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석의 월스트리트나우] "은행 위기는 매수 기회" VS "베어스턴스 반등일 뿐"
-
기사 스크랩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3월 14일(화) 뉴욕 금융시장 정리>
▶주가↑=S&P500 +1.65%, 나스닥 +2.14%
▶채권 금리↑=미 국채 10년물 3.678%(+10.1bp)
▶유가↓=WTI 배럴당 71.33달러(-4.64%)
2월 소비자물가(CPI)가 발표됐습니다. 대부분 수치가 월가 예상에 부합하게 나왔습니다. 그리고 1월보다는 조금씩 둔화했습니다.
① 예상에 부합한 CPI
2월 헤드라인 CPI는 1년 전보다 6.0%(예상 6.0%, 1월 6.4%), 한 달 전보다는 0.4%(예상 0.4%, 1월 0.5%) 올랐습니다. 6%는 2021년 9월 이후 가장 낮은 수치입니다. 에너지와 음식을 제외한 근원 CPI는 전년 대비 5.5%(예상 5.5%, 1월 5.6%), 전월 대비 0.5%(예상 0.4%, 1월 0.4%)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가장 중요한 근원 물가의 전월 대비 수치가 0.5%로 집계되어 예상 0.4%보다 높았지만, 실제 수치는 0.45%인데 반올림된 것이어서 그리 걱정은 크지 않았습니다. ② 주거비 지속 상승, 예상외 내린 중고차
에너지 물가가 0.6% 내렸습니다. 휘발유는 1% 올랐지만, 천연가스가 8%나 내린 덕분입니다. 하지만 식품 물가가 0.4% 오르면서 이를 상쇄했습니다. 근원 물가에서는 주거비가 한 달 만에 0.8%나 올라 상승률 전체의 70%를 책임졌습니다. 지난달 0.7%보다 더 가속화됐습니다. 제롬 파월 의장이 시간이 흐르면 주거비는 둔화할 것이라고 했지만 아직 꺾이지 않은 것이죠. 반면 중고차 가격이 2.8% 하락하면서 CPI를 많이 끌어내렸습니다. 만하임 중고차 지수가 작년 말부터 반등하고 있는 걸 고려할 때 약간은 의외였습니다. ③ 슈퍼 코어의 반등
파월 의장은 지속해서 '주거비를 제외한 서비스 인플레이션'을 지켜보고 있다고 밝혀왔습니다. 상품 물가는 내려가고 있고, 주거비는 시간이 흐르면서 둔화할 것이라는 얘기였지요. 이 주거비를 제외한 서비스 인플레이션(슈퍼 코어 인플레이션)은 2월에 전월보다 0.5% 올라서 1월 0.36%보다 상승률이 높아졌습니다. 팬데믹 이전 평균인 0.2% 상승보다 상당히 높은 것입니다. ④ 헤드라인은 둔화되고 있지만 근원은…
매달 나오는 수치는 변동성이 큽니다. 그래서 월가에서는 3개월간 수치를 연율로 계산해서 추세를 봅니다. 지난 석 달간(12, 1, 2월)의 전월 대비 헤드라인 수치를 연율로 계산하면 CPI는 4.1% 올랐습니다. 그 전 석 달(9, 10, 11월)의 4.5%보다 둔화한 것입니다. 하지만 근원 수치의 경우 최근 석 달간 수치는 5.2%에 달해 그 전 석 달간의 5.0%보다 더 높아졌습니다. ⑤ 실질 임금 감소
물가가 전월보다 6% 오르다 보니, 실질 평균 시간당 수입은 전년 대비 -1.3%로 나타났습니다. 지난 고용보고서에서 시간당 임금은 4.7% 올랐었지요. 임금이 줄어든 것은 인플레이션과 싸우는 Fed에게는 긍정적 요인입니다. 소비 감소의 원인이 될 수 있으니까요.
여전히 높은 6% 물가, 더 높아진 근원 물가 상승률, 슈퍼 코어 인플레이션의 가속화 등은 불안 요인으로 지적됐습니다. 소파이의 리즈 영 전략가는 "근원 물가가 살짝 높은 것 말고는 예상과 같았지만 걱정되는 건 주거비를 제외한 근원 서비스 물가, 이른바 슈퍼 코어 인플레이션이 전월 대비 재가속되고 있다는 점"이라면서 "이게 Fed가 지켜보는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실질 임금 감소 등 긍정적으로 볼 요인도 있었습니다. 일부에선 주거비 상승률이 더 높아졌다는 걸 긍정적으로 해석합니다. 냉각 중인 주택시장에 맞춰 곧 떨어질 것이고, 이게 둔화하면 CPI가 가파르게 내려갈 것이란 설명입니다. ING는 "신규 임대료 둔화가 주거비 하락으로 이어지고 결국 CPI에 영향을 미치면서 하반기엔 인플레이션이 급격히 느려질 것으로 예상된다"라고 분석했습니다. 중고차 가격도 경매 가격을 기초로 한 만하임 지수는 반등하고 있지만, JD파워나 카구루(CarGurus)의 중고차 지수는 보합이거나 내려가고 있습니다. 중고차 재고도 증가하고 있습니다. 내림세를 유지할 수 있다는 뜻입니다. 전반적으로 CPI 수치는 다음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의 25bp 인상을 정당화할 수 있는 수치로 풀이됐습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SVB와 시그니처 은행 붕괴는 Fed가 다음주 회의에서 금리 인상을 보류해야 할 좋은 이유를 제공했다. 하지만 최신 CPI 데이터는 그들이 지난주까지 금리를 계속 올릴 계획이었던 이유를 상기시켰다"라고 지적했습니다.
