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가던트헬스는 대장암 진단을 위한 혈액검사 ‘실드’에 대한 시판 전 승인(Premarket Approval, PMA)를 미국 식품의약국(FDA)에 신청했다고 지난 10일(현지시간) 밝혔다.

실드는 혈액 속 순환종양디옥시리보핵산(ctDNA)을 감지해 대장암 여부를 선별(스크리닝)하는 제품이다. ctDNA는 암세포에서 떨어져나와 혈액 속을 떠도는 DNA 조각이다.

FDA의 PMA는 인간의 생명에 중요한 영향을 미치는 3등급 의료기기의 판매를 위해 필요한 절차다. 미국의 의료기기는 생명에 영향을 미치는 정도에 따라 등급을 구분한다. 3단계로 구분되며 3단계는 가장 영향력이 높은 단계다.

가던트헬스는 2만명 이상을 대상으로 진행한 임상연구 결과를 기반으로 PMA를 신청했다.

가던트헬스는 실드와 대장 내시경 검사를 45~84세의 대장암 평균 위험 성인(in average-risk adults)을 대상으로 비교하는 임상을 진행했다. 암에 대한 평균 위험은 암 발생과 연관된 유전적 요인 및 암 위험을 증가시키는 동반 질환 등 암발생 위험을 높이는 요소가 관찰되지 않은 상태를 말한다. 이전에 암 및 관련 검진 경험이 없는 경우도 포함된다.

임상 대상에는 흑인 13%, 히스패닉 15%, 아시아계 미국인 7% 등 미국의 인종 구성을 고려한 다양한 인종이 포함됐다. 실드는 민감도 83%, 특이도 90%를 기록했다.

아미르알리 타라사즈 가던트헬스케어 대표는 “대장암은 암 관련 사망의 두 번째 주요 원인이지만 성인 3명 중 1명은 적격한 최신 검사를 받지 못한다”며 “생명을 구할 수 있는 혈액 기반 암 선별 제품을 시장에 출시하기 위해 규제당국과 협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대장암은 결장이나 직장에 생기는 암이다. 1기 생존율은 90% 이상이지만 4기는 10% 내외로 조기진단이 중요하다.

대장암은 흔히 분변잠혈검사를 통해 의심 환자를 선별한다. 이후 내시경을 통한 조직검사로 확진한다. 분변잠혈검사는 단순히 대변에서 혈액이 검출되었는지를 검사하는 방법이다. 대장암 진단의 정확도가 낮은 편으로, 더 정확한 진단법들이 개발되고 있다.

이그젝트사이언스는 대변 속 메틸화DNA를 생체표지자(바이오마커)로 활용하는 ‘콜로가드’를 개발했다. 암 환경에서 특이적으로 발생하는 메틸화DNA를 분변 속에서 검출해 판별한다.

국내에서는 지노믹트리가 콜로가드와 같은 방식의 대장암진단검사 ‘얼리텍c’를 개발했다. 콜로가드 대비 검사에 소요되는 시간이 짧고 비용이 저렴하다. 지노믹트리는 미국 진출을 위한 400명 대상의 탐색임상을 지난해 수행했다. 이르면 올해 FDA 허가를 위한 미국 확증임상을 시작할 계획이다.

가던트헬스의 실드처럼 분변이 아닌 혈액으로 대장암을 진단하려는 시도도 지속되고 있다.

가던트헬스에 따르면 대변 검사의 경우 대변 채취 및 우편 발송의 불편함 때문에 진단에 대한 순응도가 낮다. 대장 내시경은 침습적 절차 및 위험에 대한 두려움이 존재한다. 대장암 검사에 대한 순응도가 대변 검사 14~67%, 대장내시경 38~50%를 기록한 반면 실드는 90% 이상의 순응도를 보였다고 가던트헬스 측은 설명했다.

젠큐릭스는 혈액 3ml로 대장암을 진단할 수 있는 제품을 개발하고 있다. 임상을 거쳐 내년 상반기 국내 승인을 받겠다는 목표다.

박인혁 기자 hyuk@hankyung.com

**이 기사는 바이오·제약·헬스케어 전문 사이트 <한경 BIO Insight>에 2023년 3월 13일 11시 2분 게재됐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