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수들의 포트폴리오



실리콘밸리은행(SVB) 파산 충격에 지난 주말 뉴욕증시가 급락하자 투자수익률 상위 1%의 초고수들도 갈팡질팡하는 모습을 보였다. 나스닥지수의 상승과 하락에 각각 베팅하는 상장지수펀드(ETF)가 순매수 규모 상위에 함께 이름을 올렸고, 테슬라에 대해서는 주식을 팔면서도 주가가 오를 때 수익이 나는 ETF는 사들였다.

다만 반도체 업종의 방향성에 대한 베팅은 강세 쪽으로 공감대가 형성됐다.

미래에셋엠클럽에 따르면 미래에셋증권 계좌로 주식을 매매한 수익률이 상위 1% 안에 든 고수들은 지난 10일(현지시간) 뉴욕증시에서 필라델피아반도체지수 등락을 3배로 추종하는 ‘디렉시온 데일리 세미콘덕터 불 3X ETS(SOXL)’을 가장 큰 규모로 순매수했다. 같은 맥락에서 가격 움직임이 SOXL과 반대인 ‘디렉시온 데일리 세미콘덕터 베어 3X ETF(SOXS)’는 고수들의 순매도 규모 4위였다.
[마켓PRO] SVB 사태에 초고수들 '갈팡질팡'…반도체엔 강세 베팅
반도체 업종에 대해 고수들은 강세 베팅에 나섰지만, 나스닥지수를 비롯한 성장주들의 방향성에 대해서는 갈피를 잡지 못하는 모습이 나타났다. 나스닥지수 등락의 2배를 역으로 추종하는 ‘프로 ETF 울트라숏 QQQ(QID)’가 고수들의 순매수 규모 2위였지만, 나스닥지수가 올랐을 때 오름폭의 3배로 수익이 나는 ‘프로ETF 울트라프로 QQQ(TQQQ)’도 고수들의 순매수 규모 4위에 이름을 올렸다.

테슬라도 마찬가지다. 고수들은 테슬라 주가를 1.5배로 추종하는 ‘디렉시온 데일리 테슬라 불 1.5X 셰어스(TSLL)’를 세 번째로 많이 사들인 반면, 테슬라 주식은 가장 큰 규모로 순매도했다. 또 테슬라 주가를 역으로 추종하는 ‘AXS 테슬라 베어 데일리 ETF(TSLQ)’는 고수들의 순매도 규모 3위였다.
[마켓PRO] SVB 사태에 초고수들 '갈팡질팡'…반도체엔 강세 베팅
고수들의 베팅이 한 방향으로 모이지 않는 이유는 SVB 파산 영향이 불확실해서다. SVB 파산이라는 사건 자체는 금융위기에 대한 불안감을 키우지만, 최근 고조되던 미국 중앙은행(연방준비제도·Fed)의 고강도 긴축 의지를 꺾을 가능성도 있다.

한경우 한경닷컴 기자 cas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