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경제가 반등의 조짐을 보이고 있다. 중국의 1~2월 소매 판매와 산업 생산 모두 감소세에서 반등했다. 리오프닝(경제활동 재개)의 효과가 반영됐다는 분석이다. 일각에서는 당국의 부양정책에 따른 단기적인 결과에 불과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중국 국가통계국(NBS)은 15일(현지시간) 올해 1~2월 소매판매가 전년 동기 대비 3.5% 증가했다고 발표했다. 중국은 춘제 연휴를 감안해 1~2월을 묶어서 집계한다. 지난해 12월에는 전년 대비 1.8% 감소했다. 작년 10월부터 감소하던 추이가 반등한 것이다.

소매 판매는 백화점, 편의점 등 다양한 유형의 소매점 판매 변화를 나타낸다. 내수 경기의 척도로 불린다.

중국의 소매 판매는 코로나 정책에 따라 급변했다. 지난해 4월 상하이 봉쇄 여파로 전년 대비 11% 감소하며 역대 2020년 3월 이후 가장 큰 하락 폭을 기록했다. 작년 8월과 9월 각 5.4%, 2.5% 증가하며 회복세를 보였다. 하지만 작년 10월 제로 코로나의 일환으로 봉쇄를 다시 시작하자 11월(-5.9%)에 큰 폭으로 축소됐다.

1~2월 의약품 소매 판매는 전년 동기 대비 19.3% 증가했다. 모든 품목 중 가장 큰 증가율을 기록했다. 지난달 확산한 유행성 독감과 코로나19가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루이스 루 옥스포드이코노믹스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와의 인터뷰에서 "올해 초부터 소비자가 중국 경제의 반등을 이끌기 시작했다"며 "다만 코로나19 확진자 급증으로 인해 의약품 구매가 늘어난 효과를 감안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중국의 1~2월 산업생산은 2.4% 증가하는 데 그쳤다. 작년 12월(1.3%)보다 증가했지만, 로이터 애널리스트 전망치인 2.6%를 밑돌았다. 지난해 9월 전년 대비 6.3% 증가한 데 이어 내리 감소하다 처음 반등했다.

중국의 산업생산은 공장, 광산, 공공시설의 총생산량을 측정한 것으로 제조업 동향을 반영하며 고용과 평균 소득 등의 선행지표로 활용된다.

농촌을 제외한 공장, 도로, 부동산 등 자본투자의 변화를 나타내는 고정자산투자는 지난 1~2월 전년 대비 5.5% 늘었다. 전망치(4.4%)를 웃도는 수치다. 중국 본토 기업의 투자는 6% 늘었지만, 홍콩 및 마카오의 투자는 5.1% 감소했다. 외국인 투자도 1.2% 줄었다.

1~2월 고정자산투자 중에서 부동산 개발 투자의 경우 전년 대비 5.7% 감소했다. 지난해 12월 전년 대비 12.2% 감소한 수치에 비해 크게 개선됐다. 당국의 부동산 경기 부양책에 시장이 반응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전기기계·장비 부문도 전년 대비 13.9% 증가하며 경기 회복 기대감이 커졌다. 지난 1일 발표된 중국 2월 구매관리자지수(PMI)도 52.6포인트를 기록하며 2012년 4월 이후 최고치를 경신했다. 리오프닝(경제활동 재개)의 효과라는 분석이다.

일각에선 정부가 주도한 경기 부양 정책의 단기 효과라는 지적도 나온다. 루 이코노미스트는 "1~2월 중국의 민간 투자는 전년 대비 0.8% 늘어난 데 비해 정부 주도 투자는 10.5% 증가했다"며 "경기 호조세는 분명하지만 신중하게 지표를 들여다볼 필요가 있다"고 했다.

푸링 후이 국가통계국 대변인도 이날 "외부 환경이 더 복잡해지고 수요 부족이 여전하며 경제 회복의 기반이 견고하지 않다"며 "시장의 신뢰를 높여 합리적인 양적 성장을 이뤄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오현우 기자 oh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