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연합 군사연습 ‘자유의 방패(프리덤실드)’가 시작된 13일 경기 연천에서 양국 군이 훈련하고 있다. 왼쪽 사진은 북한이 지난 12일 동해 경포만 수역에서 쏜 잠수함발사순항미사일. /연합뉴스·조선중앙통신
한·미 연합 군사연습 ‘자유의 방패(프리덤실드)’가 시작된 13일 경기 연천에서 양국 군이 훈련하고 있다. 왼쪽 사진은 북한이 지난 12일 동해 경포만 수역에서 쏜 잠수함발사순항미사일. /연합뉴스·조선중앙통신
북한이 한·미 군사연습 ‘자유의 방패(FS·프리덤실드)’ 시작 전날 ‘잠수함발사순항미사일(SLCM)’을 쐈다. 잠수함에서 처음 순항미사일을 발사해 다양한 플랫폼을 활용한 도발 능력을 과시했다는 평가다. 한·미 훈련 기간에 추가 도발도 예상된다.

13일 합동참모본부에 따르면 북한은 지난 12일 함경남도 신포 일대에서 SLCM 두 발을 시험 발사한 것으로 파악됐다. 북한 조선중앙통신도 이날 “전략 순항미사일 수중 발사 훈련이 12일 새벽에 진행됐다”며 “동원된 잠수함 ‘8·24영웅함’이 조선 동해 경포만 수역에서 2기의 전략 순항미사일을 발사했다”고 보도했다. 경포만은 함경남도 홍원군 앞바다로, 잠수함 시설이 있는 신포 일대의 해상이다. 8·24영웅함은 2016년 8월 북한의 첫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인 북극성-1형 수중 발사에 활용된 ‘고래급(2000t급)’ 잠수함을 말한다.

북한이 SLBM이 아닌 SLCM을 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우리 군은 고래급 잠수함의 수직발사관과 어뢰발사관에서 한 발씩 쐈을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있다. 합참 관계자는 “북한은 (미사일 발사에 대해) 정상적으로 변함없이 이뤄지는 상태란 뜻의 ‘경상적 태세’란 말을 썼지만, 우리는 초기 단계의 시험 발사로 추정한다”고 말했다.

북한의 순항미사일 발사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 위반 사항은 아니다. 하지만 순항미사일의 특성상 저고도 비행이 가능해 탐지가 어렵고 우리의 미사일 방어·요격체계를 교란할 수 있다. SLCM 발사는 북한이 잠수함에서 여러 종류의 미사일을 쏠 수 있음을 과시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류성엽 21세기군사연구소 전문위원은 “북한은 미사일 플랫폼을 늘려야 한다는 고민이 많았을 것”이라며 “손쉬운 방법이 SLCM을 쏘는 형태”라고 분석했다.

북한은 이날 발사한 미사일을 ‘전략’ 순항미사일이라 부르면서 핵 탑재 가능성도 시사했다. 합참 관계자는 “핵탄두는 소형화가 이뤄져야 탑재가 가능하기 때문에 가능 여부를 분석 중”이라고 밝혔다. 다만 군은 ‘전날 SLCM이 1500㎞ 거리를 2시간6분 이상 비행했다’는 북한의 주장에 대해서는 “(북한이 밝힌) 제원과 관련된 부분은 군이 파악한 것과 차이가 있다”고 평가했다.

북한의 SLCM 도발은 이날부터 11일간 진행되는 한·미 연합연습인 프리덤실드를 겨냥한 무력시위 성격도 있다.

김동현 기자 3cod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