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크로제닉스→릴리→프로벤션 거쳐 사노피에 안긴 세계 첫 1형 당뇨지연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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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노피, 美 프로벤션 29억달러에 인수
프랑스 제약사 사노피가 미국 바이오기업 프로벤션바이오(티커:PRVB)를 인수한다. 프로벤션바이오는 지난해 세계 처음으로 1형 당뇨병 진행을 늦추는 치료제 '티지엘드(TZIELD)' 시판 허가를 받았다.
계약 발표 전인 지난 10일 종가 기준 프로벤션바이오 주가는 주당 6.7달러였다. 소식이 전해진 뒤 이날 미국 나스닥시장에서 장 시작 전(프리마켓) 프로벤션바이오 주가는 260% 넘게 급등했다.
사노피는 지난해 프로벤션바이오가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시판 허가를 받은 1형 당뇨병 치료제 '티지엘드(성분명 테플리주맙-mzwv)'를 품에 안게 됐다. 티지엘드는 FDA가 허가한 첫 1형 당뇨병 지연 항체 치료제다.
2기 단계의 만 8세 이상 1형 당뇨 환자가 3기 진단 받는 데까지 걸리는 기간을 늦춰준다. 1형 당뇨병 환자는 3기가 되면 당뇨병성 케톤산증 등 합병증 위험이 급격히 높아진다. 평생 인슐린 주사를 맞아야 한다.
미국당뇨병협회에 따르면 미국에서만 200만 명이 1형 당뇨병을 앓고 있다. 매년 6만5000명이 3기 1형 당뇨 진단을 받는다. 이들 환자는 몸 속에서 인슐린을 만들지 못해 다양한 합병증을 앓는다. 티지엘드는 CD3 단백질 표적 항체 치료제다. 인슐린을 만드는 췌장 세포를 몸 속 면역 시스템이 공격하지 못하도록 막아주는 원리다.
국제학술지 뉴잉글랜드저널오브메디신(NEJM)에 2019년 공개된 임상 논문에 따르면 프로벤션바이오는 76명의 1형 당뇨병 환자를 대상으로 티지엘드의 임상 2상 시험을 진행했다. 환자 중 44명은 티지엘드를, 32명은 가짜약을 투여했더니 티지엘드 투여군은 3기 1형 당뇨병 진단까지 48.4개월이, 가짜약 투여군은 24.4개월이 걸렸다.
프로벤션바이오는 2021년 이런 데이터를 기반으로 FDA에 신속승인 신청을 했지만 거부 당했다. FDA는 임상 초기 연구에 릴리에서 생산한 제품이 활용된 것을 문제 삼았다. 프로벤션은 다른 제조업체에서 만든 제품을 판매할 계획이었는데 FDA가 이들 간 교차 연구가 부족하다고 판단한 것이다. 이후 보완 절차 등을 거쳐 FDA는 2022년 11월 이 약을 세계 첫 1형 당뇨 지연 치료제로 승인했다.
2010년 릴리는 이 후보물질의 임상 3상 시험에서 1형 당뇨병 환자의 인슐린 사용량을 줄이는 데 실패했다고 발표했다. 이후 이 물질은 다시 마크로제닉스 소유가 됐다.
프로벤션바이오가 이 약물 개발권을 인수한 것은 2018년이다. 프로벤션바이오는 14일 간의 치료만으로 질병 진행 속도를 늦춰준다는 데에 초점을 맞췄다. 임상 2상시험도 이를 기반으로 시행됐다.
새로운 임상 설계를 거쳐 개발 막바지에 다다르던 지난해 10월 사노피는 프로벤션에 2000만 달러를 지급하고 공동판매 계약을 맺었다. 당시 사노피는 티지엘드가 승인 받으면 3500만 달러 지분 투자도 약속했다. 장기 지속형 인슐린인 란투스와 함께 티지엘드를 판매하면 시너지를 낼 수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티지엘드 가격은 한 병당 1만3850달러다. 14일치 가격은 19만3900달러다. 프로벤션바이오는 소아 청소년 1형 당뇨병 환자를 대상으로 티지엘드 임상 3상시험을 추가로 하고 있다. 결과는 올해 하반기께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해당 임상 결과에 따라 약물 활용도가 더 확대될 수 있을 것으로 사노피 측은 내다봤다.
