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한앤컴퍼니 '2조원 대어' SK해운 유조선 부문 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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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MM 등 인수전 뛰어들지 관심
▶마켓인사이트 3월 13일 오후 4시
국내 사모펀드(PEF) 운용사 한앤컴퍼니가 SK해운의 주력사업인 탱커선(유조선) 사업부를 매물로 내놨다. 매각 측은 약 2조원의 매각가를 기대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해운업계에서는 시황에 따라 실적 부침이 큰 HMM이 선대 다변화를 위해 인수전에 뛰어들지 주목하고 있다.
13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SK해운 최대주주인 한앤컴퍼니는 미국 에버코어를 매각 주관사로 선정하고 탱커선 사업부를 인수할 후보군을 접촉하고 있다. 탱커선 사업부는 SK에너지, 현대오일뱅크, GS칼텍스 등 대형 정유사와 장기 운송 계약을 맺고 안정적인 이익을 창출하고 있다. 국내 시장점유율 1위로 지난해 상반기 매출 3669억원, 영업이익 739억원을 기록했다. 연간 영업이익은 1500억~1800억원에 달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이를 반영한 기업 가치로 2조원 안팎이 거론된다.
인수 후보로는 현금성 자산이 16조원에 달하는 HMM 등 국내외 해운사와 맥쿼리, 브룩필드, EQT파트너스 등 인프라에 강점이 있는 사모펀드(PEF)가 거론된다.
IB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 직후 찾아온 해운업 슈퍼사이클로 막대한 현금을 쥔 국내외 해운사들이 단기 운임 변동에서 비교적 자유로운 탱커선 사업부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며 “한앤컴퍼니가 제값을 받을 적기라고 판단해 매각에 속도를 내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앤컴퍼니는 2018년 SK그룹으로부터 SK해운을 약 1조5000억원에 인수했다.
한앤컴퍼니는 2018년 일감 몰아주기 규제에 선제적으로 대응한 SK그룹으로부터 SK해운 경영권 지분(83.65%)을 인수했다. 1조5000억원의 인수대금이 모두 회사로 투입되면서 2017년 2540%에 달하던 부채비율이 600%대로 줄었다. 신규 투자에도 나서 18척에 그쳤던 초대형 원유운반선(VLCC)이 30척까지 늘었다. 2018년 매출 1조6358억원, 영업이익 733억원을 기록한 SK해운은 지난해 매출 1조8937억원, 영업이익 2078억원으로 실적이 개선됐다.
SK그룹에서 독립한 이후 SK에너지, SK E&S, SK가스 등 SK그룹이 차지하던 매출 비중을 80%에서 60%대까지 줄이고 고객사를 다변화한 것도 매력 요인이다. 탱커선 사업부는 2019년 현대오일뱅크, GS칼텍스 등 국내 원유사는 물론 매출 300조원 규모의 글로벌 원유 트레이딩사인 트라피구라와도 거래를 시작했다.
유력한 인수 후보로는 글로벌 해운사들이 거론된다. 현재 글로벌 탱커선 시장은 중국과 중동의 국영 해운사, 오랜 업력을 지닌 북유럽 및 그리스의 대형 해운사 중심으로 재편된 상태다. 배를 30척 이상 보유한 탱커선 회사가 매물로 나오는 건 흔치 않은 투자 기회라는 게 업계 평가다. 글로벌 선사에는 국내 석유화학기업으로 고객선을 다변화할 기회도 될 수 있다. KKR, 맥쿼리, 브룩필드, EQT파트너스 등 장기 현금흐름을 중시하는 인프라 사모펀드(PEF)들도 인수전에 관심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국적선사인 HMM의 행보에도 관심이 쏠린다. HMM은 현대상선 시절인 2000년대 초반까지 컨테이너선과 벌크선(탱커선·LNG선·전용선 포함)의 매출 비중이 50 대 50 수준인 종합 해운사였다. 하지만 유동성 위기로 사업부를 순차적으로 매각하면서 컨테이너선 비중이 90% 이상으로 높아졌다. 민영화를 추진 중인 HMM이 시황 변동에 취약한 컨테이너선 위주의 사업구조에서 탈피하기 위해 인수를 고려할 수 있다는 게 투자은행(IB)업계의 관측이다. HMM 측은 “검토하고 있지 않다”는 입장이다. 장기적으론 전기차 시대에 원유 수요가 줄어 탱커선 수요도 줄어들 것이란 시각도 있다.
차준호/하지은 기자 chacha@hankyung.com
국내 사모펀드(PEF) 운용사 한앤컴퍼니가 SK해운의 주력사업인 탱커선(유조선) 사업부를 매물로 내놨다. 매각 측은 약 2조원의 매각가를 기대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해운업계에서는 시황에 따라 실적 부침이 큰 HMM이 선대 다변화를 위해 인수전에 뛰어들지 주목하고 있다.
