뱅크오브아메리카(BoA)가 향후 리튬 가격이 내려갈 수 있다는 경고를 내놨다. 리튬은 전기차 배터리의 핵심 원료로 '하얀 석유'라고 불리며 작년까지 몸값이 급등했었다.

뱅크오브아메리카의 아시아 태평양 소재 책임자인 매티 자오는 최근 CNBC와의 인터뷰에서 "리튬에 대해 더 많은 공급량과 수요 둔화가 발생함에 따라 2023년에 리튬 과잉이 있을 수 있다"고 전망했다.

특히 자오는 2021년 이후 리튬 가격 폭등의 주요 원인 중 하나였던 중국에서의 문제를 지적했다. 중국 전기차 수요 증가율이 지난해 95%에서 올해 22%로 크게 둔화될 것으로 예상한다는 설명이다.

그는 "우리는 전 세계 리튬 광산에서 채굴 및 공급량이 급증하는 것을 보고 있고, 특히 올해 리튬 공급은 38%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이것은 결국 올해 수요와 공급의 불일치로 인해 리튬의 공급과잉 문제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은 이유다"고 말했다.

최근 몇 년 새 리튬 가격이 급등하자 많은 글로벌 기업들이 리튬 생산 및 확보 전쟁에 뛰어들었다. 서호주 필강구라에 있는 필바라 미네랄의 응궁가주 공장, 미국 앨버말의 우지나 광산, 중국 톈치리튬의 그린부시 광산 등이 대표적이다. 이와 동시에 미네랄 리소시스 등 기존 리튬 광산 기업들도 리튬 생산을 공격적으로 확장했다.

지난해 5월 골드만삭스는 리튬 공급이 2022~2025년 사이에 연평균 33%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 중국 내 전기차 판매가 증가하고 배터리 저장장치 설치 증가 등이 더해져 전기차 수요를 지탱할 것으로 내다봤다.

하지만 자오는 "전기차 수요는 올해 전 세계적으로 20% 증가할 것으로 보고 있지만 작년 속도보다는 둔화될 게 확실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올해 전기차 성장이 둔화될 것으로 예상되는 이유 중 하나는 지난해 이미 높은 성장률을 기록했던 만큼 기저효과가 반영될 것이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이어 "중국의 탄산리튬 가격은 단기적으로 t당 35만위안까지 떨어질 수 있다"고 말하면서 "장기적으로는 t당 평균 약 40만위안에서 거래될 것"으로 예상했다. 탄산리튬 가격은 중국에서 최근 t당 38만2500위안 안팎으로 거래되고 있다.

김리안 기자 knr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