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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켓리더의 시각
소재용 신한은행 S&T센터 리서치팀장


[마켓PRO] "돌아온 달러 강세, 수출마저 부진하면 환율 하단은 1300원"

코로나가 글로벌 금융시장을 휩쓸었을 때만 해도 미국 중앙은행(Fed)은 전 세계 경제와 금융시장에 둘도 없는 절친이었으나 지금은 경기지표가 예상을 넘어설 때마다 시장을 무섭게 다그치고 있다. 돈독했던 우정이 심하게 흔들리고 있는 것.

연내 미 Fed의 금리 인상 종료를 기대했던 시장은 제롬 파월 Fed 의장의 매파적 발언으로 3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25bp가 아닌 50bp 기준금리 인상을 걱정하는 처지에 놓였다. 이에 따라 미국 2년 국채수익률이 5%를 넘어서며 달러 강세를 견인하고 있는데, 원·달러 환율도 다시 1330원을 위협하고 있다.

고용과 물가 안정의 양대 목표를 달성해야 하는 미 Fed의 입장에서는 섣부른 통화정책 변경보단 경제지표 의존(데이터 디펜던트)에 숨어버리는 것이 안전하다. 2000년대 이후 당연시됐던 저물가 환경이 훼손되면서 통화정책을 신중하게 가져가는 것이다.

특히 미국 경제에서 한동안 사라졌던 필립스 커브 곡선(실업률과 물가의 관계를 나타내는 현상)이 되살아남에 따라 준칙을 따라야 하는 미 Fed 입장에선 압박감이 커질 수밖에 없다. 인플레이션 수위를 낮추기 위해선 수요를 더 압박해 고용을 후퇴시켜야 하는 상황.

공교롭게도 미국 고용지표 발표를 시작으로 물가, FOMC 이벤트가 순차적으로 돌아오고 있다. 이달 14일(현지시간) 발표를 앞둔 2월 미국의 근원 소비자물가지수(CPI)의 전월대비 상승률은 0.4%로, 1월과 같은 속도를 유지할 것으로 전망된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사진=게티이미지뱅크
고용지표가 계절적인 요인으로 변동성이 큰 만큼 1월 지표의 하향 조정과 2월 지표의 안정화 가능성도 있다. 그럼에도 신규고용이 25만명을 상회하고 근원 CPI도 전월 대비 0.4%선을 넘어선다면 미 Fed의 50bp 인상 우려감은 더욱 커질 것이다.

실제로 과거 사례를 살펴보면, 분기를 기준으로 평균 신규고용이 30만명을 상회하는 시점부터 미 Fed 금리 인상이 50bp를 넘어선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지난 1월에 25bp 인상을 결정했던 만큼, 2월 고용이 컨센서스를 상회해 30만명 내외에 달하면 50bp 인상 가능성도 커진다.

Fed는 제약적인 통화긴축을 유지하고, 물가에 부합하는 기준금리를 설정할 것이다. 만약 근원 CPI가 전월비 기준으로 계속 0.4% 상회할 경우 미 Fed의 최종금리는 5.50% 넘길 가능성이 생긴다. 이 경우 3월 FOMC에서 50bp 인상의 당위성을 부여할 수 있다.
[마켓PRO] "돌아온 달러 강세, 수출마저 부진하면 환율 하단은 1300원"
결국 3월 FOMC 전까지 30만명의 신규고용과 전월비 0.4% 상승의 근원 CPI가 시장의 움직임을 좌우할 것으로 보인다. 물론 섣불리 예단할 수 없지만, 당분간은 컨센서스를 넘어설 가능성을 열어놓고 보수적인 움직임이 불가피하다.

미 Fed의 최종금리와 인상 속도에 대한 불확실성에 노출된 가운데 반도체 업황 악화로 인한 수출 부진이 더해진다면 원·달러 환율은 한동안 1300원이 밴드 하단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