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 정부 모두 실패한 노동개혁, 여론 우호적일 때 매듭지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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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민선 4선' 김기문 중소기업중앙회장
前정부, 불법파업 강 건너 불보듯
이젠 '투쟁일변' 노동계에 엄정 대응
"드디어 정상국가 됐다" 안도 분위기
더 이상 한국 떠나는 기업 없도록
일본처럼 유연근무제 늘리고
경쟁력 떨어뜨리는 규제 없애야
前정부, 불법파업 강 건너 불보듯
이젠 '투쟁일변' 노동계에 엄정 대응
"드디어 정상국가 됐다" 안도 분위기
더 이상 한국 떠나는 기업 없도록
일본처럼 유연근무제 늘리고
경쟁력 떨어뜨리는 규제 없애야
“노동 개혁은 이미 늦었습니다. 역대 정부가 모두 개혁에 성공하지 못했습니다.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격이더라도 이번엔 달라야 합니다.”
때론 여유로움보단 비장함이 표정에서 읽혔다. 더는 허비할 시간이 없다는 절실함도 전해졌다. 지난달 말 첫 ‘민선 4선’ 중소기업중앙회장에 선임된 김기문 중기중앙회장은 13일 서울 여의도 중기중앙회에서 한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노동 개혁’의 시급함을 거듭 강조했다.
김 회장은 “많은 중소기업인이 정부의 엄정한 파업 대응을 보면서 ‘이제 정상 국가로 돌아왔다’고 느끼고 있다”며 이같이 주장했다. 과거 정부에서 노조의 불법 파업이 벌어질 때마다 ‘강 건너 불구경’하던 것과는 자세가 180도 달라졌다는 설명이다. 2007년 노무현 정부부터 이명박, 박근혜, 문재인 정부를 거친 백전노장 경제단체장의 눈에도 법과 원칙에 따른 현 정부의 노동정책은 남다른 평가를 받기 충분했다.
▷4선 확정 후 기자회견에서 ‘한국도 일본처럼 최대 월 100시간 연장 근로가 가능해야 한다’고 주장한 것이 화제가 됐습니다.
“당시 일부 네티즌이 회사(제이에스티나)와 중앙회 홈페이지에 들어와 ‘불매운동’을 하겠다고 항의하기도 했습니다. 월 100시간 추가 근로가 결코 현재 정부 개편안(최대 주 69시간 근로제)이나 현 주 52시간제보다 노동을 많이 하는 것이 아닙니다. 일할 때 더 몰아서 일하고 쉴 때 몰아서 쉬어 ‘유연한 근무’가 가능하게 하자는 것입니다. 정부 개편안은 모두 노사 합의가 전제조건이지 강제가 아닙니다. 노조원이 조금이라도 불만이 있다면 연장근로를 하지 않으면 됩니다. 중소기업들은 요즘 인력난 탓에 오히려 근로자 눈치를 봅니다.”
▷한국에선 노동 문제를 두고 의견을 개진하기 쉽지 않습니다. 노동 분야가 유독 ‘후진적’이라는 비판이 끊이지 않습니다.
“노동계의 불법파업이 중소기업의 생존에 직접적인 위협이 된 지 오랩니다. 지난해만 해도 화물연대 파업, 대우조선해양 하청업체 파업 등 법과 시장원칙을 무시한 불법 파업이 끊이지 않았습니다. 화물연대는 사실 노조라고 부를 수 없죠. 결과적으로 대기업 중심 노조의 파업은 많은 협력업체를 ‘줄도산’ 공포로 몰아넣었습니다. 노동계가 지금처럼 계속 투쟁 일변도로 대응하면 기업들은 사업을 못 하고 한국을 나갈 것입니다. 기울어진 운동장을 바로잡아야 합니다. 경제도 어려운데 중소기업이 잘돼야 고용도 하는 것 아니겠습니까.”
▷그래도 윤석열 정부 들어선 노동계에 대한 정부의 대처방식이 확 바뀌었다는 평이 적지 않습니다.
