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입률 60%를 넘어서며 택시 호출 시장에서 빠르게 안착하고 있는 대구로 택시 . 대구시 제공
가입률 60%를 넘어서며 택시 호출 시장에서 빠르게 안착하고 있는 대구로 택시 . 대구시 제공
대구 시민들의 고향사랑 소비성향이 서비스와 쇼핑업계의 판도를 바꾸고 있다.

시는 지난해 12월 대구 토종 배달앱인 ‘대구로’에 택시 호출 앱인 ‘대구로택시’를 얹어 카카오가 독점한 택시 호출시장에 뛰어들었다. 플랫폼경제 시대에 접어들면서 배달의민족, 카카오 등 플랫폼기업이 지역에서 거둬가는 수수료가 지나치게 높아 영세상인과 택시업계, 시민에게 큰 부담을 준다는 판단에서다. 대구시 관계자는 “매출은 늘고 있지만 세수·고용 기여도가 낮고 자금의 역외 유출 규모가 큰 탓에 대구 경제에 도움이 안 된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12월 22일 출범한 대구로택시의 가입 택시는 지난 10일 기준으로 전체 운행 택시 1만3866대의 61%인 8517대에 이른다. 하루 호출 건수는 1만802건으로 전체 택시앱 호출 5만3700여 건의 20%를 넘어섰다. 정장수 대구시 시정혁신단장은 “대당 하루 콜이 5건을 넘으면 성공적이라고 볼 수 있는데 이미 4콜을 넘어섰다”며 “가장 성과가 좋다는 부산 동백택시의 점유율이 1년 넘도록 10%에 불과한 데 비해 대구로택시는 석 달도 안 돼 성공 가능성을 보였다”고 말했다.

시는 대구로택시의 선전을 시민의 응집력 덕분으로 풀이하고 있다. 갈수록 어려워지는 지방 경제 환경에서 기왕이면 지역과 서민경제에 도움이 되는 소비를 하겠다는 트렌드가 나타나고 있다는 분석이다.

대구 소비자들의 응집력은 쇼핑업계 판도도 바꾸고 있다. 홍준표 대구시장은 지난 10일 롯데쇼핑과 가진 수성알파시티 롯데쇼핑몰 신속 추진 합의서 체결식에서 대구시민의 응집력을 언급했다.

홍 시장은 “전국적으로는 롯데가 유통시장을 리드하고 있지만 대구 쇼핑 시장에서는 신세계가 휩쓸고 있다”며 “이유는 신세계백화점이 출범 때부터 대구법인으로 운영돼 응집력이 강한 대구시민이 대구신세계를 애용한 때문”이라는 분석을 내놨다. 그는 “롯데가 영남지역 최고 쇼핑센터가 되기 위해서는 지역 정서를 끌어안는 부분을 유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수성알파시티 롯데쇼핑몰을 추진해온 롯데는 2021년 추진 주체가 바뀌면서 대구법인이 없어졌다.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대구 주요 백화점의 매출은 대구신세계가 1조4391억원으로 전년보다 20.5% 성장한 반면 더현대대구(-3.8%)와 롯데백화점 대구점(-2.8%)은 소폭 하락했다.

안중곤 대구시 경제국장은 “철도역에 있는 대형 백화점은 유동인구의 소비층이 다양해 명품 백화점으로 성공하기 어렵다는 것이 업계 상식이었는데 대구신세계는 이를 깼다”며 “지역법인화를 통한 지역 진출 전략이 먹히고 있다”고 평가했다.

대구=오경묵 기자 okmoo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