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이피에스, 폐배터리 재활용 속도 낸다…"캐시카우로 키울 것" [강경주의 IT카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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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경주의 IT카페] 75회
케이피에스, 영풍·SM그룹 따돌리고 세기리텍 인수
"제련설비 증설하면 1~2년 내 매출 2000억원↑ 가능"
폐배터리 사업 엄격한 환경 규제로 진입장벽 높아
"세기리텍의 가치 환경 인허가 취득했다는데 있어"
케이피에스, 영풍·SM그룹 따돌리고 세기리텍 인수
"제련설비 증설하면 1~2년 내 매출 2000억원↑ 가능"
폐배터리 사업 엄격한 환경 규제로 진입장벽 높아
"세기리텍의 가치 환경 인허가 취득했다는데 있어"
코스닥시장 상장사 케이피에스가 영풍, SM그룹 등 대기업을 제치고 폐배터리 리사이클링(재활용) 업체 세기리텍 인수에 성공하자 업계에서는 다윗이 골리앗을 이긴 것이라는 평가가 나왔다. 핵심 전방산업인 배터리 회사는 인수합병(M&A) 매물로 거의 나오지 않는 데다 미래 성장성까지 뚜렷했기 때문에 대기업 손에 들어갈 것이란 예상이 많았기 때문. 김하용 케이피에스 대표는 세기리텍을 리튬폐배터리 재활용 업체로 키운 다음 기존 디스플레이와 바이오 사업과의 시너지를 본격 추진한다는 구상이다.
앞서 케이피에스는 영풍, SM그룹 등을 공개입찰 경쟁에서 따돌리고 유암코리바운스제일차기업재무안정사모투자합작회사(유암코)로부터 세기리텍 지분 100%와 경영권을 확보했다. 지난 6일 유암코에 거래대금 333억원을 전액 납부하며 모든 인수 절차를 매듭지었다.
세기리텍은 비철금속 제련 등을 주사업 목적으로 2010년 설립된 업체다. 폐배터리와 폐납을 재활용한 다음 자동차산업 필수품인 배터리 주원료(연괴)를 생산해 국내외 유명 배터리제조사에 공급 중이다. 2021년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884억원과 42억원, 지난해에는 870억원과 49억원을 달성할 정도로 독과점적 수익구조를 갖췄다. 김 대표는 "비철금속 재생사업 분야에서 세기리텍은 국내 최고 수준의 제련설비를 기반으로 다양한 원재료를 가공할 수 있는 데다 유수의 판매 네트워크를 보유 중인 곳"이라며 "허가받아 놓은 제련설비까지 증설하면 가파른 매출 상승도 가능하다"고 전했다. 또 기술이전만 끝내면 NCM(니켈·코발트·망간) 계열의 리튬배터리 재활용에도 뛰어들 수 있다고 강조했다.
업계에서는 세기리텍의 가치가 '환경 인허가'에 있다고 입을 모은다. 김 대표는 "갈수록 강화되는 환경규제로 인해 지정폐기물재활용업에 대한 신규 인허가의 경우 2011년 이후 전무한 상황"이라며 "사업구조상 진입장벽이 상당한 만큼 안정적인 캐시카우(Cash Cow) 역할을 해낼 것"이라고 자신했다.
실제 폐배터리 재생사업은 엄격한 환경 규제로 인해 진입장벽이 높은 시장을 형성하고 있다. 해당 사업을 영위하려면 주민동의가 필요한 폐기물종합재활용업 허가를 비롯해 △통합환경 인허가 △유해화학물질 사용업 허가 △제한물질 수입 허가 등 다수의 환경 관련 인허가를 확보해야 하지만 사실상 더 이상의 인허가를 불가능하다는 것이 공통된 의견이다.
세기리텍은 현재 리튬 전지가 아닌 납축전지 폐배터리를 재활용하고 있지만 3년 뒤 리튬 전지 사업으로 전환할 예정이다. 3년 내 최소 매출 1500억원, 영업이익 100억 이상 달성이라는 1차 목표를 세웠고 세기리텍의 기업공개(IPO)도 진행할 계획이다. 증권가 역시 케이피에스에 대해 "가장 저평가된 폐배터리 기업"이라고 평가하며 성장성을 긍정적으로 내다봤다. 김두현 하나증권 연구원은 "세기리텍은 높은 수준의 공정 설비와 기술력, 판매 네트워크를 갖춘 업체"라며 "폐배터리 사업을 영위하기 위한 허가를 모두 받아둔 상태로 납축전지 외 폐배터리 사업으로의 확장성이 기대된다"고 분석했다.