제프리스의 톰 시몬스 이코노미스트는 “2월 CPI는 다음주 25bp 인상에 대한 거래를 거의 확정한다고 생각한다. Fed가 인상을 미룰 이유가 없으며 50bp로 갈 이유도 없다. 파월 의장은 지난주 의회 증언에서 주거비를 제외한 근원 서비스 물가에 대한 우려를 표했고 여기에는 안도할 만한 게 없다"라고 밝혔습니다. 르네상스 매크로의 닐 두타 전략가는 "CPI 데이터는 인플레이션을 잡으려는 노력을 아직 끝내면 안 된다는 걸 보여준다. SVB가 아니었다면 Fed는 3월에 50bp를 올렸을 것이다. 대신 Fed가 25bp를 인상하는 걸 보고 있다"라고 말했습니다.
'데이터에 의존하겠다'라는 Fed는 고용과 물가를 주시하고 있습니다. 지난 2월 신규고용도 31만1000개나 늘었지요. 오늘 전미자영업연맹(NFIB)의 2월 소기업 지수는 90.9로 예상(90)뿐 아니라 1월(90.3)보다도 소폭 올랐습니다. 게다가 일자리를 채우기 어렵다고 답한 소기업이 1월보다 2%포인트 더 늘었습니다.
일부에선 이번에 금리 인상을 중단하면 증시가 'Fed가 전환했다'라며 폭등할 수 있다고 우려합니다. 이는 금융여건을 완화해 인플레이션을 부추길 수 있지요. 씨티의 앤드루 홀렌호스트 이코노미스트는 "일시 중단은 시장에 잘못된 메시지를 보내는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올리지 않으면 Fed에 대한 신뢰가 훼손될 것이란 주장도 나왔습니다. 라보뱅크는 "이번에 Fed가 피벗할 수 있지만, 그렇다면 앞으로 내가 그들이 말하는 걸 심각하게 받아들일 것으로 예상하지 말라"라고 밝혔습니다. 사실 일주일 전인 지난주 수요일 파월 의장은 "전체적 데이터가 더 빠른 긴축이 필요하다는 것을 가리킨다면 금리 인상 속도를 높일 준비가 되어 있을 것"이라고 밝혔었죠. 제이슨 퍼먼 하버드대 교수는 "Fed의 일시 중지는 금융 안정성 위험을 악화시킬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나중에 더 많은 금리 인상을 초래할 수 있고 △시장 기대와 위험한 단절을 만들 수 있으며 △인플레이션 기대를 높일 수 있다고 밝혔습니다.
다만 25bp 인상을 점치는 상당수도 이를 조건부로 주장하고 있습니다. 다음주 21~22일 FOMC가 열릴 때까지 은행 발 위기 가능성이 잠잠해져야 한다는 것이죠. 라스무센은 "데이터를 보면 연준은 다음주 25bp 인상하는 것을 강력히 고려해야 한다. 하지만 금융 스트레스의 상승, 금융여건의 긴축, 채권 시장의 심각한 변동성은 모두 Fed의 일시 중단을 암시한다. 회의 날까지의 이어질 금융시장 이벤트가 Fed의 결정을 좌우할 가능성이 크다"라고 말했습니다.
뱅크오브아메리카의 마이클 게펜 이코노미스트는 "Fed는 여전히 할 일이 더 남아있다. Fed가 최근 시장의 변동성을 억제하고 전통적 은행 부문을 위기 확산으로부터 차단하는 데 성공한다면, 통화 정책이 충분히 제약적이 될 때까지 점진적 금리 인상을 계속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TD증권의 프리야 미스라 채권 분석가는 "인플레이션은 여전히 뜨겁다. Fed가 다음주에 25bp를 올리리라 생각한다. 오늘 데이터가 이런 생각을 바꿀 것이라고 보지 않는다. Fed는 지난 일요일 불안한 은행을 위해 꽤 큰 시설(은행 기간 펀딩 프로그램-BTFP)을 마련했고 이는 유동성 위기에 대한 우려를 막았다고 생각한다"라고 밝혔습니다. 사실 어젯밤부터 지역은행 줄 파산으로 인한 시장 불안감은 상당 폭 사그라들었습니다. 