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PRO] 다음 테마는 '펫'?…오에스피 '펫 대장株'로 주목하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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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목 집중탐구

펫 테마 주도주 조건 갖춘 '오에스피'
B2B 시장에서 자체 PB상품까지 사업 영역 넓혀

소외된 성장 테마에 성장성까진 갖춰
초기 투자자 오버행 우려에 곡물가격은 '변수'

사진=연합뉴스

최근 성황리에 막을 내린 드라마 '재벌집 막내아들'에서 주인공 진도준은 미국 주식 아마존에 투자해 900% 넘는 수익을 올렸죠. 미래를 알고 있던 주인공은 일찌감치 기업의 가치를 알아보고 아마존 주식을 선점했습니다. 투자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매매 타이밍입니다. 언제 사서 파느냐에 따라 수익률이 달라지죠. 시장에서 유명한 주식 고수들도 미래 결과까진 알지 못하지만 테마를 통해 제2의 아마존 같은 종목을 발굴하고 있죠.

올 들어 주식시장에선 인공지능(AI), 로봇 등 다양한 테마가 들썩이고 있습니다. 투자자들도 대세 테마에서 주도주 찾기에 몰두하고 있죠. 하지만 소외된 차기 테마에서 주도주를 찾는 것도 나름의 방법이라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읍니다. 대표적으로 '펫(Pet)' 산업이 있습니다. 드라마 속 진도준이 아마존에 투자할 때 이 기업은 시장에선 소외된 종목이었죠. 이번 종목 집중탐구에선 펫 테마에서 주도주 조건을 갖춘 '오에스피'라는 펫 관련주를 살펴보려고 합니다.

오에스피는 작년 10월 코스닥시장에 상장한 국내에서 몇 안 되는 펫푸드 전문 제조 업체입니다. 이 회사는 주로 애완동물 사료 브랜드를 보유한 대기업을 상대로 주문자개발생산(ODM) 사업을 벌이고 있는 곳이죠. ANF 브랜드를 가진 대산앤컴퍼니를 비롯해 사조동아원, 동원F&B, 카길애그리퓨리나, 선진펫푸드 등 주요 기업을 고객사로 두고 있습니다.

공장 대신 바우와우코리아 인수한 오에스피…어떤 회사?

최근 오에스피가 시장에서 주목 받는 이유는 크게 세 가지입니다. 우선 신축 공장 증설에 활용 예정이던 공모자금을 인수·합병(M&A) 방향으로 선회했죠. 작년 오에스피는 기업공개(IPO)를 통해 약 172억원의 자금이 유입됐습니다. 원래는 천안에 소재한 신축 공장 증설에 이 자금을 사용하고자 했으나, 한국거래소와 협의 끝에 용도를 바우와우코리아 M&A 자금으로 활용했습니다. 오에스피는 지난 1월 바우와우코리아 주식 38만1458주(49.86%)를 183억원에 양수했죠.

바우와우코리아는 반려동물 간식 150여종을 개발, 국내 판매는 물론 해외에 수출하고 있는 반려동물 간식 제조기업입니다. 더군다나 국내 최초로 반려동물 식품 제조업에서 국제식품안전협회(GFSI)의 인정규격인 SQF인증을 획득한 곳이기도 합니다.

펫 시장이 커지자 바우와우코리아의 실적도 매년 늘어나고 있습니다. 2019년 80억원이던 매출액은 다음 해부터 101억원→132억원(2021년)까지 성장합니다. 작년에는 168억원가량의 매출을 올린 것으로 전해지고 있죠. 2019년부터 2021년까지의 영업이익도 5억원에서 22억원까지 급증하게 됩니다.

그동안 반려동물 사료 시장에서 B2B 시장에만 몰두하던 오에스피는 바우와우코리아 인수를 통해 B2C 시장으로 사업 영역을 확대하게 됩니다. 사료뿐만 아니라 간식까지 PB상품도 늘어나게 됩니다. 기존 공모자금 용도처였던 신축 공장을 증설하는 것보다 더 큰 효과를 누릴 것이란 전망이 나옵니다.

