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명관 작가 "부커상 후보 지명은 작은 행운…담담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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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고래'로 인터내셔널 부문 1차 후보…"인생에서 빼놓을 수 없는 작품"
"아무 감흥이 없다고 얘기하긴 그렇긴 한데, 진짜 아무 생각이 없네요.
담담합니다.
(웃음)"
14일(현지시간) 영국 최고 권위 문학상인 부커상 후보에 오른 천명관 작가는 연합뉴스와 전화 인터뷰에서 이렇게 소감을 밝혔다.
그는 소설 '고래'로 이날 부커상 인터내셔널 부문 1차 후보(롱리스트)에 이름을 올렸다.
이 부문은 영어로 번역된 작품을 대상으로 한다.
국내 작가 중에서는 한강이 2016년 '채식주의자'로 수상의 영예를 안은 바 있다.
천 작가는 "쿨하게 얘기하자면 (1차 후보에) 번역판 책 10여 편을 올리다 보니 '고래'가 들어간 게 아닌가 싶다"면서 "상을 받는다는 것은 그냥 행운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이라 이것도 그냥 작은 행운이라 여기고 있다"고 말했다.
천 작가의 첫 장편 소설 '고래'는 시골 마을에서 태어난 여성이 주정꾼인 아버지를 떠나 소도시의 기업가로 성공하고 몰락하는 과정을 그린 작품으로 국내에서는 2004년 출간됐다.
천 작가는 "최근에 영미판이 새로 출간되면서 이런 일이 생긴 건데 나온 지 20년 가까이 된 책이 후보에 올라 어리둥절하다"면서도 "'고래'는 제 인생에서 빼놓을 수 없는 작품"이라며 애정을 드러냈다.
그는 영화 '총잡이'(1995), '북경반점'(1999), '이웃집 남자'(2009) 등의 각본을 쓰며 영화인의 삶을 살다 단편 소설 '프랭크와 나'가 2003년 문학동네 신인상을 받으며 문단에 발을 들였다.
2004년 '고래'로 문학동네소설상을 받은 뒤에는 '유쾌한 하녀 마리사', '고령화 가족', '나의 삼촌 브루스 리', '칠면조와 달리는 육체노동자', '이것이 남자의 세상이다' 등을 집필하며 소설가로서의 행보를 걸어왔다.
천 작가는 "40대를 온전히 소설가로 보낼 수 있었던 건 '고래' 덕분"이라고 고백했다.
"제 데뷔작이자 대표작이잖아요.
영화판을 떠나서 처음으로 소설을 썼는데 책도 많이 팔리고 상도 받으면서 제가 작가 생활을 할 수 있게 됐어요.
여러모로 저를 이끌어준 작품이에요.
'고래'를 쓴 건 제 인생에서 가장 잘된 일이라고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
천 작가는 지난해 영화 '뜨거운 피'로 데뷔를 마친 '늦깎이' 영화감독이기도 하다.
그는 "영화 한 편을 만드는 데 시간도 너무 많이 걸렸고, 내가 하고 싶은 대로 되지도 않는다는 걸 느꼈다"며 "마음 같아선 조용히 소설이나 쓰면서 남은 생을 보내고 싶다"고 했다.
"그런데 그래서는 먹고살기가 힘들 것 같아요.
'고래'가 나왔을 때만 해도 문학 시장이 사양길에 접어들었단 얘기를 했는데, 지금은 환경이 더 안 좋잖아요.
제가 쓰는 글이 독자에게 어필될 수 있을까 하는 회의감도 있고요.
세상도 많이 바뀌었고, 20년이면 강산이 두 번 변하는 건데, 저는 뭐 그냥 옛날 사람이죠. (웃음)"
/연합뉴스
담담합니다.
(웃음)"
14일(현지시간) 영국 최고 권위 문학상인 부커상 후보에 오른 천명관 작가는 연합뉴스와 전화 인터뷰에서 이렇게 소감을 밝혔다.
그는 소설 '고래'로 이날 부커상 인터내셔널 부문 1차 후보(롱리스트)에 이름을 올렸다.
이 부문은 영어로 번역된 작품을 대상으로 한다.
국내 작가 중에서는 한강이 2016년 '채식주의자'로 수상의 영예를 안은 바 있다.
천 작가는 "쿨하게 얘기하자면 (1차 후보에) 번역판 책 10여 편을 올리다 보니 '고래'가 들어간 게 아닌가 싶다"면서 "상을 받는다는 것은 그냥 행운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이라 이것도 그냥 작은 행운이라 여기고 있다"고 말했다.
천 작가의 첫 장편 소설 '고래'는 시골 마을에서 태어난 여성이 주정꾼인 아버지를 떠나 소도시의 기업가로 성공하고 몰락하는 과정을 그린 작품으로 국내에서는 2004년 출간됐다.
천 작가는 "최근에 영미판이 새로 출간되면서 이런 일이 생긴 건데 나온 지 20년 가까이 된 책이 후보에 올라 어리둥절하다"면서도 "'고래'는 제 인생에서 빼놓을 수 없는 작품"이라며 애정을 드러냈다.
그는 영화 '총잡이'(1995), '북경반점'(1999), '이웃집 남자'(2009) 등의 각본을 쓰며 영화인의 삶을 살다 단편 소설 '프랭크와 나'가 2003년 문학동네 신인상을 받으며 문단에 발을 들였다.
2004년 '고래'로 문학동네소설상을 받은 뒤에는 '유쾌한 하녀 마리사', '고령화 가족', '나의 삼촌 브루스 리', '칠면조와 달리는 육체노동자', '이것이 남자의 세상이다' 등을 집필하며 소설가로서의 행보를 걸어왔다.
천 작가는 "40대를 온전히 소설가로 보낼 수 있었던 건 '고래' 덕분"이라고 고백했다.
"제 데뷔작이자 대표작이잖아요.
영화판을 떠나서 처음으로 소설을 썼는데 책도 많이 팔리고 상도 받으면서 제가 작가 생활을 할 수 있게 됐어요.
여러모로 저를 이끌어준 작품이에요.
'고래'를 쓴 건 제 인생에서 가장 잘된 일이라고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
천 작가는 지난해 영화 '뜨거운 피'로 데뷔를 마친 '늦깎이' 영화감독이기도 하다.
그는 "영화 한 편을 만드는 데 시간도 너무 많이 걸렸고, 내가 하고 싶은 대로 되지도 않는다는 걸 느꼈다"며 "마음 같아선 조용히 소설이나 쓰면서 남은 생을 보내고 싶다"고 했다.
"그런데 그래서는 먹고살기가 힘들 것 같아요.
'고래'가 나왔을 때만 해도 문학 시장이 사양길에 접어들었단 얘기를 했는데, 지금은 환경이 더 안 좋잖아요.
제가 쓰는 글이 독자에게 어필될 수 있을까 하는 회의감도 있고요.
세상도 많이 바뀌었고, 20년이면 강산이 두 번 변하는 건데, 저는 뭐 그냥 옛날 사람이죠. (웃음)"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