어제 시타델이 흔들리던 웨스턴 얼라이언스 뱅크의 지분 5.3%를 확보했다고 발표한 게 큰 도움이 됐습니다. 시간 외 거래부터 은행주 대부분이 상승했고, 제2의 SVB로 꼽혀온 퍼스트 리퍼블릭 은행(FRC) 등 지역은행 주가도 폭등세로 돌아섰습니다. 장중 퍼스트 리퍼블릭(+26.98%)과 팩웨스트(+33.85%), 웨스턴 얼라이언스(+14.36%) 등이 모두 50% 이상 폭등해 거래가 중단되기도 했습니다. JP모건체이스(2.6%)와 웰스파고(4.6%) 등 대형 은행들도 덩달아 큰 폭으로 올랐습니다. 블랙스톤과 KKR, 아폴로 매니지먼트 등 대형 사모펀드들이 SVB의 대출 채권 매입에 관심을 보인다는 기사도 나왔습니다. 이처럼 (25bp 인상을 위한) 시장 안정 조건이 충족되는 것처럼 보이면서 통화 정책을 잘 반영하는 미 국채 2년물 금리는 어젯밤부터 폭등했습니다. 오늘 아침 CPI가 발표된 직후 상승 폭은 40bp가 넘기도 했습니다. 채권 시장 관계자는 "은행 발 위기 확산에 대한 불안이 완화되면서 금리가 올랐고, 아침에 뜨거운 인플레이션 보고서가 발표된 뒤 추가로 더 상승했다"라고 설명했습니다. 오후 4시 15분께 2년물은 전날보다 24.5bp 급등한 4.230%, 10년물은 10.1bp 오른 3.678%에 거래됐습니다. 시카고 상품거래소의 Fed 워치 시장에서는 3월 FOMC에서 25bp를 인상할 가능성이 한때 90% 이상으로 높아지기도 했습니다. 오후 3시 8분께 77.5%가 25bp 인상에 돈을 걸었습니다. 여전히 3월 동결을 점치는 목소리도 있습니다. 가장 먼저 금리 동결 예상을 내놓았던 골드만삭스의 얀 헤치우스 이코노미스트는 "Fed 위원들이 금리 인상이 은행의 문제를 악화시켜 금융 안정성에 반하는 위험을 감수하는 걸 꺼릴 것으로 생각한다"라고 밝혔습니다. 사실 과거에도 금융 불안이 생기면 긴축을 잠시 멈췄던 사례가 있습니다. 폴 볼커 전 Fed의 의장도 지난 1981년 한때 그랬었고, 작년 10월 영국 연기금 위기가 불거지자 영국은행은 양적 긴축(QT)을 미루고 잠시 국채를 매입했다가 한 달 뒤 QT를 시작했었습니다.
하지만 전날 밤 "SVB와 시그니처 은행의 실패는 경제 전망에 많은 불확실성을 만들었다"라면서 동결 진영에 합류했던 웰스파고는 "FOMC 미팅까지는 한 주가 남은 상황에서 금융 스트레스가 완화된다면 여전히 25bp 인상 가능성이 뚜렷하다"라고 돌아섰습니다.
도이치뱅크의 경우 3월 동결을 보고 있지는 않지만, 최종금리 전망치를 기존의 5.6%에서 5.1%로 낮췄습니다. 긴축된 금융여건과 금융 안정성 위험은 충분히 제약적인 금리가 이미 시야에 들어왔고, 실질적으로 더 낮음을 가리킨다는 것입니다.
아침 9시 30분, 뉴욕 증시의 주요 지수는 0.7~1.6%의 큰 폭의 상승세로 출발했습니다. LPL 파이낸셜의 애덤 턴퀴스트 전략가는 "CPI에 큰 놀라움이 없었고 은행들 사이에서도 밤사이에 놀라움이 없었다는 점을 고려하면 안도 랠리"라고 말했습니다. 월가 관계자는 "SVB로 촉발된 위기가 더 번지지 않을 것 같고, 50bp를 높이려던 Fed의 태도를 누그러뜨리는 것으로 귀결되고 있다. 시장이 반기는 이유다. CPI도 예상 수준으로 나와 주식 반등을 방해하지 않았다"라고 설명했습니다. 메타가 지난 가을 1만1000명에 이어 추가로 1만 명을 해고한다고 발표해 7.25% 급증한 게 기술주 전반의 상승세를 부추겼습니다. 캘리포니아 항소법원이 차량호출 서비스 업체 운전자는 근로자가 아닌 독립 계약자로 봐야 한다고 판단하면서 우버가 5% 급등한 것도 긍정적이었습니다.