이어 "폐배터리 파쇄, 열처리하는 전처리 공정에 대한 기술력을 보유 중이고, 리튬 전지 전·후처리 공정 기술들은 정부 기관과 협업을 통해 연내 구체화될 예정"이라며 "기술 확보 이후에는 기존 비철금속을 다뤘던 만큼 빠르게 수율을 끌어올릴 것으로 판단한다"고 했다.
세기리텍의 생산능력(CAPA) 증설에 따른 매출 확대도 내다봤다. 세기리텍은 현재 회전로 2기에서 연 7만t 수준의 납축전지를 재활용하고 있다. 이는 전기차 14만대를 생산할 수 있는 물량이다. 김 대표는 "허가를 받은 1기에 대한 증설이 마무리되면 CAPA는 연 10만5000톤, 매출액은 최대 2000억원 수준으로 늘어날 전망"이라며 "향후 폐배터리로 처리하는 NCM이 1만7500t까지 확대된다고 가정했을 때 이를 전기차 대수로 환산하면 연 40만대를 생산할 수 있는 수준"이라고 내다봤다.
유럽판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이라 불리는 핵심원자재법(CRMA) 초안에 폐배터리 재활용 의무 방안이 담길 가능성이 높다는 기대감도 케이피에스에 호재다. CRMA 법안에는 희토류·리튬 등 전략적 핵심 원자재의 유럽 내 공급망을 강화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순환경제 시스템 강화 및 핵심광물의 유럽 내 조달 비율을 높이기 위해 폐배터리의 재활용 의무화가 포함될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다.
케이피에스는 세기리텍 인수를 기점으로 디스플레이, 바이오, 폐배터리 삼각편대를 구축하고 성장에 본격적인 고삐를 죌 것으로 보인다. 최근엔 중국 디스플레이용 마스크 제조업체와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디스플레이 장비 공급계약을 체결했고 바이오사업부의 항암신약 개발에도 가속도가 붙고 있다. 동탄=강경주 기자 qurasoha@hankyung.com
김하용 대표 "폐배터리 사업, 캐시카우 역할할 것"
14일 한국경제신문과 만난 김 대표는 "경기후퇴기에도 버틸 수 있는 펀더먼털(기업체력)을 장착하기 위해 수년간 성장동력을 물색해 왔다"며 "환경규제 정책이 쏟아지는 상황에서 폭발적인 초과 수요까지 기록 중인 폐배터리재활용 산업에 반드시 진출해야 한다고 판단했다"고 포문을 열었다.앞서 케이피에스는 영풍, SM그룹 등을 공개입찰 경쟁에서 따돌리고 유암코리바운스제일차기업재무안정사모투자합작회사(유암코)로부터 세기리텍 지분 100%와 경영권을 확보했다. 지난 6일 유암코에 거래대금 333억원을 전액 납부하며 모든 인수 절차를 매듭지었다.
세기리텍은 비철금속 제련 등을 주사업 목적으로 2010년 설립된 업체다. 폐배터리와 폐납을 재활용한 다음 자동차산업 필수품인 배터리 주원료(연괴)를 생산해 국내외 유명 배터리제조사에 공급 중이다. 2021년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884억원과 42억원, 지난해에는 870억원과 49억원을 달성할 정도로 독과점적 수익구조를 갖췄다. 김 대표는 "비철금속 재생사업 분야에서 세기리텍은 국내 최고 수준의 제련설비를 기반으로 다양한 원재료를 가공할 수 있는 데다 유수의 판매 네트워크를 보유 중인 곳"이라며 "허가받아 놓은 제련설비까지 증설하면 가파른 매출 상승도 가능하다"고 전했다. 또 기술이전만 끝내면 NCM(니켈·코발트·망간) 계열의 리튬배터리 재활용에도 뛰어들 수 있다고 강조했다.
업계에서는 세기리텍의 가치가 '환경 인허가'에 있다고 입을 모은다. 김 대표는 "갈수록 강화되는 환경규제로 인해 지정폐기물재활용업에 대한 신규 인허가의 경우 2011년 이후 전무한 상황"이라며 "사업구조상 진입장벽이 상당한 만큼 안정적인 캐시카우(Cash Cow) 역할을 해낼 것"이라고 자신했다.
