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중앙은행(Fed)이 이달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할 것이란 전망이 대세가 되고 있다. 미국의 2월 소비자물가지수(CPI)와 생산자물가지수(PPI) 상승률이 시장의 예상을 뛰어넘지 않아서다. 인플레이션 둔화가 확인되고 있는 만큼 실리콘밸리은행(SVB) 파산 사태에 불을 지를 수 있는 고강도 긴축은 자제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고민에 빠진 Fed…3월은 일단 '0.25%P 인상' 전망 대세
15일(현지시간)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미국 연방기금금리 선물시장에서 이날 오전 1시 기준으로 21~22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상(베이비스텝)할 확률은 79%다. 동결 가능성은 21%이고 빅스텝(한 번에 기준금리 0.5%포인트 인상)은 ‘0’이었다.

고용 등 경제지표가 최근 좋게 나오면서 당초 Fed가 이달 빅스텝을 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했다. 하지만 SVB와 시그니처은행이 파산하면서 베이비스텝이 부상했다. 여기에 CPI와 PPI까지 둔화 추세를 확인시켜주면서 빅스텝은 물 건너갔다는 얘기가 나온다.

14일 발표된 2월 CPI 상승률은 전년 동기 대비 6%로 블룸버그 전망치(6.0%)와 같았고 다우존스 전문가 예상치(6.1%)를 소폭 밑돌았다.

미 노동부가 15일 발표한 2월 PPI도 전월보다 0.1% 하락해 시장 전망치(0.3%)와 1월 상승률(0.3%)을 모두 밑돌았다. 전년 동월 대비로도 4.6% 상승해 1월 수치(5.7%)에 비해 오름폭을 크게 줄였다.

일각에서는 SVB 사태가 더 악화할 조짐을 보이면 Fed가 기준금리를 동결할 수 있다는 기대까지 나온다.

다만 이달에 베이비스텝을 하더라도 Fed의 고민이 쉽게 끝나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물가가 하락 추세이긴 하지만 여전히 목표인 2%를 크게 웃도는 수준이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인상폭을 키우면 국채 가격 하락을 불러 SVB가 무너진 것과 비슷한 상황을 초래할 수 있다는 우려도 크다.

이고운 기자 cca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