장중 두 가지 악재도 있었습니다. 먼저 무디스와 S&P가 미국 은행 부문, 그리고 퍼스트 리퍼블릭 은행 등에 대한 투자등급 전망을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낮췄습니다. 무디스는 "우리의 기본 시나리오는 Fed가 긴축을 지속할 것이고 이는 미국 은행들의 어려움을 심화시키리라는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특히 소매 고객이 적고 미실현 증권 손실이 큰 은행은 예금자 이탈에 더 민감할 수 있다고 경고했습니다. 장 초반 폭등하던 지역은행 주가 상승 폭이 줄어든 이유입니다. 또 오후 12시 40분께 러시아 전투기가 우크라이나 인근 흑해 지역(국제 공역)에서 미국 드론을 격추했다는 소식이 전해졌습니다. 미사일을 쏜 것은 아니고, 프로펠러에 기체를 일부러 부딪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양국이 우크라이나에서 사실상 대리전을 벌이는 상황에서 이 사건으로 지정학적 긴장이 더 고조될 수 있다는 우려가 번졌습니다. 주요 지수는 상승 폭을 반납했고, 금리 상승 폭도 줄었습니다. 상승세를 보이던 달려고 하락했습니다. 다만 장 막판이 되자 시장은 다시 살아났습니다. 장 막판 40분간 지수는 다시 치솟았습니다. 결국, 다우는 1.06%, S&P500 지수는 1.65% 올랐고 나스닥은 2.14% 급증한 채 거래를 마쳤습니다. 기술적으로는 S&P500 지수는 3919.29로 마감했는데 장중 200일 이동평균선(3938)에 부딪힌 뒤 떨어졌습니다. 변동성 지수(VIX)도 10.52% 하락한 23.73으로 떨어졌습니다. 도이치뱅크는 최근 주요 금융시장 충격이 발생한 뒤 S&P500 지수가 1년간 평균 19% 올랐다고 분석했습니다. 이런 사건은 일반적으로 금리가 하락하면서 투자자들에게 좋은 주식 매수 기회로 작용했다는 것입니다. 앨런 러스킨 전략가는 "주식은 위기가 진행되면 상당한 약세를 보인다. 하지만 1~3개월이 지나면 균형을 회복하고 상승한다"라고 설명했습니다. 그는 "2008년 금융위기는 이런 경우에서 예외였던 해"라고 적었습니다. 그러나 2008년과 같은 위기가 나타날 것이란 주장도 있습니다. 계속된 긴축으로 스트레스가 누적된 상황에서 높은 인플레이션 탓에 Fed가 계속 금리를 올릴 수밖에 없고 결국은 위기나 경기침체가 닥칠 것이란 것입니다. RIA는 최근 '베어스턴스 반등'(The Bear Sterns Bounce)이라는 보고서를 내놓았습니다. 베어스턴스는 서브프라임 모기지 채권 투자로 인해 지난 2008년 3월 월가 금융사 중 가장 먼저 무너진 곳입니다. 당시 Fed는 유동성 위기에 처한 베어스턴스를 위해 구제금융을 제공하기로 했습니다. 하지만 결국 무너졌고 JP모건에 매각됐습니다. 당시 벤 버냉키 Fed 의장은 "미국 경제에 심각한 결과를 초래할 수 있는 실패를 방지하기 위해 파산 직전에 있는 베어스턴스를 지원하기로 했다. 하반기에는 경제 성장이 재개될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그것이 위기의 끝은 아니었습니다. 베어스턴스가 시작이었고 페니메, 프레디맥, AIG, 컨트리와이드 등으로 위기가 번졌고 결국 그해 9월 글로벌 금융위기가 터졌습니다. RIA는 당시 베어스턴스가 JP모건에 인수된 뒤 S&P500 지수는 그해 여름까지 15% 상승했지만 결국 위기가 터진 뒤 무너졌다고 밝혔습니다. 은행 발 위기 가능성이 일단 사그라들었지만, 국제 유가는 폭락세를 이어갔습니다.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3.47달러(4.64%) 하락한 배럴당 71.33달러에 거래를 마쳤습니다. 지난해 12월 9일 이후 최저입니다. 이틀간 6.98% 하락하면서 70달러 선에 바짝 다가섰습니다. 유가는 어떻게 움직일까요? 모건스탠리는 "에너지 시장은 현재 이례적인 상황에 직면해 있다. 일반적으로 유가와 천연가스 가격은 비슷한 방향으로 움직이지만, 현재로서는 상당히 다른 전망을 갖고 있다"라고 밝혔습니다. 모건스탠리는 "천연가스의 중심은 지난 12개월 동안 유럽이었다. 작년 8월 유럽의 가스 가격은 메가와트시당 300유로에 도달했으며 이는 정상 수준의 20배 이상이었다. 그 이후로 극적인 반전이 나타났다. 우선, 수요 파괴가 예상보다 훨씬 컸다. 따뜻한 날씨가 도움이 되었지만, 확실히 주요 동인은 아니었다. 동시에 유럽으로의 LNG 수입량은 작년 이맘때 불가능해 보였던 수준까지 늘었다. 유럽 가스 가격은 이미 크게 하락했지만, 에너지 수입은 계속 증가하고 있다. 이런 상황이라면 천연가스 재고가 여름까지 다 채워질 것이다. 이는 가격에 하향 압력을 가하고 있다"라고 전망했습니다. 하지만 "석유 시장은 매우 다른 그림"이라고 밝혔습니다. 모건스탠리는 "유가는 경기침체 우려로 작년 말 상승분의 상당 부분을 포기했다. 그러나 월가 이코노미스트 70%가 경기침체를 전망하고 있지만, 브렌트유는 배럴당 80달러 밑으로 크게 떨어지지 않았다. 현재 석유 시장은 다소 공급 과잉 상태이며 연중 이맘때 드문 일이 아니다. 그러나 앞으로는 몇 가지 순풍이 있다. 첫 번째는 제트 연료 소비를 주도할 항공 분야의 계속되는 회복이다. 두 번째는 중국의 경제 재개방이다. 다른 시장에선 일부 우려가 있지만, 원유 시장에서는 지금까지는 긍정적 징후가 나타났다. 마지막으로 러시아의 공급 위험이 있다. 이를 종합하면 2분기 유가는 균형을 이루고 3, 4분기에 다시 한번 공급 부족이 생길 가능성이 크다. 재고는 이미 적고 하반기 추가 감소가 예상된다. OPEC의 여유 생산능력은 여전히 매우 제한적이며 투자 수준은 최근 몇 년간 적었다. 유가는 다시 상승할 가능성이 크다. 인플레이션 조정 조건에서 지난 15년간 평균 유가는 배럴당 93달러이다. 지금 시장은 유가가 역사적 평균 이하로 내려가야 하는 상황이 아니다. 우리는 그 반대로 보고 있다"라고 분석했습니다.
