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PRO] 바이오주 2년 부진 끝나가나…전문가 3인의 의견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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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라인드 인터뷰
“재무 리스크 한 고비 넘겼고, 임상 결과 공시 투명성 높아져”
“VC 바이오 심사역들 다른 섹터 투입돼…단타 수급만 유입” 주식 시장에서 소외가 받아온 헬스케어 섹터에 미세하게나마 변화의 조짐이 보인다. 이익을 내는 미용 관련 종목들의 강세에 이어, 최근에는 신약 개발 바이오텍들도 임상 개발 관련 호재가 나오면 강한 상승세가 나타난다. 증권사의 전략 담당 애널리스트들도 하나둘 헬스케어섹터를 언급하고 있다.
한경 마켓PRO는 최근 헬스케어 섹터에 나타난 변화를 코로나 치료제 모멘텀으로 급등한 뒤 2년 넘게 이어진 헬스케어섹터 부진의 끝이 가까워지는 신호로 볼 수 있을지 증권사 제약·바이오 섹터 담당 애널리스트 A씨, 헬스케어펀드 운용역 B씨, 바이오기업 IR 담당 임원 C씨에게 물어봤다.
A씨와 B씨 사이에서는 바이오주가 당장 반등하지는 않더라도 바닥을 다져가고 있다는 데 공감대가 형성됐다. 지금까지 주가가 워낙 많이 하락했기 때문이다. B씨는 “셀트리온의 경우 예전에 분식회계 이슈가 불거졌을 때도 주가수익비율(PER) 30배 정도에서 반등했다. 현재 그 수준”이라고 말했다.
임상 개발 관련 호재가 나오면 해당 종목의 주가가 강하게 반등하는 등 호재에 대한 민감도가 높아진 모습도 나타나고 있다. 가장 최근에는 한올바이오파마가 자가면역질환 치료 신약 후보 HL161에 대한 중국 임상 3상 결과를 발표한 뒤 급등세를 보였다.
A씨는 “바이오주 투자심리는 유동성과 연구·개발(R&D) 성과 두 가지 변수가 좌우한다”며 “작년엔 두 가지 모두 좋지 않았고, 올해 들어 향후 긴축이 완화될 수 있다는 기대가 생겨 호재에 반응하는 바이오주가 나타나기 시작한 걸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B씨는 “과거엔 회사가 실패한 임상 결과에 자의적 해석으로 ‘성공적’이라는 식의 수사를 붙이는 경우도 있었지만, 지금은 1차지표를 충족시켰는지와 통계적 유의성을 확보했는지를 명확하게 밝혀야 한다”며 “임상 개발 관련 공시의 투명성이 높아졌다는 측면에서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올해 바이오섹터의 최대 악재로 지목됐던 재무 리스크도 일단은 한 고비 넘겼다는 평가다. B씨는 “작년도 사업보고서 기준으로 관리종목으로 지정되거나 재무 리스크가 불거질 종목은 눈에 띄지 않았다”고 말했다.
다만 “문제는 2023년도 사업보고서가 나올 때까지 더 악화되지 않고 지금 수준이 유지되느냐다”라며 “긴축 완화에 대한 기대가 있지만, SVB 사태로 불거진 금융업권의 불확실성이 별 탈 없이 해소되는지에 대한 허들은 남아 있다”고 덧붙였다.
이에 더해 C씨는 바이오주 반등을 논하기는 이른 상황이라고까지 낙담한다. 그는 “대형 벤처캐피털(VC)의 바이오 담당 심사역 4명이 아직까지도 모두 다른 섹터를 분석하는 데 투입되고 있다”며 “주식 시장에서도 마찬가지다. 아직도 52주 신저가 목록을 보면 제법 이름이 알려진 바이오주가 포함되지 않는 날이 별로 없다”고 토로했다.
매수세가 들어오지 않는다는 말이다. C씨는 “최근 바이오주에 대한 기관들 매매의 상당 부분이 2~3일 정도 보유하는 단타”라며 “증권사 애널리스트가 주최하는 세미나에 별로 참석하지도 않는다고 한다”고 전했다.
바이오주만의 문제가 아니라는 분석이 나온다. B씨는 “올해 초 LG에너지솔루션 주식의 1년 보호예수 해제를 계기로 2차전지 섹터가 강하게 상승하면서 성장주 수급을 빨아들였다”며 “다른 성장주 섹터에 관심을 가지려고 하면 2차전지 섹터에서 몇십조원 단위의 수주 공시가 나오지 않았느냐. 게다가 2차전지 섹터는 실적(이익)을 내고 있기도 하다”고 설명했다.