“역대 정부 모두 노동 개혁 필요성은 인식했지만, 사회 일각의 부정적 여론과 노조의 거센 반발 탓에 동력을 상실해 궁극적인 개혁엔 실패했습니다. 현 정부 들어 노조의 불법 행동에 국토교통부가 법과 원칙으로 대처하는 부분이라든지, 불투명한 회계를 지적한 것은 잘한 일입니다. 특히 과거 노조가 불법 파업하면 남 일 보듯 했던 경찰이 정당한 법 집행을 하면서 많은 중소기업인이 ‘이제 정상 국가로 돌아왔다’고 다행스럽게 여기고 있습니다. 최근 중기중앙회 조사 결과 정부가 가장 잘한 정책으로 ‘근로시간 유연화 등 노동 개혁 원칙 수립’(57.0%)이 꼽힌 것도 이 때문입니다.”
▷강성 노조의 불법 파업 행태가 바뀌지 않는 것을 바라보는 중소기업인들의 심정은 남달랐을 것 같습니다.
“지난해 화물연대 파업으로 물류가 막히면서 수출 중소기업들도 1조6000억원(정부 추산)의 피해를 봤습니다. 대우조선해양 하청노조 불법 파업으로 협력사 7곳이 도산했습니다. 노조가 불법 파업을 하면 중소기업은 곧바로 부도 위기에 몰립니다. 중소기업 절반가량이 대기업으로부터 일감을 받아 일하는 수탁기업이기 때문에 대기업 파업의 피해는 1차, 2차, 3차 협력사로 ‘도미노’처럼 번집니다.”
▷지금이 노동 개혁의 적기라고 봅니까.
“적기는 무슨, 한참 늦었다고 봅니다. 많은 중소기업이 노동문제로 어려움을 겪어 한국을 떠나기 시작한 지 오래됐습니다. 국민적 여론도 우호적이어서 이번에 꼭 (노동 개혁의) 기회를 살려야 한다고 봅니다.”
▷노동 문제 못지않게 변화의 조짐을 보이는 게 한·일 관계입니다. 중소기업계 입장에서 교류·협력을 강화할 게 있을까요.
“윤석열 대통령이 방일해 관계 개선의 물꼬를 트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저도 조만간 일본 중소기업계와 교류할 예정입니다. 일본은 부품 소재 장비 분야에 오랫동안 축적된 기술 노하우가 많습니다. 모든 기술을 우리가 국산화하는 것은 불가능합니다. 중소기업 간 한·일 교류를 강화해 우리가 얻어올 것은 얻어와야 합니다. 한·일 중소기업 간 기술 교류가 원활해져 서로 윈윈 관계로 발전해야 합니다. 일본 중소기업 단체연합회와도 곧 만나서 양해각서(MOU)를 맺을 생각입니다.”
▷납품단가연동제 도입 등 대·중소기업 간 상생을 위해 큰 노력을 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지난해 5월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서 열린 중기중앙회 60주년 기념식에서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에게 원자재 가격 인상분을 납품단가에 제대로 반영하지 못한 한 도금업체의 딱한 사정을 전한 적이 있습니다. 정 회장이 그 회사 대표 ‘명함’을 받아가더니 나중에 그 회사가 못 받은 원자재 가격 인상분을 모조리 돌려받았다는 기쁜 소식을 들었습니다. 삼성전자도 중소기업의 스마트공장 구축과 판로 개척에 앞장서고 있습니다. 납품단가연동제 시행을 앞둔 만큼 상생 문화가 더 퍼지길 기대해봅니다.”
▷실리콘밸리은행(SVB) 파산 이후 글로벌 신용경색 우려가 나옵니다. 중소기업의 금융 여건은 어떻습니까.
“중소기업 대출 중 담보 혹은 보증 비중은 86%나 됩니다. 그런데도 대출금리가 여전히 떨어지지 않고 있습니다. 정부나 지방자치단체가 앞장서 중소기업의 이자 부담을 경감해주는 ‘2차 보전’ 사업을 확대해야 합니다.”
▷여러 여건이 개선됐다고는 하지만, 중소기업의 발목을 잡는 규제는 여전하다는 지적도 많습니다.