뉴욕=김현석 특파원 realist@hankyung.com
▶주가↑=S&P500 +1.65%, 나스닥 +2.14%
▶채권 금리↑=미 국채 10년물 3.678%(+10.1bp)
▶유가↓=WTI 배럴당 71.33달러(-4.64%)
2월 소비자물가(CPI)가 발표됐습니다. 대부분 수치가 월가 예상에 부합하게 나왔습니다. 그리고 1월보다는 조금씩 둔화했습니다.
① 예상에 부합한 CPI
2월 헤드라인 CPI는 1년 전보다 6.0%(예상 6.0%, 1월 6.4%), 한 달 전보다는 0.4%(예상 0.4%, 1월 0.5%) 올랐습니다. 6%는 2021년 9월 이후 가장 낮은 수치입니다. 에너지와 음식을 제외한 근원 CPI는 전년 대비 5.5%(예상 5.5%, 1월 5.6%), 전월 대비 0.5%(예상 0.4%, 1월 0.4%)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가장 중요한 근원 물가의 전월 대비 수치가 0.5%로 집계되어 예상 0.4%보다 높았지만, 실제 수치는 0.45%인데 반올림된 것이어서 그리 걱정은 크지 않았습니다. ② 주거비 지속 상승, 예상외 내린 중고차
에너지 물가가 0.6% 내렸습니다. 휘발유는 1% 올랐지만, 천연가스가 8%나 내린 덕분입니다. 하지만 식품 물가가 0.4% 오르면서 이를 상쇄했습니다. 근원 물가에서는 주거비가 한 달 만에 0.8%나 올라 상승률 전체의 70%를 책임졌습니다. 지난달 0.7%보다 더 가속화됐습니다. 제롬 파월 의장이 시간이 흐르면 주거비는 둔화할 것이라고 했지만 아직 꺾이지 않은 것이죠. 반면 중고차 가격이 2.8% 하락하면서 CPI를 많이 끌어내렸습니다. 만하임 중고차 지수가 작년 말부터 반등하고 있는 걸 고려할 때 약간은 의외였습니다. ③ 슈퍼 코어의 반등
파월 의장은 지속해서 '주거비를 제외한 서비스 인플레이션'을 지켜보고 있다고 밝혀왔습니다. 상품 물가는 내려가고 있고, 주거비는 시간이 흐르면서 둔화할 것이라는 얘기였지요. 이 주거비를 제외한 서비스 인플레이션(슈퍼 코어 인플레이션)은 2월에 전월보다 0.5% 올라서 1월 0.36%보다 상승률이 높아졌습니다. 팬데믹 이전 평균인 0.2% 상승보다 상당히 높은 것입니다. ④ 헤드라인은 둔화되고 있지만 근원은…
매달 나오는 수치는 변동성이 큽니다. 그래서 월가에서는 3개월간 수치를 연율로 계산해서 추세를 봅니다. 지난 석 달간(12, 1, 2월)의 전월 대비 헤드라인 수치를 연율로 계산하면 CPI는 4.1% 올랐습니다. 그 전 석 달(9, 10, 11월)의 4.5%보다 둔화한 것입니다. 하지만 근원 수치의 경우 최근 석 달간 수치는 5.2%에 달해 그 전 석 달간의 5.0%보다 더 높아졌습니다. ⑤ 실질 임금 감소
물가가 전월보다 6% 오르다 보니, 실질 평균 시간당 수입은 전년 대비 -1.3%로 나타났습니다. 지난 고용보고서에서 시간당 임금은 4.7% 올랐었지요. 임금이 줄어든 것은 인플레이션과 싸우는 Fed에게는 긍정적 요인입니다. 소비 감소의 원인이 될 수 있으니까요.
여전히 높은 6% 물가, 더 높아진 근원 물가 상승률, 슈퍼 코어 인플레이션의 가속화 등은 불안 요인으로 지적됐습니다. 소파이의 리즈 영 전략가는 "근원 물가가 살짝 높은 것 말고는 예상과 같았지만 걱정되는 건 주거비를 제외한 근원 서비스 물가, 이른바 슈퍼 코어 인플레이션이 전월 대비 재가속되고 있다는 점"이라면서 "이게 Fed가 지켜보는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실질 임금 감소 등 긍정적으로 볼 요인도 있었습니다. 일부에선 주거비 상승률이 더 높아졌다는 걸 긍정적으로 해석합니다. 냉각 중인 주택시장에 맞춰 곧 떨어질 것이고, 이게 둔화하면 CPI가 가파르게 내려갈 것이란 설명입니다. ING는 "신규 임대료 둔화가 주거비 하락으로 이어지고 결국 CPI에 영향을 미치면서 하반기엔 인플레이션이 급격히 느려질 것으로 예상된다"라고 분석했습니다. 중고차 가격도 경매 가격을 기초로 한 만하임 지수는 반등하고 있지만, JD파워나 카구루(CarGurus)의 중고차 지수는 보합이거나 내려가고 있습니다. 중고차 재고도 증가하고 있습니다. 내림세를 유지할 수 있다는 뜻입니다. 전반적으로 CPI 수치는 다음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의 25bp 인상을 정당화할 수 있는 수치로 풀이됐습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SVB와 시그니처 은행 붕괴는 Fed가 다음주 회의에서 금리 인상을 보류해야 할 좋은 이유를 제공했다. 하지만 최신 CPI 데이터는 그들이 지난주까지 금리를 계속 올릴 계획이었던 이유를 상기시켰다"라고 지적했습니다.
