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짧은 동영상 플랫폼인 틱톡의 기업가치가 6개월 새 800억달러(약 104조원) 축소됐다. 미국 정부가 틱톡 금지 정책을 적극적으로 밀어붙이며 몸값이 대폭 줄었다는 분석이다.

14일(현지시간) 블룸버그에 따르면 아랍에미리트(UAE)의 인공지능(AI) 개발업체 G42가 틱톡의 모기업인 바이트댄스 지분을 1억달러가량 매입했다. 매입하며 측정한 바이트댄스의 기업가치는 2200억달러(약 286조원)를 기록했다.

G42는 UAE의 국가안보보좌관인 셰이크 타쿤 빈 자이드 알 나얀이 운영하고 있다. G42 펀드를 통해 지난 수 개월간 바이트댄스 기존 주주의 지분을 지속해서 매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익명을 요구한 한 투자자도 바이트댄스 지분을 매입했다. 당시 기업가치는 2250억달러로 평가됐다.

틱톡의 몸값이 6개월 만에 대폭 줄었다. 지난해 9월 바이트댄스가 30억달러 규모의 자사주 매입을 단행할 때 기업가치를 3000억달러로 책정했다.

틱톡의 몸값은 2021년 정점을 찍었다. 글로벌 헤지펀드인 타이거 글로벌 매니지먼트가 틱톡의 지분을 매입할 때 책정된 가치는 4600억달러(약 600조원)였다.

틱톡 가치가 줄어든 건 미국 정부가 틱톡 사용을 금지하려 했기 때문이다. 정보 유출에 대한 우려가 증폭되며 틱톡을 퇴출하러 나섰다.

미국 범정부기관인 외국인 투자심사위원회(CFIUS)는 틱톡의 미국 영업을 지속할 수 있는지를 심사하고 있다. 틱톡이 제시한 개인정보 보호 방안을 CFIUS가 최종 수용하지 않으면 바이트댄스는 기업분할에 나설 방침이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틱톡은 미국 이용자 1억명의 개인정보 보호를 위한 ‘텍사스 프로젝트’를 CFIUS에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계획에는 미국 이용자 개인정보를 틱톡 자체 서버가 아닌 텍사스주 오스틴에 있는 미국 정보기술(IT) 기업 오라클의 서버에 저장하고, 정부 승인 감독위원회를 구성하는 방안 등이 포함됐다.

틱톡이 중국 기업이 소유하는 한 보안을 위협할 것이라는 의혹이 해소되지 않고 있다. 국가 안보 관련 부처인 국방부, 중앙정보부(CIA)를 비롯한 법무부 등은 바이트댄스가 틱톡의 미국 운영권을 다른 회사에 매각하도록 CFIUS가 결론을 내려야 한다고 촉구해왔다.

앞서 미 연방정부와 일부 주 정부는 정부 소유 기기에서 틱톡 사용을 금지하기로 결정했다. 미 상원에서는 최근 틱톡 사용을 금지할 수 있는 법안이 초당적으로 발의됐다. 저우서우즈 틱톡 최고경영자(CEO)는 오는 23일 미 의회에 출석해 틱톡의 개인정보 보호 관행, 회사와 중국 공산당과의 관계 등에 대해 설명할 예정이다.

오현우 기자 oh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