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YSE 입회장에서 일하는 트레이더들의 모습. 사진=REUTERS
NYSE 입회장에서 일하는 트레이더들의 모습. 사진=REUTERS
뉴욕증시는 은행주들이 급반등하고 2월 물가가 예상치에 부합하면서 상승했다.

14일(현지시간)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 대비 336.26포인트(1.06%) 오른 3만2155.40으로 거래를 끝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전장보다 64.80포인트(1.68%) 오른 3920.56으로, 나스닥지수는 전장보다 239.31포인트(2.14%) 뛴 1만1428.15로 장을 마쳤다.

서상영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미국 증시는 소비자 물가지수의 둔화가 진행된 가운데 위기설이 유입되던 퍼스트리퍼블릭 최고경영자(CEO)가 예금의 대량 인출은 없었다고 발표하자 SVB 사태로 촉발된 우려가 완화하며 상승 출발, 오름폭을 확대했다"며 "하지만 오후 들어서 러시아 전투기가 미국의 드론을 격추했단 소식이 전해지자 미·러 분쟁 우려가 확대되며 상승분을 일부 반납했다"고 했다.

서 연구원은 "무디스가 은행시스템 전망을 하향 조정해서 은행주 변동성 확대 가능성이 높아진 점도 부담"이라면서도 "기술주와 금융주, 반도체 등이 상승을 주도하며 상승세를 계속해서 이어간 점은 긍정적"이라고 짚었다.

투자자들은 지역은행 파산에 따른 여파와 2월 소비자물가 지표 등에 주목했다.

당장 실리콘밸리은행(SVB)과 시그니처은행의 파산으로 불거진 금융시장 쇼크는 당국의 빠른 개입으로 다소 진정된 모습이다. 이에 지역 은행주들이 빠르게 반등하면서 시장이 오름세로 전환했다.

제2의 SVB로 지목되며 최근 폭락했던 퍼스트 리퍼블릭은 27%가량 올랐다. 찰스 슈왑도 최고경영자가 이날 회사의 주식을 매입하고, 고객들의 예치금이 큰 규모로 계속 유입되고 있다고 밝히면서 9% 넘게 올랐다. 키코프와 자이언스 뱅코프 등 은행들도 각각 6%, 4% 이상 상승했다.

대형 은행 중에선 씨티그룹과 웰스파고가 각각 5%, 4% 넘게 올랐고, JP모건의 주가는 2% 넘게 올랐다. S&P 지역은행 상장지수펀드(ETF)는 2% 이상 상승했다.

이번 상황은 2008년 금융위기 때와는 다르며 유동성 위기로 전이되진 않을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대체적 의견이다. 은행권에 대한 압박이 쉬이 수그러들긴 어려울 전망이다. 신용평가사 무디스가 미국 은행권의 영업 환경이 빠르게 악화한 점을 고려해 은행 시스템에 대한 전망을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내렸기 때문이다.

무디스는 Fed가 긴축으로 인해 은행권의 압박이 지속되고 악화할 것으로 내다봤다. 특히 소매 기반의 고객이 부족하고 상당한 미실현 증권 손실이 있는 은행들은 상대적으로 예금자 이탈에 더 민감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이날 2월 소비자물가가 예상치에 대체로 부합한 점은 투자자들에게 안도감을 제공했다. 미 노동부는 올해 2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지난해 같은 달보다 6% 올랐다고 밝혔다. 이는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집계한 이코노미스트들의 예상치인 6% 상승과 같은 수준이고, 전달의 6.4%보다 둔화한 것이다.

신민경 한경닷컴 기자 radi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