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아 잇는 K팝 차세대 스타들…'슬램덩크' 등 일본 애니 인기 지속
'커넥트'·'브로커' 등 일본감독-한국배우 협업작…"일본 IP 활용도 가능"
[한일 정상회담] OTT 올라탄 욘사마 나올까…문화교류도 '훈풍' 전망
16일 한일 정상회담을 계기로 민간 교류의 한 축을 차지하는 문화 산업에도 '훈풍'이 불 것으로 보인다.

무엇보다 올해는 무엇보다 올해는 1998년 김대중 정부가 일본 대중문화개방 정책을 추진한 지 25년, 일본에서 한류 열풍을 일으켰던 드라마 '겨울연가'가 일본 NHK에서 방영된 지 20주년을 맞는 해다.

2003년 4월 일본 NHK에서 방영된 '겨울연가'는 한일 국민들 사이에 새로운 변화를 일으킨 작품으로 꼽힌다.

드라마 흥행 이후 '욘사마'(배용준) 앓이를 하며 한국을 찾는 일본 관광객이 늘었고, 한국어를 공부하는 일본인들이 생겨났다.

그로부터 20년이 흐르는 동안 한일 관계는 얽혀있는 이슈들로 관계가 경색되기도 하고, 팬데믹으로 국경이 막히기도 했지만, K-팝과 드라마, 영화는 양국 사이를 자유롭게 넘나들었다.

가요계는 아이돌을 중심으로 가장 활발한 교류가 있었던 영역이다.

보아가 정규 2집 '발렌티'와 베스트 음반 '베스트 오브 솔'로 밀리언셀러를 달성하며 '아시아의 별'로 불렸고, 이후 동방신기, 소녀시대, 카라 등 아이돌들도 일본 무대로 진출했다.

인기 있는 당대 스타들만 출연한다는 일본의 NHK 연말 프로그램 '홍백가합전'에는 지난해 트와이스, 아이브, 르세라핌 등이 출연하며 K팝의 위력을 과시했다.

[한일 정상회담] OTT 올라탄 욘사마 나올까…문화교류도 '훈풍' 전망
일본 내 한국 드라마의 인기는 잔잔하지만 꾸준하게 이어져 왔다.

그러다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가 등장하면서 '제2의 한류 붐'을 기대하게 할 만한 징후가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다.

현빈·손예진 주연의 '사랑의 불시착'은 넷플릭스를 타고 세계에 방영됐는데, 일본에서 반응이 유독 컸다.

현빈과 손예진이 결혼한다는 소식을 일본 주요 언론들이 대서특필했을 정도다.

글로벌 흥행 실적을 낸 '오징어 게임', '더 글로리' 등도 일본은 한국과 비슷한 속도로 뜨거운 반응을 보였다.

'더 글로리'는 일본에서 공개 바로 다음날 1위에 올라 전날까지 5일 연속 정상을 지키고 있다.

김성수 대중문화평론가는 "과거에는 드라마 하나를 수출하려면 론칭도 해야하고, 홍보도 해야 하고 몇 단계를 거쳐야 하는데 OTT는 그냥 공개하면 된다"며 "여러모로 글로벌 OTT는 한국 콘텐츠를 보여주는 데 혁명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국 내 일본 영화에 대한 관심도 꾸준하다.

영화진흥위원회에 따르면 2022 일본영화 국내 관객수는 '오늘 밤, 세계에서 이 사랑이 사라진다 해도', '극장판 짱구는 못말려' 등의 흥행에 힘입어 전년도보다 16.4% 증가한 438만명을 기록했다.

일본 애니메이션에 대한 관심도 높다.

올 초 개봉한 '더 퍼스트 슬램덩크'는 30·40세대의 폭발적 반응을 끌어내며 최근 누적 관객 수 400만명을 돌파했고, 또 다른 일본 애니 작품인 '스즈메의 문단속'은 개봉 6일 만에 100만 관객을 넘어섰다.

[한일 정상회담] OTT 올라탄 욘사마 나올까…문화교류도 '훈풍' 전망
반대로 한국 작품의 일본 수출도 매년 늘어나는 추세다.

일본은 전 세계적으로 한국영화가 많이 수출되는 나라 중 하나다.

최근 3년간 1위 대만에 이어 2위에 올라 있다.

2020년 511만달러였던 대 일본 한국영화 수출액은 2021년 693만달러, 2022년 921만달러러 매년 10% 안팎의 성장세를 이어왔다.

주목할 점은 단순히 K-드라마, 아이돌, 일본 애니메이션이 각각 인기를 끄는 것을 넘어 양국이 협업을 통해 새로운 창작물을 내놓고 있다는 점이다.

지난해 12월 공개된 디즈니+의 '커넥트'는 한국 청춘스타인 정해인, 고경표와 일본 장르영화의 거장 미이케 다카시 감독이 함께 호흡을 맞추며 세계적인 주목을 받았다.

칸국제영화제 레드카펫을 밟은 영화 '브로커'도 송강호, 강동원, 배두나 등 한국을 대표하는 영화배우들과 일본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이 함께한 작품이다.

앞서 미이케 감독은 한국 배우, 제작진과 함께 작업한 소감을 묻는 말에 "작품의 폭을 넓혔다"고 답하기도 했다.

도 미이케 감독은 기술적으로도 한일 창작진이 함께 작품을 만드는 데 전혀 어려움이 없었다며, 이런 협업이 늘어날 것이란 기대감도 내비쳤다.

양국의 문화 콘텐츠 협업은 계속 확대될 전망이다.

이런 분위기에서 일본이 보유한 IP(지식재산) 활용은 한국 콘텐츠에 새로운 가능성을 열어줄 기회로 꼽힌다.

김헌식 대중문화평론가는 "일본은 아주 많은 IP를 확보하고 있다.

우리가 가진 트렌드에 민첩하고 보편적인 정서 등을 일본 IP에 결합하려는 시도도 필요하다"며 "최근 K-콘텐츠는 외연 확장을 했지만, 이런 부분도 좀 더 고민해봐야 한다"고 말했다.

/연합뉴스