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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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일(현지시간) 미국 증시는 은행주 급반등과 2월 소비자물가지수(CPI) 예상치 부합 등에 힘입어 상승 마감했다. 15일 국내 증시는 우호적인 2월 CPI에 따른 미국 증시 강세, 전일 폭락에 따른 낙폭과대인식 매수세 유입 등으로 반등에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 국내 증시 반등 시도 전망

MSCI 한국 지수 ETF는 1.32% 하락, MSCI 신흥 지수 ETF는 0.05% 상승했다. 서상영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NDF 원달러환율 1개월물은 1302.45원으로 이를 반영하면 원달러 환율은 10원 하락 출발, 코스피는 1% 내외 상승 출발할 것으로 예상했다.

그는 "물가 하락 압력이 지속된 가운데 지역 은행들에 대한 우려가 완화되며 미 증시가 강세를 보인 점은 국내 증시 강세 요인으로 작용할 전망"이라며 "물론 장 중 러시아가 미국의 드론을 격추하며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첫 미-러 군사적 충돌이 발생한 점은 부담이나 다음주 시진핑 중국 주석과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회담 등을 앞두고 있어 사태 확대 가능성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우호적인 2월 CPI에 따른 미국 증시 강세, 전일 폭락에 따른 낙폭과대인식성 매수세 유입 등에 힘입어 반등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며 "SVB(실리콘밸리뱅크), SB(시그니처뱅크) 이외에도 잠재적인 폐쇄우려로 폭락했던 퍼스트리퍼블릭(+27.0%), 자이언스뱅코프(+4.5%) 등 미국의 중소형 은행주들이 반등에 성공했다는 점도 국내 증시의 투자심리를 개선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는 "한동안 0.9배를 상회했던 코스피의 후행 PBR이 최근 조정으로 인해 0.8배 수준(14일 기준 0.88배)으로 내려왔다는 점도 밸류에이션 상 진입 매력을 높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염승환 이베스트투자증권 이사는 "국내 증시는 금일 1% 이상 상승 출발이 유력하다"며 "전일 외국인 대량순매도로 폭락했던 국내 증시는 장초반 상승을 하겠지만 외국인 대량 매도가 다시 이어지면 반등이 제한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어 "단기적으로는 환율, 외국인 수급이 증시 방향을 결정지을 전망이지만 중장기적으로 강세장 기조는 지속될 것"이라며 "미국 물가 둔화는 현실화되고 있고 SVB 이슈로 긴축 종료 시기는 빨라진데다 중국, 유럽의 경기는 호전되고 있어 변동성 장세만 지나면 긍정적 시장이 펼쳐질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 美 증시, 은행주 반등·물가 예상치 부합에 상승

14일(현지시간) 다우존스지수는 전장보다 336.26포인트(1.06%) 오른 32155.40으로 거래를 마쳤다. S&P500지수는 전장보다 64.80포인트(1.68%) 상승한 3920.56으로, 나스닥지수는 전장보다 239.31포인트(2.14%) 뛴 11428.15로 거래를 마쳤다.

투자자들은 지역 은행 파산에 따른 여파와 2월 소비자물가 지표 등을 주시했다. 실리콘밸리은행(SVB)과 시그니처은행의 파산으로 불거진 금융시장 불안은 당국의 개입 등으로 다소 진정된 모습이다. 지역 은행주들이 빠르게 반등하면서 시장이 오름세로 돌아섰다. 제2의 SVB로 지목되며 최근 폭락했던 퍼스트 리퍼블릭의 주가가 27%가량 올랐다.

대형 은행 중에는 씨티그룹과 웰스파고의 주가가 각각 5%, 4% 이상 올랐고, JP모건의 주가는 2% 이상 상승했다. 전문가들은 이번 상황은 2008년 금융위기 때와는 다르다며 대형 은행들이 이전보다 건전하다는 점에서 유동성 위기로 전이되진 않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다만 신용평가사 무디스가 미국 은행권의 영업 환경이 빠르게 악화한 점을 고려해 은행 시스템에 대한 전망을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내려 은행권에 대한 압박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됐다.

이날 2월 소비자물가가 예상치에 대체로 부합한 점은 투자자들에게 안도감을 제공했다. 미 노동부는 올해 2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지난해 같은 달보다 6.0% 올랐다고 밝혔다. 이는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집계한 이코노미스트들의 예상치인 6.0% 상승과 같은 수준이며, 전월의 6.4%보다 둔화한 것이다. 2월 전년 대비 상승률은 2021년 9월 이후 2년 5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2월 CPI는 전월 대비로는 0.4% 올라 시장의 예상치에 부합했고, 전달의 0.5% 상승보다 둔화했다. 변동성이 큰 음식료와 에너지 가격을 제외한 2월 근원 CPI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5% 올라 시장의 예상치에 부합했고, 전월 대비로는 0.5% 올라 예상치인 0.4% 상승을 소폭 웃돌았다.

2년물 국채금리는 전날의 급락세를 딛고 20bp 이상 오른 4.22% 근방에서 거래됐고, 10년물 국채금리도 10bp가량 상승한 3.68% 근방에서 움직였다.

■ 美무인기·러 전투기, 흑해 상공서 충돌…"냉전 이래 첫 사례"

미군 무인기와 러시아 전투기가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양국이 닿아 있는 흑해의 상공에서 충돌해 미군 무인기가 추락했다. 미국과 러시아가 이미 우크라이나를 두고 사실상 대리전을 벌이는 상황에서 이 사건으로 양국 간 긴장이 더 고조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미군 유럽사령부는 14일(현지시간) 보도자료를 내고 "(러시아의) SU-27기 2대가 흑해 상공 국제공역에서 운항 중이던 미 공군의 정보감시정찰(ISR) 무인기 MQ-9을 안전하지 않고 비전문적인 방식으로 차단했다"고 밝혔다.

