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방산, 美보잉도 '엄지 척'…'세계 최고' 인정 받은 퍼스텍 비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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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년 전통의 메카트로닉스 방산기업 퍼스텍
한화에어로스페이스 K9 자주포 등 협력관계
유도무기+무인기 결합해 게임체인저 노린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 K9 자주포 등 협력관계
유도무기+무인기 결합해 게임체인저 노린다
“대한민국 방산 업체의 경쟁력은 전 세계에서 인정받고 있습니다. 퍼스텍은 지난 2년 간 미국 보잉이 실시하는 품질평가에서 최상위인 골드 등급을 받았습니다.”
13일 경기도 성남 분당사무소에서 만난 손경석 퍼스텍 대표이사의 목소리엔 자신감이 가득했다. 미국의 항공기 제조·방산업체 보잉의 품질평가는 매년 협력 업체를 대상으로 진행된다. 총 5개 등급으로 나뉘는데, 국내 방산 대기업도 받기 힘든 골드 등급(최고 등급)을 퍼스텍은 2021·2022년에 받았다. 유가증권시장 상장사인 퍼스텍은 보잉과 벨이 개발한 틸트로터 수송기 ‘오스프리’에 와이어하네스를 공급하고 있다. 와이어하네스는 무인기 안에서 각각의 전자장치 간 전원과 신호를 전달하는 배선 장치다. 우리 몸의 혈관과 같은 기능을 한다. 1975년 제일정밀공업으로 출발한 퍼스텍은 항공우주 및 유도무기 전문 방위산업체다. 1998년 부도를 맞기도 했지만 2003년 후성그룹을 새 주인으로 맞은 뒤 100% 방산만 전문으로 다룬다. 20㎜ 벌컨포 제작으로 처음 방산에 뛰어든 퍼스텍은 현재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K9자주포 등 국산 무기 핵심 구성품을 제작하고 있다. 중견·중소 규모에서는 보기 드문 ‘메카트로닉스(기계·전자 통합)’ 업체다. 퍼스텍은 주요 구성품 국산화를 위해 지난 20년 꾸준히 투자하고 연구했다. 해외에서 첨단기술이라는 이유로 제휴하지 않는 부분을 국산화하는데 힘을 쏟았고, 그 결과가 최근 꽃피우고 있다.
국내 방산 대기업들은 지난해 대규모 수출 성과를 냈다. 폴란드에서 국내 방산기업과 맺은 계약액이 약 21조원에 이르기 때문에 ‘K방산 열풍’이라는 수식어가 붙었다. 국산화율 80%에 달하는 K9 자주포의 경우 수출계약(현재 누적 기준)이 협력업체 매출로 이어진 규모는 3조4000억원에 달한다. 퍼스텍도 특수를 톡톡히 누리고 있다. 지상 장비의 패널, 항공기의 와이어하네스 등 주요 방산 대기업 무기에는 퍼스텍의 손길이 묻어 있다. 지난해 매출은 약 1602억원으로 전년 대비 17% 상승했다. 손 대표는 “폴란드에서 대규모 물량을 요구하면서 수출이 상당히 고무적”이라고 웃어 보였다. 퍼스텍은 창원공장에 지난해부터 4000평 규모 건물을 증축하던 중이었다. 착공 당시만 해도 1000평 정도 여유 공간을 계획했지만, 수주 물량이 계속 늘어난 덕에 남은 공간마저 생산라인을 구축하게 됐다. 손 대표는 “기존 수주 잔액이 6000억원이었는데 여기에 5000억원이 순식간에 추가됐다”고 전했다. 7~8년 후까지 계속 양산해야 하는 물량이 남았다는 설명이다.
퍼스텍의 다음 타깃은 무인기다. 무인기를 제작하는 그룹 계열사인 유콘시스템과 퍼스텍의 유도무기 기술력을 혼합해 상승효과를 내겠다는 각오다. 손 대표는 “인공지능(AI)이 급속도로 발전하면서 무인기 시장이 커질 것으로 본다”며 “유도무기와 무인기를 결합한 제품에 도전해 게임체인저 역할을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방산기업은 대부분 부산 경남 지역에 몰려 있는 탓에 인력난이 적지 않다. 손 대표는 “방위 산업 비리 우려 탓에 군 출신의 방산기업 재취업을 지나치게 통제하고 있다”며 “세금으로 키운 군 출신 인재들을 민간에서 활용할 수 있도록 제도 개선이 절실하다”고 호소했다.
