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화장품 브랜드 루비셀이 일본 회사와의 상표권 분쟁에서 승리했다. 일본 업체는 자신들이 만든 ‘루비셀 화장품 퍼프’를 떠올리게 해 한국 회사의 상표권을 인정해선 안 된다고 했으나, 법원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13일 법조계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특허법원 제5-2부(재판장 김동규)는 루비셀 운영업체인 아프로존이 제기한 특허청 심판청구 심결 취소 소송에서 원고 승소로 판결했다. 루비셀의 상표권 출원을 막을 수 없다는 취지다.

아프로존은 2015년 화장품 브랜드 루비셀(RubyCell)의 상표를 출원했다. 상표 출원공고가 올라간 후 일본의 한 회사로부터 이의신청이 들어왔다. 그 회사는 1988년 독자적으로 ‘루비셀 퍼프’를 제작·판매하던 법인으로, 자신들이 먼저 사용하던 ‘루비셀(RUBYCELL)’ 상표와 비슷하다는 것이다.

특허청 심사관은 이 이의신청을 받아들여 아프로존의 루비셀 상표 출원을 거절했다. 아프로존 측은 거절 결정에 다시 한 번 불복 심판을 청구했으나, 특허심판원으로부터도 같은 결정을 받았다. 결국 사건은 특허법원까지 오게 됐다.

특허법원은 일본 회사 측의 등록상표가 화장품 퍼프 원재료를 나타내는 보통명칭에 해당할 뿐이고, 3년 동안 국내에서 그 상표를 사용한 바 없다며 상표 등록 취소를 명령했다. 이에 특허청은 루비셀이라는 화장품 브랜드가 화장품 퍼프의 재질을 직감하게 하는 단어로 상표권을 독점할 수 없다며 법원에서 항변했다.

특허법원은 특허청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루비셀은 일본을 중심으로 화장용 퍼프·스펀지 분야에서 상품으로 인식된 상표”라고 설명했다. 즉 아프로존이 출원한 루비셀은 화장품 도구가 아니라 화장품 자체를 판매하는 브랜드로 부적절한 상표로 볼 수 없다는 판단이다.

오현아 기자 5hy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