한경우 한경닷컴 기자 case@hankyung.com
“재무 리스크 한 고비 넘겼고, 임상 결과 공시 투명성 높아져”
“VC 바이오 심사역들 다른 섹터 투입돼…단타 수급만 유입” 주식 시장에서 소외가 받아온 헬스케어 섹터에 미세하게나마 변화의 조짐이 보인다. 이익을 내는 미용 관련 종목들의 강세에 이어, 최근에는 신약 개발 바이오텍들도 임상 개발 관련 호재가 나오면 강한 상승세가 나타난다. 증권사의 전략 담당 애널리스트들도 하나둘 헬스케어섹터를 언급하고 있다.
한경 마켓PRO는 최근 헬스케어 섹터에 나타난 변화를 코로나 치료제 모멘텀으로 급등한 뒤 2년 넘게 이어진 헬스케어섹터 부진의 끝이 가까워지는 신호로 볼 수 있을지 증권사 제약·바이오 섹터 담당 애널리스트 A씨, 헬스케어펀드 운용역 B씨, 바이오기업 IR 담당 임원 C씨에게 물어봤다.
A씨와 B씨 사이에서는 바이오주가 당장 반등하지는 않더라도 바닥을 다져가고 있다는 데 공감대가 형성됐다. 지금까지 주가가 워낙 많이 하락했기 때문이다. B씨는 “셀트리온의 경우 예전에 분식회계 이슈가 불거졌을 때도 주가수익비율(PER) 30배 정도에서 반등했다. 현재 그 수준”이라고 말했다.
임상 개발 관련 호재가 나오면 해당 종목의 주가가 강하게 반등하는 등 호재에 대한 민감도가 높아진 모습도 나타나고 있다. 가장 최근에는 한올바이오파마가 자가면역질환 치료 신약 후보 HL161에 대한 중국 임상 3상 결과를 발표한 뒤 급등세를 보였다.
A씨는 “바이오주 투자심리는 유동성과 연구·개발(R&D) 성과 두 가지 변수가 좌우한다”며 “작년엔 두 가지 모두 좋지 않았고, 올해 들어 향후 긴축이 완화될 수 있다는 기대가 생겨 호재에 반응하는 바이오주가 나타나기 시작한 걸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B씨는 “과거엔 회사가 실패한 임상 결과에 자의적 해석으로 ‘성공적’이라는 식의 수사를 붙이는 경우도 있었지만, 지금은 1차지표를 충족시켰는지와 통계적 유의성을 확보했는지를 명확하게 밝혀야 한다”며 “임상 개발 관련 공시의 투명성이 높아졌다는 측면에서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올해 바이오섹터의 최대 악재로 지목됐던 재무 리스크도 일단은 한 고비 넘겼다는 평가다. B씨는 “작년도 사업보고서 기준으로 관리종목으로 지정되거나 재무 리스크가 불거질 종목은 눈에 띄지 않았다”고 말했다.
다만 “문제는 2023년도 사업보고서가 나올 때까지 더 악화되지 않고 지금 수준이 유지되느냐다”라며 “긴축 완화에 대한 기대가 있지만, SVB 사태로 불거진 금융업권의 불확실성이 별 탈 없이 해소되는지에 대한 허들은 남아 있다”고 덧붙였다.
이에 더해 C씨는 바이오주 반등을 논하기는 이른 상황이라고까지 낙담한다. 그는 “대형 벤처캐피털(VC)의 바이오 담당 심사역 4명이 아직까지도 모두 다른 섹터를 분석하는 데 투입되고 있다”며 “주식 시장에서도 마찬가지다. 아직도 52주 신저가 목록을 보면 제법 이름이 알려진 바이오주가 포함되지 않는 날이 별로 없다”고 토로했다.
매수세가 들어오지 않는다는 말이다. C씨는 “최근 바이오주에 대한 기관들 매매의 상당 부분이 2~3일 정도 보유하는 단타”라며 “증권사 애널리스트가 주최하는 세미나에 별로 참석하지도 않는다고 한다”고 전했다.
바이오주만의 문제가 아니라는 분석이 나온다. B씨는 “올해 초 LG에너지솔루션 주식의 1년 보호예수 해제를 계기로 2차전지 섹터가 강하게 상승하면서 성장주 수급을 빨아들였다”며 “다른 성장주 섹터에 관심을 가지려고 하면 2차전지 섹터에서 몇십조원 단위의 수주 공시가 나오지 않았느냐. 게다가 2차전지 섹터는 실적(이익)을 내고 있기도 하다”고 설명했다.
한경우 한경닷컴 기자 cas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