“과거 이명박 대통령이 ‘규제를 확 줄이려면 공무원 수를 반으로 줄여야 한다’고 발언한 것이 기억납니다. 윤 대통령도 최근 한동훈 법무부 장관에게 ‘만들어 놓기만 하고 이제껏 누구도 활용하지 않은 10년, 20년 된 규제가 있는 것을 찾아봐라. 어마어마하게 많을 거다’라고 말했습니다. 맞습니다. 기업들은 이런 법 저런 법에 걸릴까 봐 아무것도 못 합니다. 필요 없는 규제만 잔뜩 만들면 비용만 증가하고 기업 경쟁력도 떨어집니다.”
▷첫 민선 4기 회장으로 꼭 하고 싶은 게 있다면 무엇입니까.
“14년 만에 법제화에 성공한 납품단가연동제는 이제 시행령을 잘 만들어야 합니다. 기업승계 제도에선 중소기업계가 정부와 국회에 20년 연부연납을 요청했는데, 상속세에는 반영됐지만, 증여세에는 빠져 있습니다. 협동조합 제도 역시 담합으로 오해받는 부분이 많습니다. 4년간 새로운 일을 하기보다 기존에 추진했던 일의 완성도를 높이는 일을 할 것입니다.”김기문 중소기업중앙회장은
김기문 제이에스티나 회장은 지난달 말 제27대 중소기업중앙회장으로 선출돼 사상 첫 ‘민선 4선’ 회장이 됐다. 제23·24대(2007~2015년), 제26대(2019년~현재)에 이어 이번이 네 번째다. 중기중앙회장은 연임은 한 차례 가능하지만 중임은 횟수에 제한이 없다. 임기는 2027년 2월까지다. 4선 임기를 마치면 역대 최장수 회장 기록도 세우게 된다. 중기중앙회장은 경제 5단체장으로서 부총리급 의전을 받는다.
1955년 충북 증평에서 태어난 그는 30대 초반인 1988년 자본금 5000만원으로 시계 브랜드 로만손을 창업해 매출 1000억원대 기업으로 성장시켰다. 시계를 500개 정도 담은 30~40㎏짜리 가방을 들고 전 세계를 누비다 보니 오른팔이 늘어나 왼팔보다 길어졌다는 일화가 시계업계에 전설처럼 전해온다. 2016년 주얼리·패션기업 제이에스티나로 사명과 업종을 전환했다. 노무현·이명박·박근혜·문재인 등 역대 대통령과 협업하며 중소기업의 목소리를 대변해왔다. 윤석열 정부에서도 핵심 정·관계 인사와 수시로 소통하는 마당발이다. 안대규 기자
안대규/민경진 기자 powerzanic@hankyung.com
때론 여유로움보단 비장함이 표정에서 읽혔다. 더는 허비할 시간이 없다는 절실함도 전해졌다. 지난달 말 첫 ‘민선 4선’ 중소기업중앙회장에 선임된 김기문 중기중앙회장은 13일 서울 여의도 중기중앙회에서 한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노동 개혁’의 시급함을 거듭 강조했다.
김 회장은 “많은 중소기업인이 정부의 엄정한 파업 대응을 보면서 ‘이제 정상 국가로 돌아왔다’고 느끼고 있다”며 이같이 주장했다. 과거 정부에서 노조의 불법 파업이 벌어질 때마다 ‘강 건너 불구경’하던 것과는 자세가 180도 달라졌다는 설명이다. 2007년 노무현 정부부터 이명박, 박근혜, 문재인 정부를 거친 백전노장 경제단체장의 눈에도 법과 원칙에 따른 현 정부의 노동정책은 남다른 평가를 받기 충분했다.
▷4선 확정 후 기자회견에서 ‘한국도 일본처럼 최대 월 100시간 연장 근로가 가능해야 한다’고 주장한 것이 화제가 됐습니다.
“당시 일부 네티즌이 회사(제이에스티나)와 중앙회 홈페이지에 들어와 ‘불매운동’을 하겠다고 항의하기도 했습니다. 월 100시간 추가 근로가 결코 현재 정부 개편안(최대 주 69시간 근로제)이나 현 주 52시간제보다 노동을 많이 하는 것이 아닙니다. 일할 때 더 몰아서 일하고 쉴 때 몰아서 쉬어 ‘유연한 근무’가 가능하게 하자는 것입니다. 정부 개편안은 모두 노사 합의가 전제조건이지 강제가 아닙니다. 노조원이 조금이라도 불만이 있다면 연장근로를 하지 않으면 됩니다. 중소기업들은 요즘 인력난 탓에 오히려 근로자 눈치를 봅니다.”
