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현 국민의힘 대표(오른쪽)와 황교안 전 대표가 14일 서울 여의도의 한 식당에서 만났다. 두 사람은 “내년 총선 승리를 위해 원팀으로 가자”고 뜻을 모았다.   /김병언 기자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오른쪽)와 황교안 전 대표가 14일 서울 여의도의 한 식당에서 만났다. 두 사람은 “내년 총선 승리를 위해 원팀으로 가자”고 뜻을 모았다. /김병언 기자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가 15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만난다. 양당 대표 회동은 지난해 5월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처음이다.

유상범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14일 MBC 라디오에서 대표 회동과 관련해 “14일에서 16일 사이로 날짜를 제안해 15일 오전 10시30분에 면담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당선된 김 대표가 이 대표를 찾아가 예방하는 형식이 될 전망이다.

김 대표는 지난 8일 전당대회가 끝난 직후 기자들에게 “가능한 한 빨리 이 대표를 만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다음날 이 대표는 김 대표의 당선을 축하하며 “민생 문제 해결을 위해 협력할 것은 확실히 협력하겠다”고 화답했다.

이에 따라 15일 회동에서는 정치 이슈보다 정책 현안에 대한 의견 교환이 이뤄질 전망이다. 이날 김 대표는 “이 대표가 민생 챙기기라는 큰 틀에 공감해 줘 감사하다”며 “‘민생 잘 챙기기 경쟁하자’ ‘일 잘하고 민생 잘 챙기는 것을 먼저 하자’고 제안하겠다”고 말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왼쪽)가 14일 국회에서 열린 민주당 총선 공천제도 태스크포스(TF) 회의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김병언 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왼쪽)가 14일 국회에서 열린 민주당 총선 공천제도 태스크포스(TF) 회의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김병언 기자
양당 대표 회동은 각 당의 리더십 불안정으로 오랜 기간 성사되지 못했다. 민주당은 지난해 3월 대선 패배로, 국민의힘은 이준석 전 대표 징계 등으로 내홍을 겪으며 비상대책위원회 체제를 가동한 데 따른 것이다. 정진석 전 국민의힘 비대위원장은 이 대표의 사법 리스크를 이유로 만남에 부정적이었다.

김 대표와 이 대표 사이에도 악연은 깊다. 2021년 원내대표 시절 김 대표는 이 대표의 대장동 개발 의혹 공세를 주도했다. 이에 이 대표가 “(김 대표를) 봉고파직(관가의 창고를 봉하고 파면)에 더해서 남극 쪽에 있는 섬으로 위리안치(귀양 보내 집에 가둠)하도록 하겠다”고 공격했다. 최근에는 이 대표의 경기지사 시절 측근 사망과 관련해 김 대표가 “오싹하고 섬뜩하다”며 이 대표가 책임져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그럼에도 두 사람이 마주앉는 데는 정치적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졌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이 대표는 사법 리스크 돌파를 위해, 김 대표는 대통령실의 국정 과제 추진을 위해 민생 관련 입법 처리가 시급한 상황이다.

노경목 기자 autonom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