성남=최형창 기자 calling@hankyung.com
13일 경기도 성남 분당사무소에서 만난 손경석 퍼스텍 대표이사의 목소리엔 자신감이 가득했다. 미국의 항공기 제조·방산업체 보잉의 품질평가는 매년 협력 업체를 대상으로 진행된다. 총 5개 등급으로 나뉘는데, 국내 방산 대기업도 받기 힘든 골드 등급(최고 등급)을 퍼스텍은 2021·2022년에 받았다. 유가증권시장 상장사인 퍼스텍은 보잉과 벨이 개발한 틸트로터 수송기 ‘오스프리’에 와이어하네스를 공급하고 있다. 와이어하네스는 무인기 안에서 각각의 전자장치 간 전원과 신호를 전달하는 배선 장치다. 우리 몸의 혈관과 같은 기능을 한다. 1975년 제일정밀공업으로 출발한 퍼스텍은 항공우주 및 유도무기 전문 방위산업체다. 1998년 부도를 맞기도 했지만 2003년 후성그룹을 새 주인으로 맞은 뒤 100% 방산만 전문으로 다룬다. 20㎜ 벌컨포 제작으로 처음 방산에 뛰어든 퍼스텍은 현재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K9자주포 등 국산 무기 핵심 구성품을 제작하고 있다. 중견·중소 규모에서는 보기 드문 ‘메카트로닉스(기계·전자 통합)’ 업체다. 퍼스텍은 주요 구성품 국산화를 위해 지난 20년 꾸준히 투자하고 연구했다. 해외에서 첨단기술이라는 이유로 제휴하지 않는 부분을 국산화하는데 힘을 쏟았고, 그 결과가 최근 꽃피우고 있다.
국내 방산 대기업들은 지난해 대규모 수출 성과를 냈다. 폴란드에서 국내 방산기업과 맺은 계약액이 약 21조원에 이르기 때문에 ‘K방산 열풍’이라는 수식어가 붙었다. 국산화율 80%에 달하는 K9 자주포의 경우 수출계약(현재 누적 기준)이 협력업체 매출로 이어진 규모는 3조4000억원에 달한다. 퍼스텍도 특수를 톡톡히 누리고 있다. 지상 장비의 패널, 항공기의 와이어하네스 등 주요 방산 대기업 무기에는 퍼스텍의 손길이 묻어 있다. 지난해 매출은 약 1602억원으로 전년 대비 17% 상승했다. 손 대표는 “폴란드에서 대규모 물량을 요구하면서 수출이 상당히 고무적”이라고 웃어 보였다. 퍼스텍은 창원공장에 지난해부터 4000평 규모 건물을 증축하던 중이었다. 착공 당시만 해도 1000평 정도 여유 공간을 계획했지만, 수주 물량이 계속 늘어난 덕에 남은 공간마저 생산라인을 구축하게 됐다. 손 대표는 “기존 수주 잔액이 6000억원이었는데 여기에 5000억원이 순식간에 추가됐다”고 전했다. 7~8년 후까지 계속 양산해야 하는 물량이 남았다는 설명이다.
퍼스텍의 다음 타깃은 무인기다. 무인기를 제작하는 그룹 계열사인 유콘시스템과 퍼스텍의 유도무기 기술력을 혼합해 상승효과를 내겠다는 각오다. 손 대표는 “인공지능(AI)이 급속도로 발전하면서 무인기 시장이 커질 것으로 본다”며 “유도무기와 무인기를 결합한 제품에 도전해 게임체인저 역할을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방산기업은 대부분 부산 경남 지역에 몰려 있는 탓에 인력난이 적지 않다. 손 대표는 “방위 산업 비리 우려 탓에 군 출신의 방산기업 재취업을 지나치게 통제하고 있다”며 “세금으로 키운 군 출신 인재들을 민간에서 활용할 수 있도록 제도 개선이 절실하다”고 호소했다.
성남=최형창 기자 calli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