▷한국에선 노동 문제를 두고 의견을 개진하기 쉽지 않습니다. 노동 분야가 유독 ‘후진적’이라는 비판이 끊이지 않습니다.
“노동계의 불법파업이 중소기업의 생존에 직접적인 위협이 된 지 오랩니다. 지난해만 해도 화물연대 파업, 대우조선해양 하청업체 파업 등 법과 시장원칙을 무시한 불법 파업이 끊이지 않았습니다. 화물연대는 사실 노조라고 부를 수 없죠. 결과적으로 대기업 중심 노조의 파업은 많은 협력업체를 ‘줄도산’ 공포로 몰아넣었습니다. 노동계가 지금처럼 계속 투쟁 일변도로 대응하면 기업들은 사업을 못 하고 한국을 나갈 것입니다. 기울어진 운동장을 바로잡아야 합니다. 경제도 어려운데 중소기업이 잘돼야 고용도 하는 것 아니겠습니까.”
▷그래도 윤석열 정부 들어선 노동계에 대한 정부의 대처방식이 확 바뀌었다는 평이 적지 않습니다.
“역대 정부 모두 노동 개혁 필요성은 인식했지만, 사회 일각의 부정적 여론과 노조의 거센 반발 탓에 동력을 상실해 궁극적인 개혁엔 실패했습니다. 현 정부 들어 노조의 불법 행동에 국토교통부가 법과 원칙으로 대처하는 부분이라든지, 불투명한 회계를 지적한 것은 잘한 일입니다. 특히 과거 노조가 불법 파업하면 남 일 보듯 했던 경찰이 정당한 법 집행을 하면서 많은 중소기업인이 ‘이제 정상 국가로 돌아왔다’고 다행스럽게 여기고 있습니다. 최근 중기중앙회 조사 결과 정부가 가장 잘한 정책으로 ‘근로시간 유연화 등 노동 개혁 원칙 수립’(57.0%)이 꼽힌 것도 이 때문입니다.”
▷강성 노조의 불법 파업 행태가 바뀌지 않는 것을 바라보는 중소기업인들의 심정은 남달랐을 것 같습니다.
“지난해 화물연대 파업으로 물류가 막히면서 수출 중소기업들도 1조6000억원(정부 추산)의 피해를 봤습니다. 대우조선해양 하청노조 불법 파업으로 협력사 7곳이 도산했습니다. 노조가 불법 파업을 하면 중소기업은 곧바로 부도 위기에 몰립니다. 중소기업 절반가량이 대기업으로부터 일감을 받아 일하는 수탁기업이기 때문에 대기업 파업의 피해는 1차, 2차, 3차 협력사로 ‘도미노’처럼 번집니다.”
▷지금이 노동 개혁의 적기라고 봅니까.
“적기는 무슨, 한참 늦었다고 봅니다. 많은 중소기업이 노동문제로 어려움을 겪어 한국을 떠나기 시작한 지 오래됐습니다. 국민적 여론도 우호적이어서 이번에 꼭 (노동 개혁의) 기회를 살려야 한다고 봅니다.”
▷노동 문제 못지않게 변화의 조짐을 보이는 게 한·일 관계입니다. 중소기업계 입장에서 교류·협력을 강화할 게 있을까요.
“윤석열 대통령이 방일해 관계 개선의 물꼬를 트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저도 조만간 일본 중소기업계와 교류할 예정입니다. 일본은 부품 소재 장비 분야에 오랫동안 축적된 기술 노하우가 많습니다. 모든 기술을 우리가 국산화하는 것은 불가능합니다. 중소기업 간 한·일 교류를 강화해 우리가 얻어올 것은 얻어와야 합니다. 한·일 중소기업 간 기술 교류가 원활해져 서로 윈윈 관계로 발전해야 합니다. 일본 중소기업 단체연합회와도 곧 만나서 양해각서(MOU)를 맺을 생각입니다.”