소외된 성장 테마주 주목…낮은 주가 매력적

두 번째는 소외된 성장 테마주라는 점입니다. 미래 산업 트렌드를 반영하는 테마주는 단타 수익의 기회를 제공한다는 점에서 급격히 과열되는 양상을 보입니다. 최근 대세 테마로 떠오른 챗GPT 관련주나 로봇 관련주들이 급변동하는 이유이기도 하죠. 이 같은 특성 때문에 테마주로 이미 묶였을 때는 투자자들이 투자를 꺼리게 만드는 요인이 되기도 합니다.

한 증권사 애널리스트는 펫 테마가 당장은 아니더라도 어느 시점에는 부각을 받을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반려동물 인구가 1000만 시대를 맞이하면서 펫코노미(반려도물과 경제의 합성어) 산업이 연간 4조원대 규모로 성장했기 때문이죠. 특히 사료, 간식 등 펫푸드 시장은 1조5000억원 수준으로, 어느 펫 관련 시장보다도 성장성이 큰 곳이죠.

이 애널리스트는 "펫 시장은 최근 반려동물을 가족같이 여기는 '펫팸족'과 자녀를 낳지 않고 반려동물을 자식처럼 키우는 '딩펫족' 등 새로운 신조어를 탄생시키며 하나의 문화로 자리 잡고 있다"면서 "매년 꾸준히 실적이 늘어나는 펫 관련 종목에는 눈여겨보는 것이 추천한다. 시장에 뜨는 테마는 결국 성장성이란 공통점을 가지는데, 장기적인 관점에서 펫 테마에 투자할 경우 추후 테마 열풍에 올라타 큰 수익을 안겨줄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습니다.

마지막은 공모가보다 낮은 현 주가(7380원)입니다. 오에스피가 작년 10월 코스닥에 상장할 때 공모가는 8400원입니다. 당시 수요 예측에서 공모가 밴드 최상단에서 공모가가 결정됐습니다. 기관 투자자들은 반려동물 펫푸드 시장의 성장성과 더불어 유기농 인증 기반 자사 제품의 라인업이 확대되고 있는 점을 긍정적으로 평가했죠.

오에스피를 잘 아는 한 펀드매니저는 달라진 밸류에이션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한다. 이 펀드매니저는 "오에스피가 저렴한 가격에 바우와우코리아를 샀다는 점은 향후 주가에 긍정적"이라며 "ODM이라는 B2B 시장뿐만 아니라 B2C 시장으로의 사업 확장, 자사 PB 제품의 판매량 증가, 국제 곡물가 안정화에 따른 영업익 회복 등 호재성 이슈가 하나씩 나올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주가 오르면 초기 투자자들 매물 쏟아진다?

하지만 오에스피의 초기 투자자들의 대규모 매각 대기 물량(오버행)은 부담입니다. 주가가 급격히 오르면 벤처캐피탈(VC)의 차익실현 매물이 나올 가능성이 있습니다. 여기에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급등한 곡물가격은 실적에 부정적이죠. 반려동물 사료의 주재료는 곡물이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오에스피는 작년 매출액이 전년보다 7%가량 늘어났음에도 영업이익은 61% 감소했습니다. 국제 곡물가격이 상승하면서죠.

지난달 하나벤처스가 오에스피에 대한 투자금 일부를 회수한 데 이어 아주IB투자가 보유한 오에스피 주식이 언제 시장에 나올지 모르는 상황입니다. VC들의 오에스피 상장 직전 총투자액은 하나벤처스와 아주IB투자가 각각 28억원, 어니스트벤처와 한국투자파트너스가 각각 10억원씩입니다.

현재 하나벤처스는 일부 투자금을 회수함에 따라 오에스피 주식 보유 비율은 기존 6.85%에서 4.99%로 낮아졌습니다. 이외에도 아주IB투자(6.85%), 어니스트벤처(3.04%), 한국투자파트너스(2.28%) 순으로 나타났습니다. 이들 VC의 의무 보유 기간은 상장 직후 1개월에 불과했습니다. 당장 시장에 매물로 나와도 이상하지 않습니다. 일부 전문가들은 오에스피 주식을 살 때 오버행 요소는 꼭 확인하라고 조언합니다. 한동안 갈필을 못 잡던 오에스피 주가가 반등하기 시작하면 추후 차익실현 매물이 나올 가능성이 높다는 이유에서죠.

류은혁 한경닷컴 기자 ehry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