실제 폐배터리 재생사업은 엄격한 환경 규제로 인해 진입장벽이 높은 시장을 형성하고 있다. 해당 사업을 영위하려면 주민동의가 필요한 폐기물종합재활용업 허가를 비롯해 △통합환경 인허가 △유해화학물질 사용업 허가 △제한물질 수입 허가 등 다수의 환경 관련 인허가를 확보해야 하지만 사실상 더 이상의 인허가를 불가능하다는 것이 공통된 의견이다.
"케이피에스는 가장 저평가된 폐배터리 기업"
김 대표는 세기리텍 인수 전 직접 경북 영천 공장을 방문한 자리에서 폐배터리의 성장성을 봤다. 그는 "경영자로서 갖고 있는 철학이 있는데 수익성은 '심플함'에서 나온다는 것"이라며 "현장에 가서 보니 일련의 제조 과정들이 비전문가도 이해할 수 있을 정도로 심플해 매력적으로 느껴졌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앞으로 중요한 건 심플함 안에서 어떤 차별성을 추구하느냐가 될 것"이라며 "거대 산업군인 배터리 분야에서 세기리텍만이 할 수 있는 특화 포인트를 발굴해 수익성을 더 높일 것"이라고 덧붙였다.세기리텍은 현재 리튬 전지가 아닌 납축전지 폐배터리를 재활용하고 있지만 3년 뒤 리튬 전지 사업으로 전환할 예정이다. 3년 내 최소 매출 1500억원, 영업이익 100억 이상 달성이라는 1차 목표를 세웠고 세기리텍의 기업공개(IPO)도 진행할 계획이다. 증권가 역시 케이피에스에 대해 "가장 저평가된 폐배터리 기업"이라고 평가하며 성장성을 긍정적으로 내다봤다. 김두현 하나증권 연구원은 "세기리텍은 높은 수준의 공정 설비와 기술력, 판매 네트워크를 갖춘 업체"라며 "폐배터리 사업을 영위하기 위한 허가를 모두 받아둔 상태로 납축전지 외 폐배터리 사업으로의 확장성이 기대된다"고 분석했다.
이어 "폐배터리 파쇄, 열처리하는 전처리 공정에 대한 기술력을 보유 중이고, 리튬 전지 전·후처리 공정 기술들은 정부 기관과 협업을 통해 연내 구체화될 예정"이라며 "기술 확보 이후에는 기존 비철금속을 다뤘던 만큼 빠르게 수율을 끌어올릴 것으로 판단한다"고 했다.
세기리텍의 생산능력(CAPA) 증설에 따른 매출 확대도 내다봤다. 세기리텍은 현재 회전로 2기에서 연 7만t 수준의 납축전지를 재활용하고 있다. 이는 전기차 14만대를 생산할 수 있는 물량이다. 김 대표는 "허가를 받은 1기에 대한 증설이 마무리되면 CAPA는 연 10만5000톤, 매출액은 최대 2000억원 수준으로 늘어날 전망"이라며 "향후 폐배터리로 처리하는 NCM이 1만7500t까지 확대된다고 가정했을 때 이를 전기차 대수로 환산하면 연 40만대를 생산할 수 있는 수준"이라고 내다봤다.
유럽판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이라 불리는 핵심원자재법(CRMA) 초안에 폐배터리 재활용 의무 방안이 담길 가능성이 높다는 기대감도 케이피에스에 호재다. CRMA 법안에는 희토류·리튬 등 전략적 핵심 원자재의 유럽 내 공급망을 강화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순환경제 시스템 강화 및 핵심광물의 유럽 내 조달 비율을 높이기 위해 폐배터리의 재활용 의무화가 포함될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다.
케이피에스는 세기리텍 인수를 기점으로 디스플레이, 바이오, 폐배터리 삼각편대를 구축하고 성장에 본격적인 고삐를 죌 것으로 보인다. 최근엔 중국 디스플레이용 마스크 제조업체와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디스플레이 장비 공급계약을 체결했고 바이오사업부의 항암신약 개발에도 가속도가 붙고 있다. 동탄=강경주 기자 qurasoh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