▷납품단가연동제 도입 등 대·중소기업 간 상생을 위해 큰 노력을 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지난해 5월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서 열린 중기중앙회 60주년 기념식에서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에게 원자재 가격 인상분을 납품단가에 제대로 반영하지 못한 한 도금업체의 딱한 사정을 전한 적이 있습니다. 정 회장이 그 회사 대표 ‘명함’을 받아가더니 나중에 그 회사가 못 받은 원자재 가격 인상분을 모조리 돌려받았다는 기쁜 소식을 들었습니다. 삼성전자도 중소기업의 스마트공장 구축과 판로 개척에 앞장서고 있습니다. 납품단가연동제 시행을 앞둔 만큼 상생 문화가 더 퍼지길 기대해봅니다.”
▷실리콘밸리은행(SVB) 파산 이후 글로벌 신용경색 우려가 나옵니다. 중소기업의 금융 여건은 어떻습니까.
“중소기업 대출 중 담보 혹은 보증 비중은 86%나 됩니다. 그런데도 대출금리가 여전히 떨어지지 않고 있습니다. 정부나 지방자치단체가 앞장서 중소기업의 이자 부담을 경감해주는 ‘2차 보전’ 사업을 확대해야 합니다.”
▷여러 여건이 개선됐다고는 하지만, 중소기업의 발목을 잡는 규제는 여전하다는 지적도 많습니다.
“과거 이명박 대통령이 ‘규제를 확 줄이려면 공무원 수를 반으로 줄여야 한다’고 발언한 것이 기억납니다. 윤 대통령도 최근 한동훈 법무부 장관에게 ‘만들어 놓기만 하고 이제껏 누구도 활용하지 않은 10년, 20년 된 규제가 있는 것을 찾아봐라. 어마어마하게 많을 거다’라고 말했습니다. 맞습니다. 기업들은 이런 법 저런 법에 걸릴까 봐 아무것도 못 합니다. 필요 없는 규제만 잔뜩 만들면 비용만 증가하고 기업 경쟁력도 떨어집니다.”
▷첫 민선 4기 회장으로 꼭 하고 싶은 게 있다면 무엇입니까.
“14년 만에 법제화에 성공한 납품단가연동제는 이제 시행령을 잘 만들어야 합니다. 기업승계 제도에선 중소기업계가 정부와 국회에 20년 연부연납을 요청했는데, 상속세에는 반영됐지만, 증여세에는 빠져 있습니다. 협동조합 제도 역시 담합으로 오해받는 부분이 많습니다. 4년간 새로운 일을 하기보다 기존에 추진했던 일의 완성도를 높이는 일을 할 것입니다.”
김기문 중소기업중앙회장은
정부 핵심 인사들과 수시 소통하는 '中企 마당발'
김기문 제이에스티나 회장은 지난달 말 제27대 중소기업중앙회장으로 선출돼 사상 첫 ‘민선 4선’ 회장이 됐다. 제23·24대(2007~2015년), 제26대(2019년~현재)에 이어 이번이 네 번째다. 중기중앙회장은 연임은 한 차례 가능하지만 중임은 횟수에 제한이 없다. 임기는 2027년 2월까지다. 4선 임기를 마치면 역대 최장수 회장 기록도 세우게 된다. 중기중앙회장은 경제 5단체장으로서 부총리급 의전을 받는다.1955년 충북 증평에서 태어난 그는 30대 초반인 1988년 자본금 5000만원으로 시계 브랜드 로만손을 창업해 매출 1000억원대 기업으로 성장시켰다. 시계를 500개 정도 담은 30~40㎏짜리 가방을 들고 전 세계를 누비다 보니 오른팔이 늘어나 왼팔보다 길어졌다는 일화가 시계업계에 전설처럼 전해온다. 2016년 주얼리·패션기업 제이에스티나로 사명과 업종을 전환했다. 노무현·이명박·박근혜·문재인 등 역대 대통령과 협업하며 중소기업의 목소리를 대변해왔다. 윤석열 정부에서도 핵심 정·관계 인사와 수시로 소통하는 마당발이다. 안대규 기자
안대규/민경진 기자 powerzani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