이지현 기자 bluesky@hankyung.com
**이 기사는 바이오·제약·헬스케어 전문 사이트 <한경 BIO Insight>에 2023년 3월 13일 17시 57분 게재됐습니다.
사노피, 프로벤션 29억달러에 인수
사노피는 프로벤션바이오를 최대 29억 달러에 인수하는 계약을 맺었다고 13일 발표했다. 이번 계약에 따라 사노피는 프로벤션 주식 1주 당 25달러를 현금으로 지급하게 된다. 거래는 2분기에 종료된다.계약 발표 전인 지난 10일 종가 기준 프로벤션바이오 주가는 주당 6.7달러였다. 소식이 전해진 뒤 이날 미국 나스닥시장에서 장 시작 전(프리마켓) 프로벤션바이오 주가는 260% 넘게 급등했다.
사노피는 지난해 프로벤션바이오가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시판 허가를 받은 1형 당뇨병 치료제 '티지엘드(성분명 테플리주맙-mzwv)'를 품에 안게 됐다. 티지엘드는 FDA가 허가한 첫 1형 당뇨병 지연 항체 치료제다.
2기 단계의 만 8세 이상 1형 당뇨 환자가 3기 진단 받는 데까지 걸리는 기간을 늦춰준다. 1형 당뇨병 환자는 3기가 되면 당뇨병성 케톤산증 등 합병증 위험이 급격히 높아진다. 평생 인슐린 주사를 맞아야 한다.
미국당뇨병협회에 따르면 미국에서만 200만 명이 1형 당뇨병을 앓고 있다. 매년 6만5000명이 3기 1형 당뇨 진단을 받는다. 이들 환자는 몸 속에서 인슐린을 만들지 못해 다양한 합병증을 앓는다. 티지엘드는 CD3 단백질 표적 항체 치료제다. 인슐린을 만드는 췌장 세포를 몸 속 면역 시스템이 공격하지 못하도록 막아주는 원리다.
국제학술지 뉴잉글랜드저널오브메디신(NEJM)에 2019년 공개된 임상 논문에 따르면 프로벤션바이오는 76명의 1형 당뇨병 환자를 대상으로 티지엘드의 임상 2상 시험을 진행했다. 환자 중 44명은 티지엘드를, 32명은 가짜약을 투여했더니 티지엘드 투여군은 3기 1형 당뇨병 진단까지 48.4개월이, 가짜약 투여군은 24.4개월이 걸렸다.
프로벤션바이오는 2021년 이런 데이터를 기반으로 FDA에 신속승인 신청을 했지만 거부 당했다. FDA는 임상 초기 연구에 릴리에서 생산한 제품이 활용된 것을 문제 삼았다. 프로벤션은 다른 제조업체에서 만든 제품을 판매할 계획이었는데 FDA가 이들 간 교차 연구가 부족하다고 판단한 것이다. 이후 보완 절차 등을 거쳐 FDA는 2022년 11월 이 약을 세계 첫 1형 당뇨 지연 치료제로 승인했다.
마크로제닉스·릴리·프로벤션 거쳐 사노피 품으로
티지엘드는 많은 우여곡절을 겪은 약이다. 이 약의 최종 시판허가를 받은 회사는 프리벤션바이오지만, 약물을 처음 개발한 곳은 마크로제닉스다. 마크로제닉스가 개발하던 후보물질 단계의 약물 개발권은 2007년 일라이릴리로 넘어갔다. 릴리가 마크로제닉스와 공동개발 계약을 맺으면서다.2010년 릴리는 이 후보물질의 임상 3상 시험에서 1형 당뇨병 환자의 인슐린 사용량을 줄이는 데 실패했다고 발표했다. 이후 이 물질은 다시 마크로제닉스 소유가 됐다.
프로벤션바이오가 이 약물 개발권을 인수한 것은 2018년이다. 프로벤션바이오는 14일 간의 치료만으로 질병 진행 속도를 늦춰준다는 데에 초점을 맞췄다. 임상 2상시험도 이를 기반으로 시행됐다.
새로운 임상 설계를 거쳐 개발 막바지에 다다르던 지난해 10월 사노피는 프로벤션에 2000만 달러를 지급하고 공동판매 계약을 맺었다. 당시 사노피는 티지엘드가 승인 받으면 3500만 달러 지분 투자도 약속했다. 장기 지속형 인슐린인 란투스와 함께 티지엘드를 판매하면 시너지를 낼 수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티지엘드 가격은 한 병당 1만3850달러다. 14일치 가격은 19만3900달러다. 프로벤션바이오는 소아 청소년 1형 당뇨병 환자를 대상으로 티지엘드 임상 3상시험을 추가로 하고 있다. 결과는 올해 하반기께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해당 임상 결과에 따라 약물 활용도가 더 확대될 수 있을 것으로 사노피 측은 내다봤다.
이지현 기자 bluesky@hankyung.com
**이 기사는 바이오·제약·헬스케어 전문 사이트 <한경 BIO Insight>에 2023년 3월 13일 17시 57분 게재됐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