이날 스토더드는 하루에 세 차례나 넘어졌다. 여자 500m 예선, 혼성 2000m 계주 준준결선, 그리고 준결선까지 연속 낙상이다.일각에서는 무른 얼음이 해당 경기장에서 훈련을 많이 해온 홈팀 이탈리아에 상대적으로 유리하게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탈리아는 혼성 2000m 계주에서 강팀 캐나다를 꺾고 금메달을 차지했다. 이탈리아 남자 대표팀 피에트로 시겔은 외신 인터뷰에서 "빙질이 까다로운 것은 사실이지만 우리는 이에 잘 적응했다"고 말했다.빙질이 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