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첫 열흘 동안 무역수지가 50억달러 적자를 기록했다. 올 들어 누적 무역수지 적자는 200억달러를 넘어서 지난해 연간 적자의 절반에 육박했다. 반도체 수출 부진이 지속되는 데다 중국 리오프닝(경제활동 재개)에도 불구하고 대중 수출이 고꾸라진 결과다.

中 리오프닝에도 對中 수출 35% 감소…3월 무역적자, 열흘 만에 50억弗
관세청이 13일 발표한 ‘3월 1~10일 수출입 현황’에 따르면 1~10일 수출은 통관 기준 157억9000만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16.2% 감소했다. 10일까지의 연간 누적 수출액은 1122억9000만달러로 작년 같은 기간과 비교해 12.6% 줄었다. 월간 수출액은 작년 10월 이후 지난달까지 5개월 연속 줄었고, 이달 들어서도 감소세를 이어가고 있다.

품목별로 보면 이달 1~10일 반도체 수출은 22억6000만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41.2% 급감했다. 석유제품(-21.6%) 철강제품(-13.9%) 무선통신기기(-31.9%) 등도 하락폭이 컸다. 주요 10대 수출 품목 가운데 수출이 증가한 품목은 승용차(133.7%)뿐이었다.

국가별로는 최대 교역국인 중국에 대한 지난 1~10일 수출이 전년 동기 대비 35.3% 감소했다.

중국이 작년 10월부터 코로나19 봉쇄조치를 단계적으로 완화하고 리오프닝에 들어갔지만, 대중 수출엔 아직 긍정적 영향이 나타나지 않는 모습이다. 2위 교역국인 미국으로의 수출은 5.6% 증가했지만 3·4위인 유럽연합(EU)과 베트남 수출은 각각 6.2%, 16.4% 감소했다.

이달 1~10일 수입은 전년 동기 대비 2.7% 증가한 207억9000만달러로 집계됐다. 원유 수입은 3.1% 줄었지만 석탄(31.9%) 수입이 큰 폭으로 늘었다. 반도체(1.5%)와 기계류(11.8%) 수입도 증가했다. 이 기간 무역적자는 49억9500만달러였다.

연초부터 수출보다 수입이 더 많은 상황이 이어지면서 연간 누적 무역적자는 227억8000만달러를 기록했다. 정부 수립 이후 최악의 무역수지를 기록한 지난해 연간 적자(478억달러)의 48%에 해당하는 적자가 올해 3월이 지나기도 전에 발생한 셈이다.

정부는 이날 수출투자책임관회의를 열어 ‘수출 활성화를 위한 현장 애로 해소 및 추가 지원 방안’을 발표했다. 우선 조선사가 정부 차원의 금융보증이 부족해 선박 수주에 어려움을 겪는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현재 70~85% 수준인 선수금환급보증(RG) 특례보증 비율을 확대하기로 했다.

또 자율주행·수소차 등 미래차 핵심 기술을 조세특례제한법상 ‘신성장·원천기술’로 추가 지정하는 방안을 검토하기로 했다.

정의진 기자 justj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