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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VB사태 핵심은 금리 상승…한은도 추가 인상 자제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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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연준 22일 베이비스텝으로 보폭 줄이면 한은 추가인상 압박도 줄어
    '사상 최대폭' 한미 금리역전은 불가피…환율 등이 핵심 변수

    실리밸리은행(SVB) 파산으로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가 기준금리 인상 폭을 예상보다 줄일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4월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결정도 이번 사태의 영향을 받을지 주목된다.

    SVB의 붕괴가 결국 근본적으로 연준의 급격한 금리 인상의 결과인 만큼, 연준이나 한은 모두 향후 기준금리 추가 인상에 신중해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SVB사태 핵심은 금리 상승…한은도 추가 인상 자제할까
    ◇ 결국 금리가 뱅크런 촉발하고 SVB 보유국채 가치 떨어뜨려
    미국 캘리포니아주 금융보호혁신국은 10일(현지시간) 유동성 부족과 지급 불능 등을 이유로 SVB를 폐쇄하고 연방예금보험공사(FDIC)를 파산 관재인으로 임명했다.

    SVB는 미국 16위 은행으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때 문을 닫은 저축은행 워싱턴뮤추얼 이후 역대 두 번째로 큰 규모의 은행 파산이다.

    SVB는 미국이나 한국 일반 은행과는 다소 성격이 다른데, 개인이나 가계로부터 예금을 받는 게 아니라 주로 벤처캐피탈이나 스테이블코인 발행사 등으로부터 예금을 유치해왔다.

    SVB를 가리켜 '미국 서부 스타트업(신생 벤처기업)의 돈줄'이라고 표현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이런 SVB의 붕괴 과정을 요약하면, 경기와 스타트업의 실적이 나빠지자 예금 인출이 급격히 늘었고 이에 대응해 SVB는 주로 채권으로 보유하고 있던 자산을 매각했지만, 장부상 가치보다 현재 가치가 현저히 낮아 유동성 부족을 감당할 수 없었다.

    이후 유상증자마저 실패해 결국 파산에 이르렀다.

    사실상 각 과정마다 SVB를 벼랑으로 몬 요인은 상당 부분 '금리'다.

    연준은 지난 1년간 거의 제로(0)에 가까웠던 기준금리를 4.75%까지 빠르게 인상했고, 그 결과 전반적으로 시장금리도 뛰었다.

    높은 금리에 대출이 부담스러운 스타트업이 예금을 빼내 '뱅크런'을 촉발했고, 금리가 오른 만큼 반대로 SVB의 보유 국채 가치(가격)는 이미 떨어질 대로 떨어져 매각으로 유동성을 메울 수가 없었다.

    따라서 연준도 오는 21∼22일(현지시각)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기준금리를 결정하면서 이 부분을 심각하게 고려하지 않을 수 없게 됐다.

    아무리 물가 안정이 시급하다지만, 금리를 계속 빠르게 높이다가 제2, 제3의 SVB 사태가 이어지면 미국 금융시스템 전체의 위기로 번질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SVB 사태 전까지 각종 설문조사에서 시장 참가자의 80% 이상은 이번 FOMC에서 빅 스텝을 점쳤지만, 사태 이후 베이비스텝(0.25%포인트) 관측이 늘어나는 것도 같은 이유다.
    SVB사태 핵심은 금리 상승…한은도 추가 인상 자제할까
    ◇ 연준 베이비스텝 그치면 한은 4월 추가인상 가능성도↓
    한은 역시 같은 걱정을 할 수밖에 없다.

    아직 국내 은행의 연체율이나 여러 건전성, 복원력 지표가 위험한 수준은 아니라는 게 한은의 분석이지만, 계속 금리 인상으로 압박하면 취약한 저축은행이나 카드사(여신전문금융회사) 등에서부터 유동성 부족이 나타나 은행 등 전체 금융기관을 흔들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서 연준이 SVB사태 여파에 실제로 22일 인상 보폭을 베이비 스텝으로 줄일 경우, 한은도 지난 2월과 마찬가지로 4월 기준금리를 3.50%로 묶을 가능성이 커질 전망이다.

    반대로 제롬 파월 미국 연준 의장이 지난 7일(현지시간) 상원 은행위원회 청문회에서 "만약 전체적 지표상 더 빠른 긴축이 필요하다면, 우리는 금리 인상의 속도를 높일 준비가 돼 있다"고 말한 뒤 커졌던 한은의 금리 추가 인상 명분은 줄어들 수밖에 없다.

    수출·소비 감소 등 경기 둔화와 10개월 만에 4%대로 떨어진 물가 등도 동결 결정의 근거가 될 수 있다.

    하지만 연준이 베이비 스텝만 밟는다고 해도, 미국(4.75∼5.00%)의 기준금리가 한국(3.50%)보다 1.50%포인트나 높아지는 점은 여전히 부담이다.

    1.50%포인트는 2000년 10월(1.50%포인트) 이후 22년여 만에 가장 큰 금리 역전 폭일 뿐 아니라, 연준이 여전히 높은 물가와 양호한 경기 상황 등을 고려해 5월에도 인상에 나서면 격차는 사상 최대 수준인 1.75%포인트까지 벌어진다.

    달러와 같은 기축통화(국제 결제·금융거래의 기본 화폐)가 아닌 원화 입장에서 기준금리가 미국보다 크게 낮아지면, 더 높은 수익률을 좇아 외국인 투자 자금이 빠져나가고 원화 가치가 떨어질 위험이 커진다.

    이승헌 한은 부총재는 이날 오전 주재한 'SVB사태 관련 시장 상황 점검회의'에서 "현재로서는 SVB, 시그니쳐 뱅크 폐쇄 등이 은행 등 금융권 전반의 시스템 리스크로 확산할 가능성은 크지 않은 것으로 평가된다"면서도 "다만 이번 사태가 투자심리에 미치는 영향,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 발표(14일) 결과 등에 따라 글로벌 금융시장의 변동성이 커질 가능성은 있다"고 밝혔다.

    결국 한은 통화정책 방향의 윤곽은 다음 달 기준금리 결정 직전까지 물가와 연준의 인상 폭, SVB 사태 이후 금융안정 상황, 환율 등을 끝까지 지켜봐야 드러날 전망이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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