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증권은 16일 올해 미국암연구학회(AACR)에서 주목할 기업으로 한미약품과 에이비온을 꼽았다.

'AACR 2023'은 내달 14~19일(현지시간) 미국 올랜도에서 개최된다. 관련 초록이 전날 공개됐다. 김태희 연구원은 "임상 결과를 주로 발표하는 미국임상종양학회(ASCO)와 달리 AACR은 초기 연구 결과가 주를 이뤄 무게감은 다소 떨어질 수 있다"며 "하지만 새롭고 다양한 연구 결과를 알리고 추후 협력을 위해 접점을 늘린다는 차원에서 의미를 지닌 학회"라고 말했다.

국내 업체로는 한미약품과 에이비엘바이오, 레고켐바이오, 에이비온, 브릿지바이오테라퓨틱스, 지놈앤컴퍼니, 에스티팜, 루닛 등이 참석해 연구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김 연구원은 "이번 초록에서 눈에 띄는 점은 국내 업체의 연구 주제가 예전 대비 다양해졌으며, 글로벌 신약 트렌드에 부합한다는 점"이라며 "암젠의 루마크라스 출시로 최근 시장이 열린 KRAS를 표적으로 한미약품과 에스티팜, 나이벡 등이 신약을 개발 중이며, 다이이찌산쿄의 엔허투 출시로 업계의 큰 관심을 모으고 있는 항체약물접합체(ADC)는 에이비엘바이오와 에이비온, 높은 반응률의 키메릭항원수용체 T세포(CAR-T)는 바이젠셀과 유틸렉스, 앱클론 등이 성과가 있었다"고 했다. 지놈앤컴퍼니와 에스티큐브는 신규 표적을 발굴해 면역항암제를 개발 중이다.

주목해야 할 기업으로 꼽은 한미약품은 국내 업체 중 가장 많은 7건의 연구 결과를 발표한다. 인터루킨-2와 KRAS 변이 표적, 이중항체 등 다양한 기전에 대한 결과다. 메신저리보핵산(mRNA) 기반의 항암백신은 비임상에서 종양 성장 억제가 확인됐다고 했다. 지속형 인터루킨-2 아날로그인 'HM16390'은 전임상에서 완전관해율 89~100%를 달성하고, 완치 후 종양을 다시 주입(re-challenges)해도 재발하지 않았다는 점이 눈에 띈다고 전했다.

에이비온은 항암제 관련 5건의 초록을 발표했다. 뇌 전이와 KRAS 변이 등 비소세포폐암 관련 연구가 진행되고 있으며, 항체에 인터페론-베타를 결합한 'ABN202'의 우수한 항암 효능을 공유했다. 유망한 표적으로 각광받고 있는 claudin-3의 항체 'ABN501'도 향후 성과가 기대된다고 했다.

제약·바이오 업종에 대한 접근은 대형주 중심의 투자를 권고했다. 바이오텍은 선별적으로 접근해야 한다고 했다. 김 연구원은 "금리 인상을 비롯한 거시경제 이슈와 바이오텍의 자금 조달 어려움 등이 부담"이라며 "하지만 2년 이상 지속된 조정으로 주가수준 부담이 낮아졌고, 이번 AACR 초록에서 확인했듯 국내 업체의 기술력이 높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올해 역시 경쟁력 있는 후보물질의 기술이전이 가능할 것이란 판단이다.

최선호주로 안정적인 실적 성장에 휴미라 바이오시밀러(바이오의약품 복제약)의 성과가 기대되는 삼성바이오로직스를 제시했다. 바이오텍 중 관심주로는 브릿지바이오테라퓨틱스와 보로노이, 에이비엘바이오, 루닛 등을 추천했다.

한민수 기자 hm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