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석기 칼럼] 후회하는 즐거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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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경닷컴 더 라이프이스트
반성의 기쁨 - 후회의 가치
반성의 기쁨 - 후회의 가치
만만하지 않은 인생을 살아오면서 '가장 후회가 되는 네 가지'가 있습니다.
첫째는 공고를 졸업하고 공장에 들어가서 일할 때, 대학을 가지 않고 시흥과 광명시 주변의 땅을 사는 게 좋았습니다. 무슨 대학을 가겠다고 눈치를 보면서 3년씩 재수를 했는지 알 수 없습니다.
둘째는 뉴욕으로 연수를 갔을 때, 급히 돌아 오지 않고, 회사 규정을 어겨서라도 박사학위까지 받았어야 했습니다. 이 눈치 저 눈치 보면서 착한 직원처럼 규정에 따라 귀국을 한 건 큰 실수였습니다.
세 번째 후회되는 것은 직장생활 한 후, 뭔가를 해 볼까 망설이다가 강의를 시작한 건 큰 실수였습니다. 장사를 하든지 작은 사업이라도 시작을 해 보지 않은 게 후회가 됩니다. 기업이나 대학에서 강의를 하는 게 보기는 좋을지 몰라도 별볼일 없는 거라는 걸 요즘 더 많이 느낍니다.
끝으로 후회하는 한 가지는 글로 표현할 수가 없습니다. 비밀입니다.
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후회하지 않는 것'은 훨씬 많으니 그나마 다행입니다. 73가지나 됩니다.
예를 들면, 베토벤과 모차르트, 슈베르트 등의 음악을 좋아하고, 해외 출장을 다니면서 브로드웨이의 뮤지컬과 파리의 발레 등을 많이 본 것은 아주 행복한 즐거움이었습니다. 간혹, 책도 읽을 수 있고 글도 쓸 수 있다는 게 얼마나 다행인지 모르겠습니다.
우연히 번역도 몇 권 하고, 20여 년 동안 수백 편의 칼럼도 쓰고 있다는 것도 덧붙이고 싶은 기쁨입니다. 누군가는 읽어 주고, 좋아해 주는 분도 계시니 얼마나 즐거운지 모르겠습니다.
그 중에서도 셰익스피어 '햄릿'을 읽어 보고, 괴테의 '파우스트' 읽고, 루소의 '참회록'과 톨스토이 '고백록'을 읽었다는 건 가끔 자랑 삼아 떠들기도 합니다.
그런 책 몇 권 읽은 게 뭐, 대단한 건 아니지만, 서울대에서 추천하는 100권의 책 목록에 들어 있다는 사실이 뿌듯한 기쁨이 되기도 합니다.
또한 지금도 할 일이 있고, 고객들이 강의를 해 달라고 또는 글이라도 써 달라고 요청을 해 오니 얼마나 기쁜지 모르겠습니다.
특히, 전국 곳곳에 강의를 다니면서 각 지역마다 특색이 있는 음식을 먹어 보고,
다양한 막걸리와 커피를 마실 수 있다는 건 아무나 할 수 있는 게 아니라는 걸 알았습니다.
언제까지 그렇게 살 수 있을지 모르지만, 오늘도 내일을 기다릴 수 있고, 보다 잘 살아가고 싶은 계획을 세울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감사할 뿐입니다.
<한경닷컴 The Lifeist> 홍석기
"외부 필진의 기고 내용은 본지의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독자 문의 : thepen@hankyung.com
첫째는 공고를 졸업하고 공장에 들어가서 일할 때, 대학을 가지 않고 시흥과 광명시 주변의 땅을 사는 게 좋았습니다. 무슨 대학을 가겠다고 눈치를 보면서 3년씩 재수를 했는지 알 수 없습니다.
둘째는 뉴욕으로 연수를 갔을 때, 급히 돌아 오지 않고, 회사 규정을 어겨서라도 박사학위까지 받았어야 했습니다. 이 눈치 저 눈치 보면서 착한 직원처럼 규정에 따라 귀국을 한 건 큰 실수였습니다.
세 번째 후회되는 것은 직장생활 한 후, 뭔가를 해 볼까 망설이다가 강의를 시작한 건 큰 실수였습니다. 장사를 하든지 작은 사업이라도 시작을 해 보지 않은 게 후회가 됩니다. 기업이나 대학에서 강의를 하는 게 보기는 좋을지 몰라도 별볼일 없는 거라는 걸 요즘 더 많이 느낍니다.
끝으로 후회하는 한 가지는 글로 표현할 수가 없습니다. 비밀입니다.
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후회하지 않는 것'은 훨씬 많으니 그나마 다행입니다. 73가지나 됩니다.
예를 들면, 베토벤과 모차르트, 슈베르트 등의 음악을 좋아하고, 해외 출장을 다니면서 브로드웨이의 뮤지컬과 파리의 발레 등을 많이 본 것은 아주 행복한 즐거움이었습니다. 간혹, 책도 읽을 수 있고 글도 쓸 수 있다는 게 얼마나 다행인지 모르겠습니다.
우연히 번역도 몇 권 하고, 20여 년 동안 수백 편의 칼럼도 쓰고 있다는 것도 덧붙이고 싶은 기쁨입니다. 누군가는 읽어 주고, 좋아해 주는 분도 계시니 얼마나 즐거운지 모르겠습니다.
그 중에서도 셰익스피어 '햄릿'을 읽어 보고, 괴테의 '파우스트' 읽고, 루소의 '참회록'과 톨스토이 '고백록'을 읽었다는 건 가끔 자랑 삼아 떠들기도 합니다.
그런 책 몇 권 읽은 게 뭐, 대단한 건 아니지만, 서울대에서 추천하는 100권의 책 목록에 들어 있다는 사실이 뿌듯한 기쁨이 되기도 합니다.
또한 지금도 할 일이 있고, 고객들이 강의를 해 달라고 또는 글이라도 써 달라고 요청을 해 오니 얼마나 기쁜지 모르겠습니다.
특히, 전국 곳곳에 강의를 다니면서 각 지역마다 특색이 있는 음식을 먹어 보고,
다양한 막걸리와 커피를 마실 수 있다는 건 아무나 할 수 있는 게 아니라는 걸 알았습니다.
언제까지 그렇게 살 수 있을지 모르지만, 오늘도 내일을 기다릴 수 있고, 보다 잘 살아가고 싶은 계획을 세울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감사할 뿐입니다.
<한경닷컴 The Lifeist> 홍석기
"외부 필진의 기고 내용은 본지의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독자 문의 : thep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