SU-27은 러시아 공군에서 운영하는 주력 전투기 기종 중 하나이며, '리퍼'라는 이름이 붙은 MQ-9은 정찰과 공격이 둘 다 가능한 무인기다. 유럽사령부는 이날 오전 7시3분께 러시아 SU-27기 1대가 MQ-9의 프로펠러에 부딪혀 미군은 무인기를 국제해역에 불시착하도록 해야 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충돌이 벌어지기 이전 SU-27기가 여러 차례 MQ-9에 연료를 뿌렸으며, 그 앞을 난폭하고, 환경적으로 부적절하고 비전문적인 방식으로 비행했다고 지적했다.

미국과 러시아는 이번 무인기-전투기 충돌 사건에 대해 현재까지는 신중하게 대응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지만 양국이 우크라이나 전쟁을 놓고 대립하고 있는 가운데 이런 사태가 발생함에 따라 양국관계가 더욱 경색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특히 미국 정치권 일각에선 이미 러시아에 대해 강력하게 대응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어 주목된다.

■ 오늘 삼성전자 주주총회…580만 동학개미 표심은

국내 기업의 올해 정기 주주총회 시즌이 15일 삼성전자의 주주총회를 시작으로 막을 올린다. 580만 '동학개미' 주주를 보유한 삼성전자의 주주총회는 이날 오전 경기 수원컨벤션센터에서 열린다.

이날 주총에는 한종희 디바이스경험(DX) 부문장(부회장)의 사내이사 재선임 안건을 비롯해 재무제표 승인, 이사 보수한도 승인 안건 등이 상정된다. 당초 관전 포인트로 예상됐던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의 사내이사 선임 안건은 포함되지 않았다. 예년처럼 전자투표제가 운영되고, 온라인 중계도 병행된다. 삼성전자는 전날 오후 5시까지 온라인으로 의결권을 행사하는 전자투표를 진행했다.

특히 올해는 주주총회 참석장, 소집통지서, 주주통신문으로 구성된 주주총회 우편물을 전혀 발송하지 않고 전자공고로 대체했다. 이를 통해 약 3500만장의 종이를 절감할 수 있으며, 30년산 원목 약 3000그루를 보호하는 효과가 기대된다고 삼성전자는 전했다. 주총 장소에는 제품 포장박스를 생활 소품으로 업사이클링하는 에코패키지 체험공간도 마련된다.

전자 계열사인 삼성SDI와 삼성전기도 이날 주주총회를 연다. 삼성SDI는 전영현 이사회 의장(부회장)의 사내이사 재선임 안건 등을, 삼성전기는 최종구 전 금융위원장의 사외이사 신규 선임 안건 등을 상정한다.

■ 현대차그룹, 글로벌 '빅3' 등극

현대차그룹이 지난해 도요타, 폭스바겐에 이어 전 세계 판매 3위 완성차그룹에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현대차그룹의 '빅3' 진입은 지난해가 처음으로, 2010년 포드를 제치고 5위를 차지한 후 12년 만에 이룬 쾌거다.

15일 각 완성차그룹의 IR 자료를 취합한 결과에 따르면 현대차그룹은 작년 전세계에서 총 684만5000대를 팔아 일본 도요타그룹(148만3000대), 독일 폭스바겐그룹(848만1000대)에 이어 처음으로 글로벌 판매량 3위를 차지했다.

현대차그룹 다음으로는 프랑스 르노와 일본 닛산·미쓰비시가 결합한 르노-닛산-미쓰비시 얼라이언스(615만7000대), 미국 GM(593만9000대), 피아트크라이슬러와 푸조·시트로엥그룹이 합병한 스텔란티스그룹(583만9000대) 등이 뒤를 이었다.

현대차그룹의 글로벌 판매 순위는 지난 20여년간 꾸준히 상승했다. 2000년 10위로 시작했던 현대차그룹은 계속해서 순위가 오르다 2010년 미국 포드를 제치고 처음으로 '톱5'에 진입했다. 하지만 자동차업체 간 치열한 경쟁으로 만년 5위에 머물렀던 현대차그룹은 코로나 사태가 덮쳤던 2020년에야 4위에 이름을 올릴 수 있었다. 이듬해인 2021년 다시 5위로 떨어졌지만 1년 만에 두계단 뛰어오르며 3위에 안착했다.

현대차그룹은 지난해 반도체 수급난 등으로 다른 '톱5' 완성차그룹들이 모두 판매량 감소를 겪는 상황 속에서도 유일하게 플러스 성장을 기록했다. 지난해 현대차그룹의 전년 대비 판매 증가율은 2.7%로 집계됐다. 반면 토요타(-0.1%)와 폭스바겐(-1.1%), 르노-닛산-미쓰비시(-14.1%), GM(-5.7%)은 모두 판매가 감소했다. 특히 르노-닛산-미쓰비시는 10%가 넘는 판매 감소율로 현대차와 순위가 역전됐다.

현대차그룹이 글로벌 3위에 오른 데에는 차량용 반도체 공급난에 따른 글로벌 완성차업체들의 생산 차질이 역설적으로 한몫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또 고급 브랜드인 제네시스의 판매량이 늘고, 전기차 등 친환경차 시장에서 '퍼스트 무버'(선도자) 전략이 주효했던 것도 글로벌 순위 상승의 한 배경으로 분석된다.
특히 현대차그룹은 해외시장에서 선전했는데 지난해 미국 시장의 점유율은 10.8%로 처음으로 10%를 넘었고, 유럽에서는 역대 최고 점유율(9.4%)을 나타냈다.

장창민 기자 cmj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