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현의 로그인 e스포츠] 는 게임을 넘어 스포츠, 그리고 문화콘텐츠로 성장하고 있는 e스포츠에 대한 이야기를 다룹니다. 인상 깊었던 경기들은 물론, 궁금했던 뒷이야기 나아가 산업으로서 e스포츠의 미래에 대해 분석합니다.
광동 프릭스 불독(이태영) (제공=LCK)
광동 프릭스 불독(이태영) (제공=LCK)
지난 12일 LCK(리그오브레전드 챔피언스 코리아) 2023 스프링 시즌에 또 한 번 ‘광동풍’이 불었다. 리그 7위인 광동 프릭스가 리그 2위 자리를 놓고 디플러스 기아와 경쟁 중인 3위 젠지 e스포츠를 잡아낸 것이다. 지난 3일 리브 샌드박스에 이어 또다시 서부권 강팀을 잡아낸 광동은 3연승을 달성했다. 1라운드에 KT 롤스터를 상대로 승리를 거둔 것이 결코 운이 아니었다는 것을 증명해냈다. 이번 시즌 플레이오프 진출권 밖인 7위 이하 팀 중에 6위권 내 팀을 상대로 승점을 가져간 팀은 광동이 유일하다.

이날 1세트는 젠지가 두 번째 드래곤(용)을 놓고 벌어진 한타에서 승리한 이후 라인별로 킬을 만들어내며 기세를 이어가며 이겼다. 하지만 2세트부터 광동의 반전 드라마가 시작됐다. 주인공은 단연코 미드 라이너인 불독(이태영)이었다. “밴픽의 핵심은 미드”라는 김대호(씨맥) 광동 감독의 말처럼 불독은 2, 3세트 모두 상대의 밴픽을 맞받아치는 챔피언을 골랐고 제대로 그 역할을 해냈다.

2세트에는 요네를 꺼내 꾸준히 성장했다. 전령 전투에서 맹활약 하며 승기를 잡는 데 기여했다. 3세트에서는 잘 선택받지 않는 아우렐리온 솔을 꺼내들었다. 성장을 바탕으로 후반 싸움을 지향하는 상대팀 베이가에 맞불 작전을 택한 것이다. 상대에게 용과 킬을 내주며 안 좋은 흐름 속에서 영재(고영재)와 함께 미드에서 3킬을 합작하며 분위기를 바꿔놨다. 이후 젠지가 용과 바론 등 대형 오브젝트를 모두 챙겨가며 앞서갔지만 아우렐리온 솔을 중심으로 뭉친 광동이 스노우볼을 저지했다. 결국 두 번째 장로드래곤이 나왔고 젠지의 콜이 엇갈린 사이 스틸에 성공한 광동이 젠지 선수들을 모두 잡아내며 넥서스를 터트렸다.
광동 프릭스 김대호 감독(오른쪽)과 서포터 모함(정재훈) (제공=LCK)
광동 프릭스 김대호 감독(오른쪽)과 서포터 모함(정재훈) (제공=LCK)
김 감독은 지난 스프링 시즌 1라운드에서 “우리를 일찍 만나는 게 다행”이라며 선수들의 성장에 대한 자신감을 드러낸 바 있다. 2라운드에 들어서 서부권 강팀을 차례로 꺾어내며 이를 증명하고 있다. LCK 2위권 싸움에 강력한 변수로 떠오른 ‘광동풍’이 오늘(15일) DRX를 상대로는 어떤 모습을 보여줄지 기대를 모으고 있다.

한편 광동으로부터 예상치 못한 일격을 당한 젠지는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11승 5패로 3위로 내려앉으며 2위 경쟁을 벌이던 디플러스 기아(12승 4패)에게 뒤처지게 됐다. 2경기만을 남겨둔 상황이라 디플 기아가 남은 경기를 모두 패하고 젠지가 모두 이겨야 역전할 수 있게 됐다. 흥미로운 점은 두 팀이 오는 18일에 맞붙게 된다는 것이다. 양 팀이 이전에 치러지는 경기에서 각각 승리하거나 패배하는 경우의 수에 따라 해당 경기 결과가 최종적으로 2위를 결정지을 가능성이 크다.

이주현 기자 2JuHy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