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은행주 반등…"SVB 파산여파 진정" vs "시작에 불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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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스트리퍼블릭은행 등 중소은행주 일제히 반등
자금조달에 성공…미국 정부 자금지원 방안 등 영향
무디스 "은행시스템 여전히 불안"…등급 전망 하향
자금조달에 성공…미국 정부 자금지원 방안 등 영향
무디스 "은행시스템 여전히 불안"…등급 전망 하향
미국 실리콘밸리은행(SVB) 파산 사태가 진정 국면으로 들어가는 모습이다. 미국 연방 정부를 비롯한 금융당국의 긴급대책으로 SVB의 파산 여파가 다른 중소은행으로 더 이상 확산하지 않고 있다. 이로 인해 퍼스트리퍼블릭은행을 비롯한 미국 중소은행들의 주가는 급반등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미국 금융시스템이 여전히 불안정하다고 우려하고 있다. 이미 SVB와 시그니처은행 등의 파산으로 미국 은행권 전체의 신용등급이 떨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국제 신용평가사 무디스는 14일(현지시간) 미국의 전체 은행 시스템에 대한 등급 전망을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하향했다.
퍼스트리퍼블릭은행은 위기설로 13일(현지시간) 주가가 81.76달러에서 31.21달러로 60% 급락했지만, 자금조달 성공으로 14일(현지시간) 전날보다 약 27% 오른 39.63달러로 거래를 마쳤다. 뱅크런이 실제 발생하지 않은 데다 주가 하락으로 저가 매수세가 대거 유입됐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퍼스트리퍼블릭은행과 함께 전날 두 자릿수 급락세를 보였던 미국 지방 은행들도 이날 일제히 반등했다. 솔트레이크시티에 본사를 둔 자이언즈 뱅코프의 주가는 4.47% 상승했다. 클리블랜드에 본사가 있는 키코프 주가는 6.94%, 댈러스의 코메리카는 3.99%, 텍사스 웨스트레이크의 찰스 슈왑도 9.19% 상승 마감했다.
퍼스트리퍼블릭이 뱅크런을 방어하는 데 성공한 데다 미국 정부의 신속한 예금자 보호 조치 덕분인 것으로 보인다. 미국 연방예금보험공사(FDIC)는 지난 12일 파산 절차에 들어간 SVB와 시그니처은행 등의 예금 보호 상한선을 넘는 예금도 전액 보증한다고 밝혔다. 또 은행들이 손해를 보지 않고 유동성을 마련할 수 있도록 미국 연방준비제도(FRB)에 새로운 대출 프로그램을 도입한다고 발표했다.
무디스는 보고서에서 "SVB와 실버게이트 은행, 시그니처은행에서 벌어진 예금 인출 사태와 이들 은행의 파산에 따라 (미국 은행들의) 경영 환경이 급속도로 악화하고 있다는 점을 반영했다"고 설명했다. 이러한 전망 하향 조정은 향후 미 은행 업계의 신용등급과 차입 비용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CNBC는 전했다.
SVB의 파산은 시작에 불과하다는 주장도 나온다. 15일(현지시간) 블룸버그에 따르면 구겐하임 파트너스의 최고투자책임자(CIO)인 엘 월시는 “SVB 사태의 여파는 여전히 유동적”이라며 “이 사태가 리먼브러더스가 아닌 베어스턴스의 파산과 비슷한 순간일 수도 있다”고 진단했다. 베어스턴스는 리먼브러더스가 파산하기 6개월 전인 2008년 3일 문을 닫았다.
한편 미국 법무부와 증권거래위원회(SEC)는 SVB와 뉴욕 시그니처은행에 대해 조사에 나섰다. 특히 SVB 모회사인 SVB 파이낸셜 경영진의 파산 전 지분 매각 논란도 조사 대상에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SVB 측 공시 자료에 따르면 그레그 베커 SVB 회장 겸 최고경영자(CEO)는 지난달 27일 SVB 파이낸셜 주식 1만2451주에 대해 옵션을 행사한 뒤 곧바로 매각해 230만 달러(약 30억원)의 순이익을 챙겼다. 대니얼 벡 최고재무책임자(CFO)도 같은 날 보유 지분의 3분의 1에 해당하는 2000여 주를 57만5000 달러(약 7억5000만원)에 판 것으로 나타났다. 회사 측이 무너지기 전에 고객과 투자자들에게 금융 위험 가능성과 사업상 불확실성에 대해 정확하게 알렸는지도 당국의 조사 대상에 포함될 것으로 예상된다.