13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SK해운 최대주주인 한앤컴퍼니는 미국 에버코어를 매각 주관사로 선정하고 탱커선 사업부를 인수할 후보군을 접촉하고 있다. 탱커선 사업부는 SK에너지, 현대오일뱅크, GS칼텍스 등 대형 정유사와 장기 운송 계약을 맺고 안정적인 이익을 창출하고 있다. 국내 시장점유율 1위로 지난해 상반기 매출 3669억원, 영업이익 739억원을 기록했다. 연간 영업이익은 1500억~1800억원에 달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이를 반영한 기업 가치로 2조원 안팎이 거론된다.
인수 후보로는 현금성 자산이 16조원에 달하는 HMM 등 국내외 해운사와 맥쿼리, 브룩필드, EQT파트너스 등 인프라에 강점이 있는 사모펀드(PEF)가 거론된다.
IB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 직후 찾아온 해운업 슈퍼사이클로 막대한 현금을 쥔 국내외 해운사들이 단기 운임 변동에서 비교적 자유로운 탱커선 사업부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며 “한앤컴퍼니가 제값을 받을 적기라고 판단해 매각에 속도를 내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앤컴퍼니는 2018년 SK그룹으로부터 SK해운을 약 1조5000억원에 인수했다.
위기 때도 흑자낸 탱커선…HMM 뛰어들까
SK해운은 국내 해운사 가운데 매출 구조가 가장 안정적인 회사 중 하나다. 원유를 나르는 탱커선, 액화석유가스(LPG)·액화천연가스(LNG)를 운반하는 가스선, 곡물 등을 수송하는 드라이벌크선 등 주력 사업이 모두 장기 계약 위주로 운영되기 때문이다. 그중에서도 탱커선 사업은 해운 시황에 따른 부침이 가장 적다. 최악의 해운 경기로 HMM(당시 현대상선)이 각각 8334억원, 4068억원의 영업손실을 낸 2016년과 2017년에도 SK해운 탱커선 사업은 918억원, 387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한앤컴퍼니는 2018년 일감 몰아주기 규제에 선제적으로 대응한 SK그룹으로부터 SK해운 경영권 지분(83.65%)을 인수했다. 1조5000억원의 인수대금이 모두 회사로 투입되면서 2017년 2540%에 달하던 부채비율이 600%대로 줄었다. 신규 투자에도 나서 18척에 그쳤던 초대형 원유운반선(VLCC)이 30척까지 늘었다. 2018년 매출 1조6358억원, 영업이익 733억원을 기록한 SK해운은 지난해 매출 1조8937억원, 영업이익 2078억원으로 실적이 개선됐다.
SK그룹에서 독립한 이후 SK에너지, SK E&S, SK가스 등 SK그룹이 차지하던 매출 비중을 80%에서 60%대까지 줄이고 고객사를 다변화한 것도 매력 요인이다. 탱커선 사업부는 2019년 현대오일뱅크, GS칼텍스 등 국내 원유사는 물론 매출 300조원 규모의 글로벌 원유 트레이딩사인 트라피구라와도 거래를 시작했다.
유력한 인수 후보로는 글로벌 해운사들이 거론된다. 현재 글로벌 탱커선 시장은 중국과 중동의 국영 해운사, 오랜 업력을 지닌 북유럽 및 그리스의 대형 해운사 중심으로 재편된 상태다. 배를 30척 이상 보유한 탱커선 회사가 매물로 나오는 건 흔치 않은 투자 기회라는 게 업계 평가다. 글로벌 선사에는 국내 석유화학기업으로 고객선을 다변화할 기회도 될 수 있다. KKR, 맥쿼리, 브룩필드, EQT파트너스 등 장기 현금흐름을 중시하는 인프라 사모펀드(PEF)들도 인수전에 관심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국적선사인 HMM의 행보에도 관심이 쏠린다. HMM은 현대상선 시절인 2000년대 초반까지 컨테이너선과 벌크선(탱커선·LNG선·전용선 포함)의 매출 비중이 50 대 50 수준인 종합 해운사였다. 하지만 유동성 위기로 사업부를 순차적으로 매각하면서 컨테이너선 비중이 90% 이상으로 높아졌다. 민영화를 추진 중인 HMM이 시황 변동에 취약한 컨테이너선 위주의 사업구조에서 탈피하기 위해 인수를 고려할 수 있다는 게 투자은행(IB)업계의 관측이다. HMM 측은 “검토하고 있지 않다”는 입장이다. 장기적으론 전기차 시대에 원유 수요가 줄어 탱커선 수요도 줄어들 것이란 시각도 있다.
차준호/하지은 기자 chach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