제프리스의 톰 시몬스 이코노미스트는 “2월 CPI는 다음주 25bp 인상에 대한 거래를 거의 확정한다고 생각한다. Fed가 인상을 미룰 이유가 없으며 50bp로 갈 이유도 없다. 파월 의장은 지난주 의회 증언에서 주거비를 제외한 근원 서비스 물가에 대한 우려를 표했고 여기에는 안도할 만한 게 없다"라고 밝혔습니다. 르네상스 매크로의 닐 두타 전략가는 "CPI 데이터는 인플레이션을 잡으려는 노력을 아직 끝내면 안 된다는 걸 보여준다. SVB가 아니었다면 Fed는 3월에 50bp를 올렸을 것이다. 대신 Fed가 25bp를 인상하는 걸 보고 있다"라고 말했습니다.
'데이터에 의존하겠다'라는 Fed는 고용과 물가를 주시하고 있습니다. 지난 2월 신규고용도 31만1000개나 늘었지요. 오늘 전미자영업연맹(NFIB)의 2월 소기업 지수는 90.9로 예상(90)뿐 아니라 1월(90.3)보다도 소폭 올랐습니다. 게다가 일자리를 채우기 어렵다고 답한 소기업이 1월보다 2%포인트 더 늘었습니다.
일부에선 이번에 금리 인상을 중단하면 증시가 'Fed가 전환했다'라며 폭등할 수 있다고 우려합니다. 이는 금융여건을 완화해 인플레이션을 부추길 수 있지요. 씨티의 앤드루 홀렌호스트 이코노미스트는 "일시 중단은 시장에 잘못된 메시지를 보내는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올리지 않으면 Fed에 대한 신뢰가 훼손될 것이란 주장도 나왔습니다. 라보뱅크는 "이번에 Fed가 피벗할 수 있지만, 그렇다면 앞으로 내가 그들이 말하는 걸 심각하게 받아들일 것으로 예상하지 말라"라고 밝혔습니다. 사실 일주일 전인 지난주 수요일 파월 의장은 "전체적 데이터가 더 빠른 긴축이 필요하다는 것을 가리킨다면 금리 인상 속도를 높일 준비가 되어 있을 것"이라고 밝혔었죠. 제이슨 퍼먼 하버드대 교수는 "Fed의 일시 중지는 금융 안정성 위험을 악화시킬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나중에 더 많은 금리 인상을 초래할 수 있고 △시장 기대와 위험한 단절을 만들 수 있으며 △인플레이션 기대를 높일 수 있다고 밝혔습니다.
다만 25bp 인상을 점치는 상당수도 이를 조건부로 주장하고 있습니다. 다음주 21~22일 FOMC가 열릴 때까지 은행 발 위기 가능성이 잠잠해져야 한다는 것이죠. 라스무센은 "데이터를 보면 연준은 다음주 25bp 인상하는 것을 강력히 고려해야 한다. 하지만 금융 스트레스의 상승, 금융여건의 긴축, 채권 시장의 심각한 변동성은 모두 Fed의 일시 중단을 암시한다. 회의 날까지의 이어질 금융시장 이벤트가 Fed의 결정을 좌우할 가능성이 크다"라고 말했습니다.
뱅크오브아메리카의 마이클 게펜 이코노미스트는 "Fed는 여전히 할 일이 더 남아있다. Fed가 최근 시장의 변동성을 억제하고 전통적 은행 부문을 위기 확산으로부터 차단하는 데 성공한다면, 통화 정책이 충분히 제약적이 될 때까지 점진적 금리 인상을 계속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TD증권의 프리야 미스라 채권 분석가는 "인플레이션은 여전히 뜨겁다. Fed가 다음주에 25bp를 올리리라 생각한다. 오늘 데이터가 이런 생각을 바꿀 것이라고 보지 않는다. Fed는 지난 일요일 불안한 은행을 위해 꽤 큰 시설(은행 기간 펀딩 프로그램-BTFP)을 마련했고 이는 유동성 위기에 대한 우려를 막았다고 생각한다"라고 밝혔습니다. 사실 어젯밤부터 지역은행 줄 파산으로 인한 시장 불안감은 상당 폭 사그라들었습니다. 어제 시타델이 흔들리던 웨스턴 얼라이언스 뱅크의 지분 5.3%를 확보했다고 발표한 게 큰 도움이 됐습니다. 시간 외 거래부터 은행주 대부분이 상승했고, 제2의 SVB로 꼽혀온 퍼스트 리퍼블릭 은행(FRC) 등 지역은행 주가도 폭등세로 돌아섰습니다. 장중 퍼스트 리퍼블릭(+26.98%)과 팩웨스트(+33.85%), 웨스턴 얼라이언스(+14.36%) 등이 모두 50% 이상 폭등해 거래가 중단되기도 했습니다. JP모건체이스(2.6%)와 웰스파고(4.6%) 등 대형 은행들도 덩달아 큰 폭으로 올랐습니다. 블랙스톤과 KKR, 아폴로 매니지먼트 등 대형 사모펀드들이 SVB의 대출 채권 매입에 관심을 보인다는 기사도 나왔습니다. 이처럼 (25bp 인상을 위한) 시장 안정 조건이 충족되는 것처럼 보이면서 통화 정책을 잘 반영하는 미 국채 2년물 금리는 어젯밤부터 폭등했습니다. 