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세먼지, 치매 부른다"…한국 연구팀의 경고 [건강!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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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을 포함한 수도권과 충청지역 초미세먼지 농도 '나쁨' 단계가 예보된 지난 2월 23일 오전 서울 종로구 서울시교육청에서 바라본 도심. /사진=뉴스1](https://img.hankyung.com/photo/202303/01.32904762.1.jpg)
연세대 의대 예방의학교실 조재림·김창수 교수, 가천대 길병원 신경과 노영 교수 공동 연구팀은 2014년 8월부터 32개월간 서울·인천·원주·평창에 사는 50세 이상의 건강한 성인 640명을 대상으로 주요 대기오염 물질인 초미세먼지(PM2.5), 미세먼지(PM10), 이산화질소(NO3) 노출이 뇌 건강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16일 밝혔다.
이 연구 결과는 환경 분야 국제학술지(Environment International) 최신 호에 발표됐다.
연구팀은 대기오염 물질에 노출된 이후 대뇌피질의 변화에 주목했다. 대뇌피질은 대뇌 표면에 신경세포가 모여 있는 곳으로, 기억과 학습 능력 등 여러 뇌 인지기능을 담당한다. 대뇌피질의 변화는 알츠하이머 치매 등 뇌 질환과 연관이 깊다. 보통 건강한 일반인의 대뇌피질 두께는 평균 2.5㎜지만 알츠하이머 치매 환자는 2.2㎜로 더 얇다.
연구팀 결과에 따르면 대기오염 물질의 농도가 올라갈수록 대뇌피질 두께가 감소했다. 미세먼지와 초미세먼지 농도가 10㎍/㎥, 이산화질소가 10ppb 높아지면 대뇌피질 두께는 각각 0.04mm, 0.03mm, 0.05mm씩 줄어든 것으로 측정됐다.
뇌 영상 기반의 인공지능 기법으로 진행한 '알츠하이머 치매 뇌 위축 지수 평가'에서는 대기오염 물질로 인한 대뇌피질 감소 양상이 알츠하이머 치매 환자의 대뇌피질 위축과 흡사한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전두엽과 측두엽, 두정엽, 뇌섬엽 등 사고력과 주의력, 공간지각력, 기억력을 관장하는 뇌 부위가 줄어들면 그 기능이 떨어져 치매가 발병한다"면서 "대기오염 물질에 노출된 사람들은 알츠하이머 치매 환자와 마찬가지로 대뇌피질의 네 가지 부위가 모두 위축됐다"고 밝혔다.
대기오염 물질 농도가 높아지면서, 인지기능 역시 이에 비례해 떨어지는 추세도 확인됐다. 연구팀은 미세먼지와 초미세먼지 농도가 10㎍/㎥, 이산화질소가 10ppb 높아지면 알츠하이머 치매로 이어지기 전 단계인 경도인지장애 위험이 각각 1.5배, 2.2배, 1.7배 증가하는 것으로 추산했다.
조재림 교수는 "대기오염이 심한 날에는 외출을 삼가고, 바깥 활동을 해야 한다면 보건용 마스크를 착용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강조했다.
신현보 한경닷컴 기자 greaterfo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