박신영 기자 nyusos@hankyung.com
美 지방 은행 주가 반등
SVB 파산 여파를 차단하고 나선 것은 실리콘밸리 인근의 중소은행인 퍼스트리퍼블릭 은행이다. 이 은행은 SVB의 폐쇄로 한때 위기설이 돌았다. SVB 파산을 지켜본 고객들이 연이어 예금 인출 요구를 했기 때문이다. 자금 조달에 실패했던 SVB와 달리 퍼스트리퍼블릭 은행은 JP모건체이스 등으로부터 자금 수혈에 성공, 가용 유동성을 700억 달러 수준으로 늘렸다.퍼스트리퍼블릭은행은 위기설로 13일(현지시간) 주가가 81.76달러에서 31.21달러로 60% 급락했지만, 자금조달 성공으로 14일(현지시간) 전날보다 약 27% 오른 39.63달러로 거래를 마쳤다. 뱅크런이 실제 발생하지 않은 데다 주가 하락으로 저가 매수세가 대거 유입됐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퍼스트리퍼블릭은행과 함께 전날 두 자릿수 급락세를 보였던 미국 지방 은행들도 이날 일제히 반등했다. 솔트레이크시티에 본사를 둔 자이언즈 뱅코프의 주가는 4.47% 상승했다. 클리블랜드에 본사가 있는 키코프 주가는 6.94%, 댈러스의 코메리카는 3.99%, 텍사스 웨스트레이크의 찰스 슈왑도 9.19% 상승 마감했다.
퍼스트리퍼블릭이 뱅크런을 방어하는 데 성공한 데다 미국 정부의 신속한 예금자 보호 조치 덕분인 것으로 보인다. 미국 연방예금보험공사(FDIC)는 지난 12일 파산 절차에 들어간 SVB와 시그니처은행 등의 예금 보호 상한선을 넘는 예금도 전액 보증한다고 밝혔다. 또 은행들이 손해를 보지 않고 유동성을 마련할 수 있도록 미국 연방준비제도(FRB)에 새로운 대출 프로그램을 도입한다고 발표했다.
급한 불 껐지만, 여전히 불안
퍼스트리퍼블릭은행이 위기를 모면하면서 급한 불을 꺼졌지만, 시장에선 미국 은행시스템에 대한 불안감이 남아있다. 무디스의 미국 전체 은행에 대한 등급 전망을 낮춘 것이 대표적이다. CNBC에 따르면 무디스 투자자서비스는 최근 실리콘밸리은행(SVB)을 비롯한 미국의 잇따른 중소 지역은행 붕괴를 고려해 이같이 결정했다.무디스는 보고서에서 "SVB와 실버게이트 은행, 시그니처은행에서 벌어진 예금 인출 사태와 이들 은행의 파산에 따라 (미국 은행들의) 경영 환경이 급속도로 악화하고 있다는 점을 반영했다"고 설명했다. 이러한 전망 하향 조정은 향후 미 은행 업계의 신용등급과 차입 비용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CNBC는 전했다.
SVB의 파산은 시작에 불과하다는 주장도 나온다. 15일(현지시간) 블룸버그에 따르면 구겐하임 파트너스의 최고투자책임자(CIO)인 엘 월시는 “SVB 사태의 여파는 여전히 유동적”이라며 “이 사태가 리먼브러더스가 아닌 베어스턴스의 파산과 비슷한 순간일 수도 있다”고 진단했다. 베어스턴스는 리먼브러더스가 파산하기 6개월 전인 2008년 3일 문을 닫았다.
한편 미국 법무부와 증권거래위원회(SEC)는 SVB와 뉴욕 시그니처은행에 대해 조사에 나섰다. 특히 SVB 모회사인 SVB 파이낸셜 경영진의 파산 전 지분 매각 논란도 조사 대상에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SVB 측 공시 자료에 따르면 그레그 베커 SVB 회장 겸 최고경영자(CEO)는 지난달 27일 SVB 파이낸셜 주식 1만2451주에 대해 옵션을 행사한 뒤 곧바로 매각해 230만 달러(약 30억원)의 순이익을 챙겼다. 대니얼 벡 최고재무책임자(CFO)도 같은 날 보유 지분의 3분의 1에 해당하는 2000여 주를 57만5000 달러(약 7억5000만원)에 판 것으로 나타났다. 회사 측이 무너지기 전에 고객과 투자자들에게 금융 위험 가능성과 사업상 불확실성에 대해 정확하게 알렸는지도 당국의 조사 대상에 포함될 것으로 예상된다.
박신영 기자 nyuso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