오늘 아침 CPI가 발표된 직후 상승 폭은 40bp가 넘기도 했습니다. 채권 시장 관계자는 "은행 발 위기 확산에 대한 불안이 완화되면서 금리가 올랐고, 아침에 뜨거운 인플레이션 보고서가 발표된 뒤 추가로 더 상승했다"라고 설명했습니다. 오후 4시 15분께 2년물은 전날보다 24.5bp 급등한 4.230%, 10년물은 10.1bp 오른 3.678%에 거래됐습니다. 시카고 상품거래소의 Fed 워치 시장에서는 3월 FOMC에서 25bp를 인상할 가능성이 한때 90% 이상으로 높아지기도 했습니다. 오후 3시 8분께 77.5%가 25bp 인상에 돈을 걸었습니다. 여전히 3월 동결을 점치는 목소리도 있습니다. 가장 먼저 금리 동결 예상을 내놓았던 골드만삭스의 얀 헤치우스 이코노미스트는 "Fed 위원들이 금리 인상이 은행의 문제를 악화시켜 금융 안정성에 반하는 위험을 감수하는 걸 꺼릴 것으로 생각한다"라고 밝혔습니다. 사실 과거에도 금융 불안이 생기면 긴축을 잠시 멈췄던 사례가 있습니다. 폴 볼커 전 Fed의 의장도 지난 1981년 한때 그랬었고, 작년 10월 영국 연기금 위기가 불거지자 영국은행은 양적 긴축(QT)을 미루고 잠시 국채를 매입했다가 한 달 뒤 QT를 시작했었습니다.
하지만 전날 밤 "SVB와 시그니처 은행의 실패는 경제 전망에 많은 불확실성을 만들었다"라면서 동결 진영에 합류했던 웰스파고는 "FOMC 미팅까지는 한 주가 남은 상황에서 금융 스트레스가 완화된다면 여전히 25bp 인상 가능성이 뚜렷하다"라고 돌아섰습니다.
도이치뱅크의 경우 3월 동결을 보고 있지는 않지만, 최종금리 전망치를 기존의 5.6%에서 5.1%로 낮췄습니다. 긴축된 금융여건과 금융 안정성 위험은 충분히 제약적인 금리가 이미 시야에 들어왔고, 실질적으로 더 낮음을 가리킨다는 것입니다.
아침 9시 30분, 뉴욕 증시의 주요 지수는 0.7~1.6%의 큰 폭의 상승세로 출발했습니다. LPL 파이낸셜의 애덤 턴퀴스트 전략가는 "CPI에 큰 놀라움이 없었고 은행들 사이에서도 밤사이에 놀라움이 없었다는 점을 고려하면 안도 랠리"라고 말했습니다. 월가 관계자는 "SVB로 촉발된 위기가 더 번지지 않을 것 같고, 50bp를 높이려던 Fed의 태도를 누그러뜨리는 것으로 귀결되고 있다. 시장이 반기는 이유다. CPI도 예상 수준으로 나와 주식 반등을 방해하지 않았다"라고 설명했습니다. 메타가 지난 가을 1만1000명에 이어 추가로 1만 명을 해고한다고 발표해 7.25% 급증한 게 기술주 전반의 상승세를 부추겼습니다. 캘리포니아 항소법원이 차량호출 서비스 업체 운전자는 근로자가 아닌 독립 계약자로 봐야 한다고 판단하면서 우버가 5% 급등한 것도 긍정적이었습니다.
장중 두 가지 악재도 있었습니다. 먼저 무디스와 S&P가 미국 은행 부문, 그리고 퍼스트 리퍼블릭 은행 등에 대한 투자등급 전망을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낮췄습니다. 무디스는 "우리의 기본 시나리오는 Fed가 긴축을 지속할 것이고 이는 미국 은행들의 어려움을 심화시키리라는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특히 소매 고객이 적고 미실현 증권 손실이 큰 은행은 예금자 이탈에 더 민감할 수 있다고 경고했습니다. 장 초반 폭등하던 지역은행 주가 상승 폭이 줄어든 이유입니다. 또 오후 12시 40분께 러시아 전투기가 우크라이나 인근 흑해 지역(국제 공역)에서 미국 드론을 격추했다는 소식이 전해졌습니다. 미사일을 쏜 것은 아니고, 프로펠러에 기체를 일부러 부딪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양국이 우크라이나에서 사실상 대리전을 벌이는 상황에서 이 사건으로 지정학적 긴장이 더 고조될 수 있다는 우려가 번졌습니다. 주요 지수는 상승 폭을 반납했고, 금리 상승 폭도 줄었습니다. 상승세를 보이던 달려고 하락했습니다. 다만 장 막판이 되자 시장은 다시 살아났습니다. 장 막판 40분간 지수는 다시 치솟았습니다. 결국, 다우는 1.06%, S&P500 지수는 1.65% 올랐고 나스닥은 2.14% 급증한 채 거래를 마쳤습니다. 기술적으로는 S&P500 지수는 3919.29로 마감했는데 장중 200일 이동평균선(3938)에 부딪힌 뒤 떨어졌습니다. 변동성 지수(VIX)도 10.52% 하락한 23.73으로 떨어졌습니다. 도이치뱅크는 최근 주요 금융시장 충격이 발생한 뒤 S&P500 지수가 1년간 평균 19% 올랐다고 분석했습니다. 이런 사건은 일반적으로 금리가 하락하면서 투자자들에게 좋은 주식 매수 기회로 작용했다는 것입니다. 앨런 러스킨 전략가는 "주식은 위기가 진행되면 상당한 약세를 보인다. 하지만 1~3개월이 지나면 균형을 회복하고 상승한다"라고 설명했습니다. 그는 "2008년 금융위기는 이런 경우에서 예외였던 해"라고 적었습니다. 그러나 2008년과 같은 위기가 나타날 것이란 주장도 있습니다. 계속된 긴축으로 스트레스가 누적된 상황에서 높은 인플레이션 탓에 Fed가 계속 금리를 올릴 수밖에 없고 결국은 위기나 경기침체가 닥칠 것이란 것입니다. RIA는 최근 '베어스턴스 반등'(The Bear Sterns Bounce)이라는 보고서를 내놓았습니다. 베어스턴스는 서브프라임 모기지 채권 투자로 인해 지난 2008년 3월 월가 금융사 중 가장 먼저 무너진 곳입니다. 당시 Fed는 유동성 위기에 처한 베어스턴스를 위해 구제금융을 제공하기로 했습니다. 하지만 결국 무너졌고 JP모건에 매각됐습니다. 당시 벤 버냉키 Fed 의장은 "미국 경제에 심각한 결과를 초래할 수 있는 실패를 방지하기 위해 파산 직전에 있는 베어스턴스를 지원하기로 했다. 하반기에는 경제 성장이 재개될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그것이 위기의 끝은 아니었습니다. 베어스턴스가 시작이었고 페니메, 프레디맥, AIG, 컨트리와이드 등으로 위기가 번졌고 결국 그해 9월 글로벌 금융위기가 터졌습니다. RIA는 당시 베어스턴스가 JP모건에 인수된 뒤 S&P500 지수는 그해 여름까지 15% 상승했지만 결국 위기가 터진 뒤 무너졌다고 밝혔습니다. 은행 발 위기 가능성이 일단 사그라들었지만, 국제 유가는 폭락세를 이어갔습니다.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3.47달러(4.64%) 하락한 배럴당 71.33달러에 거래를 마쳤습니다. 지난해 12월 9일 이후 최저입니다. 이틀간 6.98% 하락하면서 70달러 선에 바짝 다가섰습니다. 유가는 어떻게 움직일까요? 모건스탠리는 "에너지 시장은 현재 이례적인 상황에 직면해 있다. 일반적으로 유가와 천연가스 가격은 비슷한 방향으로 움직이지만, 현재로서는 상당히 다른 전망을 갖고 있다"라고 밝혔습니다. 모건스탠리는 "천연가스의 중심은 지난 12개월 동안 유럽이었다. 작년 8월 유럽의 가스 가격은 메가와트시당 300유로에 도달했으며 이는 정상 수준의 20배 이상이었다. 그 이후로 극적인 반전이 나타났다. 우선, 수요 파괴가 예상보다 훨씬 컸다. 따뜻한 날씨가 도움이 되었지만, 확실히 주요 동인은 아니었다. 동시에 유럽으로의 LNG 수입량은 작년 이맘때 불가능해 보였던 수준까지 늘었다. 유럽 가스 가격은 이미 크게 하락했지만, 에너지 수입은 계속 증가하고 있다. 이런 상황이라면 천연가스 재고가 여름까지 다 채워질 것이다. 이는 가격에 하향 압력을 가하고 있다"라고 전망했습니다. 하지만 "석유 시장은 매우 다른 그림"이라고 밝혔습니다. 모건스탠리는 "유가는 경기침체 우려로 작년 말 상승분의 상당 부분을 포기했다. 그러나 월가 이코노미스트 70%가 경기침체를 전망하고 있지만, 브렌트유는 배럴당 80달러 밑으로 크게 떨어지지 않았다. 현재 석유 시장은 다소 공급 과잉 상태이며 연중 이맘때 드문 일이 아니다. 그러나 앞으로는 몇 가지 순풍이 있다. 첫 번째는 제트 연료 소비를 주도할 항공 분야의 계속되는 회복이다. 두 번째는 중국의 경제 재개방이다. 다른 시장에선 일부 우려가 있지만, 원유 시장에서는 지금까지는 긍정적 징후가 나타났다. 마지막으로 러시아의 공급 위험이 있다. 이를 종합하면 2분기 유가는 균형을 이루고 3, 4분기에 다시 한번 공급 부족이 생길 가능성이 크다. 재고는 이미 적고 하반기 추가 감소가 예상된다. OPEC의 여유 생산능력은 여전히 매우 제한적이며 투자 수준은 최근 몇 년간 적었다. 유가는 다시 상승할 가능성이 크다. 인플레이션 조정 조건에서 지난 15년간 평균 유가는 배럴당 93달러이다. 지금 시장은 유가가 역사적 평균 이하로 내려가야 하는 상황이 아니다. 우리는 그 반대로 보고 있다"라고 분석했습니다.
뉴욕=김현석 특파원 reali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